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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44012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8-08-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옛 시인들의 ‘바다’으로의 초대 . . . . . . . 8
백석 . . . . . . . 14
통영(統營)
흰 밤
통영(統營) : 남행시초
자류(?榴)
바다
수박씨, 호박씨
동뇨부(童尿賦)
국수
야우소회(夜雨小懷)
백화(白樺)
오리
설의(雪衣)
1. 김윤식 . . . . . . . 37
34 (푸른 향물 흘러버린)
48 (빈 포케트에 손 찌르고)
50 (마당 앞 맑은 새암을)
53 (호르 호르르 호르르르 가을아침)
56 (내 가슴에 독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바다로 가자
지반추억(池畔追憶)
천리(千里)를 올라온다
2. 신석정 . . . . . . . 51
바다에게 주는 시(詩)
태산목 꽃 옆에서
원정(園丁)의 설화(說話) : 제3화 낙과
작은 짐승
산은 숨어버리고
모란
축제(祝祭) : 산이여 통곡하라
3. 정지용 . . . . . . . 61
석류(柘榴)
바다 3
꽃과 벗
그대들 돌아오시니
이토(異土)
4. 오장환 . . . . . . . 71
바다
여정(旅程)
푸른 열매
종소리
장마철
고향 앞에서
초봄의 노래
5. 김기림 . . . . . . . 85
첫사랑
창
바다와 나비
공동묘지
모다들 돌아와 있고나
6. 김동명 . . . . . . . 95
파초(芭蕉)
수선화(水仙花)
바다
나의 서재
손님
하늘 2
7. 이용악 . . . . . . . 103
두메산골 3
집
길
별 아래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8. 임화 . . . . . . . 113
강(江)가로 가자
바다의 찬가(讚歌)
9. 노천명 . . . . . . . 119
출범(出帆)
들국화
별을 쳐다보며
봄비
10. 이육사 . . . . . . . 127
광야(曠野)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청포도(靑葡萄)
노정기(路程記)
11. 장만영 . . . . . . . 137
바다 삼제(三題)
축원(祝願)
온실(溫室)
향수(鄕愁)
아내의 옛집
12. 김광균 . . . . . . . 147
오후(吾後)의 구도(構圖)
설야(雪夜)
눈 오는 밤의 시(詩)
반가(反歌)
13. 김광섭 . . . . . . . 153
마음
연인(戀人)
말 이야기
개성(個性)
바다의 소곡(小曲)
밀려난 조개껍데기
14. 유치환 . . . . . . . 163
이 사람을 보라! : 베토벤상
깃발
한 그루 백양나무
선한 나무
단장(短章)
15. 박두진 . . . . . . . 171
기(旗)
하늘
바다 2
강(江) 2
돌의 노래
시의 나라 시
16. 김윤성 . . . . . . . 185
바다가 보이는 산길
바다
사랑이 찾아올 때
돌 7, 8
17. 전봉건 . . . . . . . 193
피아노
돌 56
바다의 편지
나의 바다
해설 : 바다는 누가 흘린 눈물인가 . . . . . . . 202
리뷰
책속에서
[머리말]
옛 시인들의 ‘바다’으로의 초대
이 작은 시집은 하마터면 잊혀질 뻔한 옛 시인들의 자랑스러운 영웅담의 공개적인 첫 증언입니다.
나라를 빼앗긴 시대에 태어나 ‘땅’과 ‘자유’를 노래할 수 없었던 우리의 옛 시인들은 오랜 세월을 인고와 슬픔 속에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몇몇 지혜로운 선각자들이 있어 그들은 ‘땅’ 대신 ‘바다’를, ‘자유’ 대신 ‘기다림’을 노래하는 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즐거움을 노래할 수 없던 시대에 그들은 ‘바다’ 때문에 기쁨을 노래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바다’ 때문에 우정과 사랑 또한 노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크나큰 슬픔에 다시 빠졌습니다. 그들의 고민은 대략 이러했습니다.
“먼 훗날 바다를 노래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딱한 사정을 그 누가 알아준다나요.”
이때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일본 청산학원(靑山學院)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조선 땅에 돌아온, 판소리와 서양 음악에 조예가 깊은 영랑 김윤식이었습니다. 영랑은 “바흐는 바다다”라는 유명한 말로부터 많은 문인들의 고민과 걱정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때마침 200여 년 동안 숨겨져 있던 바흐의 보석 같은 음악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파리에서 활동하는 폴란드 출신의 음악가 반다 란도프스카 여사가 발굴해 세계 최초로 녹음하여 음반을 발표한 때인지라 “바다는 바흐다”라는 정언적 진술로부터 시(詩) 창작을 출발하면 그러한 걱정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우(詩友)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다만 누가 그 총대를 멜 것인가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였는데 선뜻 그 막중한 일을 떠맡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같은 청산학원에서 막 공부를 마치고 조선 땅에 돌아와 경성의 한 신문사에서 기자직을 하고 있던 한 사내가 홀연 그들의 시계(詩契)에 등장해 그 일을 자청했으니, 그는 스물네 살의 전도유망한 청년으로, 영랑보다 나이가 아홉 살 적었으며 고향은 평안도 정주였습니다. 백기행이라는 이름의 이 청년은 문단에서 ‘하얀 돌’이라는 뜻인 백석(白石)이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
이 모든 이야기는 분명히 전해지는 것은 없으나 - 아, 불행히도 이 찬란한 음모(陰謀)의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을, 또한 남·북한을 통틀어 마지막 생존자였을 것이 분명한 김윤성 시인은 2017년 연초에 그만 작고하시고 말았습니다 - 백석의 시 <남향>과 <오리>, 영랑의 시 <지반추억>, 그리고 육사의 수필 <청란몽> 등의 여러 작품에 암시된 것을 종합하면 그간의 사정을 위처럼 유추해 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 옛날의 음모 때문에 영랑과 백석을 도와 바다를 주제로 한 “위대한 <조선문학사>”를 함께 건설한 사람들 16인이 처음 이 시집을 통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어찌 보면 스타일도 다르고 유파도 다르고 살아온 나라와 시대가 다른 열여덟 명의 시인들의 작품을 한 권의 시집에 묶어 이렇게 출간하는 것은 억지요 예의 설명들은 몽땅 궤변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하나의 집에서 오손도손 바다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하고 싶었던 옛 시인들의 바람과 꿈을 방해하거나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2018. 7. 31
엮은이 김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