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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88862542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9-11-01
책 소개
목차
Prologue
1부-땅과 집
땅 구하기 / 부동산 업자 / 땅을 사다 / 집짓기 / 큰 개집 / 멀리 있는 산 / 장작난로 / 별이 쏟아진다 / 창가
2부-정원과 밭
잔디와 디딤돌 / 울타리 / 전문가 / 밭의 구획 / 6월의 장미 / 향기가 솔솔 나서 / 잡초 /
먹고사는 일 / 토마토와 마늘 농사 / 수확의 계절 / 목화 프로젝트 / 호박고지와 무말랭이 / 월동 준비 / 봄봄
3부-동물을 만나는 일
부처님 오신 날 / 벌레 / 새를 그리긴 싫어요 / 야생동물 / 야생 고양이 / 파충류 / 지렁이와 두더지 / 여름의 끝 / 실내 고양이 / 개 / 신비스러운 존재 / 위로 / 이별 / 굿모닝, 시로
4부-사람을 만나는 일
화가라면서요 / 이웃 / 이웃의 선물 / 귀농과 귀촌 / 요가 / 전원주택 라이프 / 마님병 / 목수 / 편지 / 한의원 / 외국인 며느리 / 미용실 / 작은 도서관 / 배드민턴 클럽 / 갤러리노 / 중성적 인간 / 옆 마을에서 일어난 일 / 불안한 대화 / 삶의 고수 / 영감님들
5부-집과 길
다시 봄 / 여름 라이딩 / 늦여름 / 깊어가는 가을 / 겨울 아침 / 혼자 사는 삶 / 집 / 목련 / 소중한 1인 / 베리 그린 / 오두막 / 시든 꽃 / 오래된 정원 / 눈이 온 뒤 / 조용하고 평안한 / 집과 길 / 코너 / 익숙한 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창을 열자 바람이 살짝 실내로 불어 들어온다. 나는 언젠가부터 자연 속에서 살고 싶었다. 많은 이들이 그렇듯이, 꿈꾸었던 많은 어떤 이미지와도 같이. 나는 서울의 어느 변두리에서, 네모 박스 안에 살며 야생동물, 벌레, 산과 들, 꽃과 나무, 풀, 이슬, 별이란 단어를 책에서만 보며 자랐다. 성인이 되고, 여행을 떠났다. 막연하게 초록이 보고 싶어 도시를 벗어나는 버스에 올랐다. 기차를 타고 바다를 보러 달려갔으며, 비행기를 타고 먼 이국의 지평선을 보고, 설산도 보고, 사막을 보고, 인도양도 보았다. 이국인의 신비로운 빛깔의 눈동자를 보고, 다른 질감의 피부 조직을 보고 다양한 삶에 대해 신기해했다. 나는 이제야, 강가에 서서 아까 흐른 물이 이곳에 없다는 것을 관찰하고, 이것을 자각하고 있는 이 찰나 역시 계속 다른 찰나로 교체된다는 것을 배운다. 곧 과거가 될 지금 또한 나의 과거의 소망이었던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비와 눈과 바람을 막아줄 지붕과 벽이 있고, 소박한 작은 네모난 창이 있는 집안에서 창밖을 바라본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간다. 창밖엔 언제나 생경한, 내 것일 수 없는, 그래서 항상 신비로운 자연이 있다. 초록이 있고. 그것들은 숨을 쉬고 있다.
매우 초록. 그 쾌감은 엄청나다. 길들에는 거의 인적이 드물다. 도의 접경 지역들은 대개 그런 것 같다. 지형이 험하고, 사람이 모여 사는 면내 같은 거점 지역으로부터 거리가 있다. 사람이 귀하게 보이고 그만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가까이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연도 멋지다. 작은 집들, 일하고 있는 농부들, 축사 등과 함께 인삼밭, 옥수수밭, 보리밭 등이 드넓게 펼쳐진 논과 함께 잘 어울려 있다. 거기에 작은 강, 작은 길 등이 조화를 이루어 풍경을 만들어낸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 지역 한 산자락에 붙은 작은 마을에 집을 짓게 된 것은 10여 년간의 나의 소망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