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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76235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9-08-30
책 소개
목차
강순 ● 09
의자는 귀가 열 개 | 고독의 모양 | 수면의 절차
Maze runner: Love | 운명의 변증법적 해석
김석영 ● 19
밤이 우리를 밟고 지나가도록 | 우산을 펼치려다 말고 | 결점과
긴 | 짧은 여름
김선향 ● 31
폐업신고 하던 날 | 가을날 | 나는 다 봤습니다 | 계수나무 남자 | 구멍들
김신영 ● 47
신념에 부는 연풍 | 매운 시간을 흘리고 | 백골이 진토 되어
그, 마음의 골목 | 바람 없는 골목
김이듬 ● 61
시월에서 구월까지 | 그들이 그녀에게 말하는 것
내 방은 북쪽 숲가에 있고 매일 비처럼 소독약이 내려요
간헐적인 여름의 노래 | 환희의 노래
박한 ● 81
깡통은 자동차가 되는 꿈을 꾸지 | 비가 넘어지며 온다 | 폭죽
빨래를 너는 행성 | 뒷담화의 기한
송종관 ● 93
유월의 애니메이션 | 부재중, 입니다 | 구름 제사
해바라기 부부 | 비에게 듣다
윤병무 ● 105
똬리 | 밤의 길이 | 송년 세면 | 실상사 철조여래 | 바람과 잉걸
이근일 ● 117
섬 | 자수 | 빈방 | 저만치 | 골목 안으로
이윤정 ● 127
막판 | 꽃의 잠복 | 포물선 | 엄숙한 견학 | 물의 껍질
이정원 ● 139
와류 | 오목한 중턱 | 블랙 아이스 | 슬픈 모색 | 꽃 피던 공중전화
장무령 ● 153
순례 | 드라이플라워 | 나를 만지지 마라 | 여행을 떠나요 | 종장
장순금 ● 165
숯 | 옛 사원 | 비등점 | 등 | 말
장인수 ● 177
<질>을 잘해야 살맛이 나
자신의 발을 사타구니보다 더 정성껏 닦아주리라
흙은 경이로운 과수원이며 강아지젖이다 | 봄바람이 불어서 하늘은 미쳤다
갯벌에는 땅과 하늘의 발자국이 가득하다
전수오 ● 185
물의 과녁 | 바리 | 여름 안의 여름 | 무인 식물원 | 유영
정수자 ● 199
어느 기웃한 날 | 통로에서 통로 찾기 | 먼지제국과 가면춤을
감자떡을 살까 말까 | 잔을 든 채
정지윤 ● 209
가문비나무 숲의 이별은 가볍다 | 카페 사일런스 | 패스워드
경주마 | 진눈깨비
정현우 ● 221
소생의 밤 | 노르웨이의 숲 | 귀이개처럼 오는 저녁 | 틈새 | 옷의 나라
조원효 ● 233
사과를 한 움큼 쥔 인디언 | 원효대교 | 앙코르 | 일몰의 농담 | 우아한
한정연 ● 245
가족의 탄생 | 꿈에 | 바퀴 | 구멍 | 올 오버 페인팅
평론 | 한국시의 새롭고 다양한 가능성 ― 이성혁 ● 259
저자소개
책속에서
웃었지, 홍채들에게 명령하라고
슈타인은 기계를 잘 다뤘고
기계는 슈타인을 더 잘 다뤘어
“슈타인! 슈타인! 왜 이 세계에 내 몸이 없는 거야?”
“당신이 보는 세계와 당신이 있는 세계는 다르니까요.”
침엽처럼 가늘게 눈을 뜨면 검은 안개가 보여
기계의 마디 사이에 까맣게 낀 짐승들
서로의 눈에 솜을 밀어 넣어 주고 있네
슈타인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화를 분류하지, 금속성으로
마취된 시간이 부유하는 동안
몽롱한 육체들이 가볍게 분리되고 나면
사람들은 숫자에 불과해
뜨거운 내장이 식으면
뱀이 된 사람들이
슈타인과 기계 사이에서
밀렵 당한 뒤꿈치를 찾아 헤맨다
유리 돔 안에 틈틈이 박힌 나사는
눈꺼풀을 한껏 조이고
기계가 제 속을 사람들로 채울 때 마다
뒤돌아보지 않고 더, 더
난폭하게 자라나며 도주하는 잎사귀들
끝없이 복사되는
저 녹색 기계들을 바라보며
슈타인은 웃었지
열매가 없어도 즐거운 몸부림이라고
멀리 도망칠수록 서로를 닮아가는
이곳은 식물계다
― 전수오, 「무인 식물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