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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자기계발
· ISBN : 9791189208974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뭐가 되고 싶어?
낯선 할아버지와 다람쥐
넌 어떤 세상에 사니?
이상한 학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지?
좋은 책과 나쁜 책
누가 이야기해 주지?
마술 가발과 레게 머리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니?
거짓말 상자
무엇을 이야기해 주지?
진실과 거짓 사이
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비밀의 방 속의 비밀의 방
그 후의 이야기
새로 전학 온 아이
리뷰
책속에서
낯선 할아버지와 다람쥐
에바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너무 많아서 고민이에요. 천문학자도 되고 싶고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고 동화 작가도 되고 싶거든요. 그러다 거리에서 동물과 마주치면 불쑥 수의학자가 되고 싶어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낯선 할아버지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길가에는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다. 사방이 그저 고요했다. 창문이 전부 닫혀 있어서 마치 집 안에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았다. 에바는 그 집 앞으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문에 붙은 금속 문패에 새겨진 글자를 읽었다.
“맞춤형 멀티버시티 스쿨 / 무료 입장 및 무료 퇴장!”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금속 문패를 잠시 바라보았다. 대체 뭐 하는 곳일까? 무료 퇴장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람? 퇴장할 때 요금을 받는 데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어쨌거나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바는 자석이 압정을 끌어당기듯, 원래 희한한 것에 마구 끌리는 아이였다. 조심성이 영 없는 건 아니었지만, 썩 많지도 않았고 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문을 두드리려다 안을 살짝 들여다보려고 몸을 숙였다.
“거기로는 못 들어갈 텐데.”
누군가 뒤에서 말했다. 에바는 깜짝 놀란 얼굴로 뒤를 휙 돌아보았다. 흰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할아버지가 사람만 한 피노키오 인형을 팔로 감싼 채 빙그레 웃으며 서 있었다. 몸집이 조금 더 컸다면 산타 할아버지로 착각할 뻔했다.
“고양이 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그냥 보기만 하려고 했어요.”
에바가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건 고양이 문이 아닌데. 물론 염탐하라고 만든 구멍도 아니지.”
할아버지는 여전히 미소 지은 채 말했다.
“방금 여기로 다람쥐가 들어갔어요.”
“아, 그렇다면 다람쥐 문이겠구나. 집 안이 궁금하다면 이 문을 여는 게 나을 것 같은데.”
할아버지가 손가락을 탁 튕기자, 끼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곧이어 엄청나게 커다란 검은색 벽이 나타났다. 가만 보니 칠판이었다.
이상한 학교
에바는 엄마의 허락을 받고 레이 할아버지와 수업을 하기 시작해요. 할아버지는 먼저 뭐가 되고 싶은지 칠판에다 적어 보라고 하고, 에바는 ‘건축가, 우주 비행사, 댄서, 생물학자, 작가’라고 적는데……. 그걸 보고 할아버지가 이런 질문을 던져요.
“건축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뭐니?”
“모든 집의 옥상을 식물로 가득 채우고, 난방 시설이나 에어컨이 필요 없는 친환경 건물을 짓고 싶어서요. 야외 활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공원도 만들고요.”
“그럼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다른 세상을 탐험해 보고 싶어서요. 또, 우리가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을 찾고 싶기도 해요. 지구가 멸망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하니까요.”
“지구의 멸망을 피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당연하죠. 그래서 생물학자가 되고 싶은 거예요.”
“그래, 좋다. 어쨌든 네가 하고 싶은 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네, 맞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거죠. 여행도 많이 하고요.”
“훌륭한 계획 같구나. 그런데 세상을 더 좋아지게 하려면 지금의 세상을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죠.”
“지금 세상은 어떻니?”
“어떤 면에서요?”
“모든 면에서.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다고 했지? 그럼 공상 과학 영화에서처럼 다른 행성에 있는 식당에 갔다고 상상해 봐. 그곳의 외계인 식당 주인이 네가 사는 세상에 관해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