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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역사학 > 역사학 일반
· ISBN : 9791188990368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9-05-30
책 소개
목차
여는 말
1장 누구의 역사인가?
위로부터의 역사: ‘위대한 남성’과 소수의 여성
사회사와 계량화
E. P. 톰슨의 역사적 혁명
저항과 행위주체
권력과 사적 영역
2장 어디의 역사인가?
국가사는 어떻게 부자연스럽게 되었는가?
해양, 삼각무역, 국경
지구사의 성장
유럽-아메리카의 치환
3장 무엇의 역사인가?
이념에서 사물로
변화하는 관념사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
역사적 맥락에서의 과학
사물에 대한 새로운 역사
자연과 인간이 아닌 그 밖 주체들
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연대기 기록자에서부터 대학교수까지
대중적 역사와 공공의 역사
정통 학설과 수정주의: 논쟁은 역사를 어떻게 형성하는가
자료와 문서보관소는 역사를 만드는가?
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인과관계와 역사
법칙과 유형을 찾아서: 사회과학적 역사와 비교
마르크스주의와 아날학파
다층적 인과관계의 역사와 사건의 귀환
의미를 찾아서: 미시사
클리퍼드 기어츠, 미셸 푸코, 그리고 ‘신문화사’
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
객관성의 부상과 몰락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 급진적 회의주의와 새로운 방법
모든 것은 구성되었다
입구의 이방인들
왜곡과 상상: 어디에 경계를 설정할 것인가?
닫는 말
감사의 말
주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1장 ‘누구의 역사인가?’ 중 사회사와 계량화)
《전쟁의 얼굴》에서 키건은 전쟁에서의 승패는 지도력, 명령, 규율에 달려 있다는 전쟁사가들의 지배적인 가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투는 “인간의 다른 행동들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형태가 다양하다. 그리고 그 순간의 이해관계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고 그는 지적한다. 이상적으로 용감한 병사조차 반드시 상관과 동일한 결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훈련, 명령, 병사들의 유대 등은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이 진격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인용되지만, 이러한 것들은 실제 위험 앞에서 종종 무너진다. 키건은 전투의 승패는 지휘관이 아니라 병사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전쟁사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전투가 ‘밑바닥’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어떤 상황이 병사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거나 또는 명령을 무시하고 도망가게 만드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2장 ‘어디의 역사인가?’ 중 해양, 삼각무역, 국경)
사회학자 폴 길로이가 대서양 노예제의 지적·문화적 유산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유명 저서 《검은 대서양》(1993)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 바로 이러한 서술 방식이다. 고전적 서술에서 대서양의 역사는 아프리카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전부는 아니지만 대체로 집중했다. 길로이의 연구는 반대로 노예의 후손들이 무엇을 했는지, 즉 그들이 무엇을 쓰고 만들어냈는지에 주목하며, 어떻게 그러한 것들이 수십 년 동안 유지된 유럽의 대서양이라는 승자의 이야기에 대안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 길로이는 근대 서구가 유럽 혹은 아메리카를 지칭하든지 간에 그곳의 흑인들은 국가의 틀을 벗어나고 그것에 도전하는 지적·문화적 전통을 창조해왔다고 단정한다. 즉 뒤부아 혹은 리처드 라이트 같은 지식인들의 저서나 펑크 음악, 랩 등의 흑인 문화는 초국가적인 노예제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럽의 흑인들은 뒤부아가 ‘이중 자의식’이라 부른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장소에서 소외된 상태이며, 그러한 상황은 그 어떤 민족적 실체와도 궁극적 일체감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길로이가 ‘검은 대서양’이라고 부른 것은 흑인 노예들의 후손에 의한 문화적 공간으로 이들 노예 조상들의 ‘근대성’을 채찍, 쇠고랑, 노예선이 채우고 있었다. 해방의 이념이 구세계와 신세계 사이를 힘차게 왕복했다는 관례적인 ‘대서양 근대성’의 기술과는 대조적으로 길로이의 《검은 대서양》은 국가가 부재한 저항의 공간인 ‘근대성의 반문화’를 상정하며 국가의 틀 외부에서, 심지어는 그 틀에 대항하여 지적·문화적 역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지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3장 ‘무엇의 역사인가?’ 중 사물에 대한 새로운 역사)
초콜릿의 복잡한 역사는 두 세계 사이의 접촉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기존 위계질서를 전복하면서 문화가 인간의 의지와 준독립적으로 음식을 통해 이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미각의 자율적 힘에 관한 노턴의 분석은 사물이 역사에서 적극적인 주체일 수 있다는 좀 더 일반적인 주장의 특별한 예시다. 군주의 머리 위에 있는 왕관 혹은 결혼식에서 교환되는 반지와 같은 의례의 물건들은 개인의 신분을 전환시킨다. 활자 발명 이후 책과 신문은 오락과 정보 전달에만 머물지 않았다. 베네딕트 앤더슨이 지적했듯이 그것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다른 독자들과의 수평적 동료의식을 창조했다. 분할 유리창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적 세계와 사적 세계를 분리하는 의식을 첨예화했다고 일부 역사가들은 주장한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의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물건들을 끊임없이 고안해낸다. 예를 들자면 15세기와 16세기부터 유럽인들은 엘리트들의 삶에 중요한 물건이 된 시계를 점점 더 정확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렇게 되자 인간과 동물의 육체, 그리고 우주 그 자체도 시계와 같이 움직인다고 일반적으로 묘사될 정도로 시계는 사람들, 특히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자연에 관해 다르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제시카 리스킨이 지적했듯이 시계와 관념의 상호연관성 연구는 지성사를 물질문화에 연결하는 방법론을 내포한다. 즉 일부 물건들은 “관념과 분리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것들을 사고를 위한 기준과 예시로 사용하며, 그 결과로 (암시적 혹은 명시적) 철학적 원칙을 기초로 하여 기계를 디자인하고 제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