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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58691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11-10
책 소개
목차
1 _ 태생부터 느린 템포
생각의 방
스탑앤고
달빛에게 묻는다
아빠가 어릴 적에는
<파일럿>과 세 개의 코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숫자의 창
2 _ 기어코 다시, 음악을
상도살롱
논현동 10 ⁻5번지
철물점 아저씨
송곳을 찾아서
음유시인: 세로 이야기
가난이 문을 열 때
부디 마왕이여
3 _ 매일같이 자라는 음표들
음악이라는 항해
타석에 선 피아니스트
마음의 정원
건반 위의 산책
철들지 마세요
문제는 타이밍
나는 당신을 봅니다
4 _ 마음만은 같은 방향으로
대위법 혹은 생존법: 바흐
사랑은 실패하지 않는다: 베토벤
슬픔을 위로하는 슬픔: 슈베르트
노바디여도 괜찮아: 그리그
아직도 전쟁 중: 프로코피예프
음악이 들리는 마음: 임윤찬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 북유럽 여행기 1
오슬로의 이상한 밤: 북유럽 여행기 2
북극의 별: 북유럽 여행기 3
5 _ 숨 쉬는 오늘
나는
아름답게 피어나
몇 번의 계절이 남았을까
받는 용기
만나고, 만나고, 만나는 동안
등불이 있으면 무섭지 않아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니 잠깐 멈추더라도 음악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걸 기억하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걸 잊지 않기로 한다. … (중략)… 나의 무대가 그러했듯이. 우리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나무의 숨결을 닮은 다섯 악기의 단순한 선율에는 매번 충만한 감정이 맴돌았고, 그 안에는 나를 맞아주는 손길 같은 것이 있었다. 열 살의 나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렀지만, 음악은 내게 더 쉬운 언어였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보다도 음악을 들을 때 내가 더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푸가는 정밀한 교통공학으로 설계된 교차로와 같다. 네 개의 선율이 다른 시점에서 출발해 얽히고설키지만, 단 한 번의 충돌도 없다. 어떤 선율은 잠시 멈추고, 어떤 선율은 치고 나가며, 서로를 피해가고 겹치기를 반복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흐른다. 이 복잡한 움직임이 단 한 사람의 손에서 설계되고 통제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작곡가는 어쩌면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공학자에 가까운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