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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282509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3-08-05
목차
차 례
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013 잠의 서사
015 사춘기
017 여름일기
018 비
020 환절기
021 오이꽃 생각
022 수족관
023 물의 자세
025 야식
026 장마
027 뉴스투데이
029 빗방울 소나타
030 밤비
____ 제2부
033 배송지연
034 안부
036 달이 타는 밤
038 나비
039 별에 걸린 페이지
040 미로
042 링가링가
044 사과
046 낙타의 발
048 이웃집 동그라미
050 거울
052 주말고양이
053 몽유병
____ 제3부
057 껌에게
058 미지의 방정식
060 문장의 끝
061 복불복
063 세탁기
064 숲
065 여름의 끝
066 외투
067 파도리 임시정류소
069 맹그로브 식물원
070 신경쇠약
072 거미
073 달밤
____ 제4부
077 밤에 태어난 문장
079 변명
081 꿈
082 나무와 새
083 맷돌
084 빨래하는 날
086 가을밤
087 시손님
088 어른아이
089 오사리
090 야간비행
092 이별
094 청춘
097 해설 | 섬세한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 | 김완하
저자소개
책속에서
별에 걸린 페이지
어둠이 고양이처럼 내려오고
너그러워진 달이 조금 가까이 보이고
덩치 좋은 남자가 어리광을 부리고
벽처럼 단단한 여자가 순하게 웃음 짓는 밤
피자에 콜라가 없으면 안 되고
현실에 꿈이 없으면 안 되고
꿈같은 날에도 별이 없으면 안 된다
축축한 일상의 불빛이 가슴에 박혀 별이 된다
밤에 태어난 문장
술을 마신 것처럼 몽롱한 세상을 만지고 너와 공존하며
간결한 환상이 되고 싶었지 너는 하얗고 창백했으며 단단한 웅덩이였어
나는 시간을 만드는 연금술사였고 투명한 웅덩이가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지켜보았어
체면적이 가장 순수의 공간으로 팽창되고 있었지 그곳 가장자리는
고요하게 죽어가는 촛불의 그을음으로 가득했어
너는 밤에 태어난 문장이야 속이 잘 보이지 않는 녀석, 속에 무엇이 들었냐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어 대답 없는 너는 무엇이었을까
너의 갈라진 목소리가 듣고 싶어 각자가 되기로 했어
각자의 절단면은 구겨 넣을 때마다 바닥을 긁고 가는 스크래치가 나지
와이파이 끊긴 세상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키보드 소리
나는 그때마다 감정의 표피에 차오르는 맑고 끈적이는 얼룩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