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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82493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3-07-20
목차
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우리의 이름을 물고 떠난다
013 바다에 잠긴 첫, 파도
015 벽시계
017 두루마리 화장지
018 태양의 신발장
020 버려진 구두
021 반지하 방
023 물새
024 빈 술병
026 탄광
028 파리와 파리채
030 맨 처음 캔을 발굴하는 날
032 노을 맺힌 술잔
035 나의 가로등
037 바다라는 빈칸
039 소금 한 줌
____ 제2부 동전처럼 고요하게 스치는
043 모래성 속 어머니
044 사진 속 할머니
046 푸른 공의 집
048 바운드 패스
050 커피 자동판매기와 어머니
052 어머니의 길
054 어머니의 땅은
057 어머니의 숫돌꽃
060 시작과 끝
062 흙길
064 콩
067 王 잠자리
070 소꿉놀이
072 모나리자 미소를 잃지 않은
074 안개 집
____ 제3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나뭇잎
077 히아신스
078 케이트 미들턴
080 새앙쥐의 나라
082 토끼표 현대 물파스가 기억하는 것들
084 밀레의 지평선 한 뼘
086 타이타닉호의 그녀
088 에이브러햄 링컨
096 니콜 키드먼의 거미줄
098 대형마트 철근 기둥에 사자 다리가 박혔다
100 노트르담의 꼽추
103 어미 개
104 어우동 슬픈 모가지에 분홍바늘꽃을 심는다
107 장희빈 무쇠 식칼날
109 김 회장 전원 일기
112 중섭의 비
115 사랑
____ 제4부 푸르른 시간 한 귀퉁이
119 맨 처음 계족산
120 산山비 내리는 유리창
123 유리창으로 내리는 수요일
125 소나기 한 줄 써 내리는 날
127 고압선 옆에서
128 이곳은 전자파가 없을까
130 비룡폭포가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먼저 생긴 날에 대한 개론
132 GRAND CANYON
134 마추픽추 여행기
136 21C 두레박
139 개구리 알들의 말
141 하늘 바닥
142 줄다리기
144 무명용사 동상
145 한밤의 마네킹
147 신호등 앞 정육점
149 해설 | 낭만적 열정과 영원으로서의 사랑 | 권 온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다라는 빈칸
바다 한가운데 고깃배 한 점
길게 밑줄 그리며 우리의 이름을 물고 떠난다
어릴 적 작은 돌멩이 골라 공기놀이할 때
울퉁불퉁한 마음이 저글링 하다가
보란 듯이
틀려도 안 틀린 척 시치미를 떼고 공깃돌을 돌렸다
그 천진스러운 결정,
해변을 떠미는 파도보다 더 자연스러운
순간 멋들어지게 모래를 삼키는 파도의 결정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잔잔한 바닷길이 스며든다
큰 파도가
쪽빛
길을 품어 낸 후
스스로 작게 부서진다
맨 처음 계족산
계족산 봉황정으로 안락도요새들이 날아온다
둥지를 튼 청호반새
푸르른 날갯짓은
황사의 검푸른 반란 속에서도
또렷하다
푸른 제국은 황톳빛 뼛속에도 온전히 살아있다
봉황이라 불린
맨 첫날부터 놓치지 않았다
한올 한올 무명 실타래로 푸른 육체와 실체
옛 시절부터 건너온
하늬바람의 결을 바탕으로
푸른빛 품격 한 올을
잇기 위해
봉황산의 깃 한 올을 고요하게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