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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이윤기

(1972-2020)

이윤기 (지은이)
헥사곤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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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이윤기 (1972-2020)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현대미술
· ISBN : 9791189688554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1-03-20

책 소개

<이윤기 : 1972-2020>은 작고 작가 이윤기가 일생동안 작업한 자료를 모았다. 각자의 소명에 따라 일평생의 작업을 일구고 홀연히 떠난 이들을 기록하기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헥사곤 한국작고작가선 첫 번째 책이다.

저자소개

이윤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2년 경기도 화성에 태어나 자랐다. 1998년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서양화)를 졸업하고 여덟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고향 화성으로 돌아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목리', '생명', '그물코'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며 작고할 때까지 새롭게 만난 예술가들과 함께 '이주', '공동체', '연대' 등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예술기획을 펼쳤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찾아가는 어린이 생태미술교육프로젝트> (2010)를 통해 그의 세계가 얼마나 순수하고, 사려 깊으며, 희망의 공동체를 지향했는지 잘 보여준다. 8회 개인전 <숲의 끝에 멈추다>(2010) 이후 프로젝트 작업들은 그의 미술세계의 중핵이라 할 생태, 환경, 공동체, 공공성, 연대, 저항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생태환경미술, 공동체미술, 공공미술, 민중미술의 문맥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미술이었다. 작가 이윤기는 '함께하는' 공동체성이 몸에 익은 작가였다. 그는 모든 전시들에 여전히 남아 있고 살아 있으며, 묵묵히 외치면서, 소리치면서 남아있는 우리들을 향해 바꿔 나가라고, 다시 개벽의 순간들을 만들어 내라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앞날을 지금 여기로 당기라고, 분단 모순의 현실을 넘어서라고, 하얗게 웃으며 서 있다. 없이 있는 그가, 여기로 돌아오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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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목리는 실개천 하나를 둔 작은 마을이었다. 예부터 씨족을 형성했던 집성촌도 아니고 너른 들녘을 품었던 양지골도 아니다. 그곳 사람들은 수원에서, 병점에서, 그 위 용인에서 밀려왔거나 더 먼 곳으로부터 떠밀려온 사람들이다. 목리 윗말로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 작은 공장, 빌라,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교회, 식당이 들어찬 것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다.
개천을 따라 오르다가 개천교를 건너면 시간은 훌쩍 1970년대로 가버린다. 굴렁쇠를 굴리며 달렸던 옛길이 보이고 두렁의 풀을 뜯던 누렁이도 따라온다. 수년 전 목리 작가들이 세웠던 팔랑개비가 길목에서 개들과 다투고, 그 옆 감나무 느티나무 밤나무가 시커멓게 서 있다. 작가들은 마을의 가장 안쪽에 둥지를 틀었다. 화가 이윤기는 빈집에 세 들었고 사람들은 그곳을 '아랫집'이라 불렀다.
소나기 온 후 장마가 지듯이 동탄 신도시 개발이 커지자 목리에도 장마가 졌다. 땅은 팔려나갔고 집은 보상을 챙겼다. 사람들은 하나둘 보따리를 켜 들고 마을을 빠져나갔다. 뜬소문과 잡소문이 휘몰아치더니 어느새 마른 바람의 뼈가 길 위를 뒹굴었다. 창작촌 작가들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뜬 무리를 따라 그들도 새로운 둥지로 떠나거나 길을 나섰다. 무리에서 이탈한 기러기는 결코 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아랫집 작가 이윤기는 뒷산으로 포크레인이 넘어 올 때까지 아랫집에 있었다. 그는 마지막이 될 목리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그가 살았던 시간의 켜들이 한 폭의 이미지로 새겨졌다. 논이랑 밭고랑 배꽃 아래 오리 가족, 지붕 위 고양이 솟대 장승 검은 숲 흰 구름 푸른 하늘……. 아이들이 흘리고 간 웃음과 어른들이 싸 놓은 욕지거리, 대장간의 망치 소리가 그사이를 떠다녔다. 그러나 그 소리도 이젠 바람처럼 길섶을 굴러다닐 것이다. 그러다가 어딘가에서 이름도 없이 부서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림 하나. 청천靑天. 화가의 시선은 청천에 가 닿았다. 대지는 화면 아래로 넓게 벌린 아랫집 지붕이다. 대지의 시간은 양 끝의 검은 숲에서 멈췄다. 숲을 파헤치며 밀고 오는 기계는 더 이상 지상의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가난한 삶의 희망을 솟대로 피워 올렸던 꿈들이 흔들린다. 솟대의 발목이 흔들린다. 아, 시방세계의 살림살이 주저리가 기운다.
그는 시간을 과거에 묶지 않고 새들이 가는 곳으로 풀어 놓는다. 새들이 가는 곳은 솟대의 발목이 걷는 곳이다. 그곳은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손짓으로 그린 곳이다. 저 너머엔 청산靑山이 있다. 강을 살리겠다고 강을 파헤치고, 집을 짓겠다고 땅을 살육하고, 길을 내겠다고 숲을 잘라내는 오적은 거기 없다. 그는 목리가 목리로, 아랫집이 아랫집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청산으로 갈 것이다.
청산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그것은 유토피아적 상상일 뿐이다. 그런 상상조차 갖지 못한다면 현실은 결코 변혁되지 못한다. 그 상상의 조각들이 현실로 바뀌어갈 때 삶은 '사람 사는 세상'이 될 것이다. 미래는 최첨단 기계 도시들로 변장한 '휴먼시아 명품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도시에 있다. 우리가 그 진리를 명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동체는, 마을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이다. ● 김종길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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