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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질 그를 위해 내가 더디 늙었고

부서질 그를 위해 내가 더디 늙었고

안정옥 (지은이)
청색종이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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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질 그를 위해 내가 더디 늙었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부서질 그를 위해 내가 더디 늙었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176952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3-09-22

책 소개

중견시인 안정옥의 새 시집이 청색지시선 6번째로 출간되었다. 1990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붉은 구두를 신고 어디로 갈까요』, 『나는 독을 가졌네』, 『다시 돌아 나올 때의 참담함』 등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활발히 활동해온 시인은 이번에 대부분 미발표작으로 엮은 또 한 권의 새로운 시집을 내놓았다.

목차

05 시인의 말



13 더딘 밤의 노래
15 천천히 가라, 천천히 가라
18 수국과도 같은 연계였어
20 삼나무반지
22 엉킴, 엉킴, 엉킴
24 1,001번째의 코끼리
26 다릅나무 아래에서
28 시인들, 시인들



33 그 길에서는 부석사 가는 길을 묻지 않는다
35 푸른 갈대무늬의 옷
38 완강한 사랑
40 지상낙원인 <식도락의 마을>
42 이별의 몸가짐
44 담벼락에 얹히거나 넘어간 오너스 발작
46 지나간 사랑은 모두가 허상이었다
49 물의 가족
51 그는 나의 수심(愁心), 짐짓 수심(水心)



55 혼자의 사랑
57 식물성 사랑
60 회상
62 ㅊ, ㅊ, ㅊ, 첫, 첫, 처음이라는 말들을
64 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
66 사랑이 명품이라고
68 그의 책 속에 아직 남아 있는 사랑
70 봄의 정취에 겨워 서로 노래로 답함
72 그렇게 봄날은 갔다



77 삼십육계비본병법(三十六計秘本兵法)
79 말똥가리처럼
81 마트료시카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
83 천 가지 말을 숨길 수 있는 입속이여
85 예전에 나비라는 이름의 여전사가 있었다
87 죽음이 무얼까요
89 입술이 아직 마르지 않고
91 나와 멀지만 가까운 나



95 끊임없이 따돌림받는 것
98 내 사랑, 돌아오라 소렌토로
100 바이러스 입맞춤
102 맨발이라는 이름의 사랑
104 재잘거림으로 가는 길에서
106 아직도 그 집 앞에는 사랑이
109 올렌카식 사랑법
112 내가 사랑한 부자
114 사랑하는 아버지, 그 쓸쓸함

해설
119 사랑의 음률 | 우찬제(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안정옥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0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시집으로 『붉은 구두를 신고 어디로 갈까요』, 『나는 독을 가졌네』, 『나는 걸어 다니는 그림자인가』, 『아마도』, 『헤로인』, 『내 이름을 그대가 읽을 날』, 『그러나 돌아서면 그만이다』, 『연애의 위대함에 대하여』, 『다시 돌아나올 때의 참담함』 등이 있고, 애지문학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안정옥 시인의 『나의 온 삶은 훨씬 짧게』는 작은 우주에 해당하는 우리의 삶이 수많은 상실과 부재의 퇴적층이고, 누군가 지나간 자리를 내가 현재 대신하거나 나 또한 지나가고 있음을 감지한, 그 죽음과의 접촉을 통한 감수성의 파동을 기록한 기록물이다. 시인은 “기존 슬픔에 구멍을 내는 작업”을 통해 우리의 눈앞에 가릴 수도 메울 수도 없는 커다란 공백, 혹은 말라르메의 말을 빌린다면 ‘자신의 죽음’이라는 절망적 심연을 출현시킨다.
펼치기

책속에서

무엇에도 충족하지 못한 흰 것에는 항상 검은 눈물이 숨어 있음을, 다정 뒤에는 냉랭함이 숨겨져 있음을 모르던 날이 있었다 사랑이 칼끝처럼 예리하게 꽂히면, 뺄 수 없다는 걸 몰랐다 식별할 수 없는 암흑도 지니게 되었다 불멸을 원하던 이집트 왕처럼 살아남는다 그걸 알았을 때 검은 안개처럼 몸을 감싼다

시간은 철길처럼 앞으로만 길게 뻗어 있을 뿐, 변하지는 않는다 낯선, 연극 무대에서 내 삶을 닮은 여배우가 울부짖어도 끄떡조차 않는, 사랑의 모서리다
― 「더딘 밤의 노래」 중에서


죽은 나의 BC 4,800년 전의 일이지요 당신이 삼나무 반지를 구하러 몇 겁의 숲으로 떠날 때 잠깐 불러 세웠지요 심장과 연결된 나의 네 번째 손가락을 칡 줄기로 둘렀지만, 삼나무반지가 그렇게 빨리 상한다는 걸 알았다면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 다스리지요 그건 사람이나 사물을 함축한 것, 간결하고 더하는 것 없이 보이는 그대로지요 당신을 가리키는 글자에는 동그라미로 표시해요 불멸의, 그건 왕이나 태양을 뜻하는, 입을 덮는다는 뜻은 조용히 당신을 기다리겠다는 말
― 「삼나무반지」 중에서


사랑은 그처럼 티 나지 않게 감시를 당하면서, 질시를 받으면서도 침묵을 지킨다 어쩌면 그 미묘한 면도날 위의 흥분 탓에 스스로 흘러가는 건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이의 집 문 앞에서 밤늦게까지 서성인 사람들은 그 깊어가는 별들의 차가움을 잊지 못한다 앞자리도 옆자리 의자도 호기심 반, 따돌림 반으로 그저 앞뒤로 돌아앉는다

사랑은 철저하게 따돌림 받는 것, 차갑고 냉정한 사자처럼, 나의 사랑은 이상하다
― 「끊임없이 따돌림 받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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