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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467906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3-09-06
책 소개
목차
잠수
딴 데 가서 놀래
결핍
표류
널 재우기 위해서라면
천국보다 낯선
우주선을 타면 틀어두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그래도 네가 있다
단 하나의 문제만이 출제되는 시험
슬픈 얼굴 대회
떨어지는 돌
2인실
퇴원
예언
유전
같이 가요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불씨 지키기
떠오르는 풍선
비둘기
Golden Tiger
“내가 아는 사랑의 전부”
네가 제일 좋아한다는 노래
연무
내일
아포칼립스
꿈이 싸우듯이
기억의 책
그만해도 좋아
핵꿈
달콤한 인생
괜찮아요 주세요
숨
굳이 오지 않아도 좋았을 곳
사일런스
나랑 여기 있자
엔딩 크레디트의 보살
부록
『시도시도』는 이렇게 쓰인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아
망치를 쥐고 사다리를 내려오는 사람이 말한다
그만해도 좋아
나는 말하지 못한다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아
한강 위의 레일을 달리는 열차 안에서 헤드폰을 덮은 소년이 아무도 듣지 못하도록 입술을 움찔거린다
그만해도 좋아
나는 말하지 못한다
―「단 하나의 문제만이 출제되는 시험」 부분
슬픔에는 차별이 없다 밖에서 보든 안에서 보든 멀쩡해 보이더라도 거대한 슬픔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슬픈 얼굴입니까
네 이것은 슬픈 얼굴입니다
자리에 앉은 108명의 심사위원들 한 명 한 명 마주하고 슬픈 얼굴을 보이며 슬픈 얼굴이라고 시인하는 것이 쇼의 하이라이트이며 이 구간 광고비가 심하게 비싸기 때문에
대회측은 참가자들이 더 슬픈 얼굴을 만들 수 있도록 숙식을 제공하고 운동 시설을 제공하고 서재를 제공하고 담배 값을 제공하고 인연을 제공할 수 있다
―「슬픈 얼굴 대회」 부분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있구나
눈을 뜨니 침대 위였다
참새가 무너진 벽 틈으로 날아갔다
방을 나가 불 꺼진 복도를 걸었다
방들은 모두 비어 있었다
계단을 내려갔다
넓고 높은 로비가 있었다
빛으로 물든 유리문을 열었다
눈이 쌓여 있었다
맨발로 발자국을 남기며 멀어졌다
―「퇴원」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