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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8236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2-08-25
책 소개
목차
차 례
005 시인의 말
007 산
_ 제1부
015 빙떡꽃
017 아래아
019 몽당연필
021 빛나는
022 구름
024 어떤 종이
026 섬
028 쉰 즈음에
029 쉼표,
031 주인 잃은 모자
033 아까시꽃
035 집 한 채
036 거지덩굴
038 달고기
041 달팽이 시인
_ 제2부
045 아가판서스
047 장콜레비
049 산수국
050 함께 지나온 나뭇잎들
052 그대
054 시
055 정자나무
057 고추
059 옥수수
060 하늘나라
062 미생
064 청벚꽃
066 기다리는
068 고근산
070 닫혀오는 창문 앞에서
071 어느 돌고래
_ 제3부
075 새봄, 건네준 선물
077 물거미
079 아버지의 얼굴
081 방점
083 갯것이 식당
084 하늬바람 불어오는 창 밖
086 마늘밭
087 화가
089 알
091 어리목 산행
094 노모
096 축구공
099 구멍난 양말
101 불청객
102 마침표
104 해설 | 미지의 공간을 더듬어 가는 달팽이의 촉수 | 송기한
저자소개
책속에서
달팽이 시인
오늘도
더듬이 하나로 캄캄한 세상을 짚어나가는 시인
어두운 곳을 향해
이 밤
머리를 돌린다
갈 길이 막막한데도 가지 않으면
시를 쓸 수 없기에
온몸으로
풀숲을 헤쳐나가며 대지에 시를 쓴다
별 하나
보이지 않은 이 밤
혼자 기어가면서
꾸불꾸불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잎과 잎들을 이어가면서
남모를 시어를 풀잎에 남기며 간다
홀로 걸어간 뒤
한 줄의 시어들이 작은 풀잎 가에 걸앉아
밝은
내일의 삶을
움 틔우고 있다
미생
나, 여기 있음에
그러나 내일은 모른다
가을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흑기러기들, 한 편대를 이끌며 남쪽의 겨울 나라로 날아간다
광활한 허공
미지의 곳으로
그들은,
오늘
왜 가야 하는지?
심해 파도를 가로질러 대양의 원천源泉을 찾아가는 연어들, 악어가 출렁이는 거센 강물을 사투로 건너가야 하는 물소들, 깜깜한 어둠의 땅속을 이 밤 몰래 속으로 속으로 찾아 기어 들어가야 하는 토룡들, 집 한 채 등에 걸머메고 넓은 세상 어디론가 길 찾아 홀로 기어가야 하는 달팽이들 있다
나는,
바둑판 속에 갇힌 미생未生 한 마리
그곳에
몸부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