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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467937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3-11-17
책 소개
목차
Side A
박쥐
거미
코츠뷰의 불빛
나는 연필깎이로 연필을 깎다가 네게 다가갔다
고대인의 고뇌
문을 두드리는 무일유이의 포크너
유사한 사유
오수
오 아 오
젖은 가지들
라신
달과 북극
입
보리와의 식사
노을
Side B
탄
리시포스
젯소
검은 사슴
조회 시간
아무꽃
작은 것들의 박동
없는 가능성
프로젝터
입술을 스치는 천사들
목두기
원 바운드
Side C
도요새
영화 제목 궁금해요
인력개발
말부터 잊으리라 그러나, 다시 내 몸,
죽은 뱀과 허물
*。・⋈⋈*゚゚・
당신과 나는 한 뼘, 내 눈과 내 깊은 곳은 1파섹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봤다
리시안셔스
우연은 할 수 있습니다
반야블랙심경
욕된 方 타락
노을의 나라
가슴에 비행운이 그어질 때
부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박쥐는 자신의 슬픔으로 누군가를 위로한다 그 누구도 누군가가 될 수 있다 박쥐는 동굴 밖으로 나가면 새가 된다 그 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새이다 박쥐는 어떠한 새도 될 수 있다 그 새는 당신도 가장 좋아하는 새이다 그 새는 참새일 수 있다 후투티일 수도 있다 고양이가 낚아챈 새일 수 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의 새여도 좋다 그 종은 내일 탄생할지도 모른다
―「박쥐」 부분
얼굴에 책을 덮고는 눈 감고 조용히 울고 있었다. 바람이 귀에 닿는 게 느껴졌다. 나는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는 연못을 상상만 하고 있었다. 물에 비친 태양이 일렁이는 모습을, 그 위로 물결이 지나가는 모습을, 물결에 산벚나무 꽃잎들이 실려 가는 모습을.
―「거미」 부분
3학년 2학기가 돼서 학생증을 만들었다. 그전에는 필요 없었다. 시험 때면 같이 모여서 중앙도서관 가는 애들. 나는 그런 애들이 아니었다. 전공 서적을 쌓아 가슴까지 올라오게 들고 계단 내려오는 애들. 나는 그런 애들이 아니었다. 소모임이나 동아리에서, 나름 심오한 주제에 물음을 던져보기 시작하는 나이의 애들. 나는 그런 애들이 아니었다. 나는 생각을 버리기로 한 애.
―「코츠뷰의 불빛」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