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690533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1-08-23
책 소개
목차
지연희 010 감자 / 느닷없이 / 별밤 / 낯선 남자 / 포도나무 | 사공정숙 016 불황 / 아침 소식 / 탄수화물에 바치는 경배 / 모두가 문득 / 낙엽 | 송미정 025 거리 두기 / 늦여름 / 폐허의 추억 / 마장 호수 / 바람 | 박하영 031 꽈리 불기 / 황혼의 쓸쓸함 / 생각의 저장고 / 바람에게 부탁 한다 / 조금만 기다려 줘 | 전영구 037 독백 / 동면의 죄 / 사랑을 빼면 / 앙금 / 편견 | 장의순 043 마스크 / 코감기 / 회억 -2 / 아~ 아~ 아~ / 눈-2 |김안나 049 뒤꿈치 / 기억은 흘림체를 쓰고 있다 / 여백 만들기 / 구수한 마음 / 알박기 | 백미숙 056 하얀 공간 속에서 / 작은 행복 / 저 녁노을이 차갑다 / 왜 하필 오늘인가요 /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 한윤 희 065 얼린 나뭇잎 / 당신이 오신다 / 가방에서 까만 모자가 쏟아져 나 왔다 / 밥알의 적요 / 염색 | 최정우 071 빛을 지우고 / 아침 바다 / 의 자 / 풍어제 | 김태실 077 꽃잎 주의보 / 뮤즈 / 탄생석 / 감의 기분 / 고 백 | 박서양 083 프로파일러 1 / 프로파일러 2 / 프로파일러 3 / 프로파 일러 4 / 프로파일러 5 | 전옥수 089 예순 즈음에 / 수련 / 부재 / 가을, 섬 하나 가슴에 띄운다 / DNA | 양숙영 095 혼불로 오른다 / 흔적 / 잊 은 듯 잊은 / 이별을 위한 / 장독대 | 임정남 101 강렬한 충동 / 바람이 분다 / 봄바람 난 꽃들 보소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 세탁기 | 이순애 112 구름의 어깨에 기대어 / 우련한 꿈 / 바람은 왜바람 / 눈, 어스름 | 엄영란 117 그저 그렇게 / 좋다 / 어쩌다 삘기꽃 / 햇살에게 / 마스크 | 홍승애 124 오월은 슬픔도 아름답다 / 빨래 / 질투 / 자화상 / 채울 수 없는 바다 | 김좌영 130 회색빛 영상 / 가슴의 계절 / 왜 이래 / 들菊花 / 그림자 | 김옥남 136 용서하소서 / 창백한 오후 / 민들레 / 알람이 울 릴 때 / 누구에게 이 죄를 묻겠는가 | 채재현 142 냉이꽃 누웠다 / 꽃 1 / 소환하고 싶다 / 허물어지는 / 그믐밤에 | 이영희 148 옥천동 33번지 / 무덤을 나와 / 사슬 / 위험한 하강 / 푸른곰팡이 | 박옥임 158 무심한 날 / 광야에서 / 간밤에 / 염원 / 그리움 | 이춘 164 기다림 / 시소 타기 / 까마중 2 / 회전목마 / 풋잠 | 김용구 170 신비 / 삶 속의 만남 / 여름 하루 / 조병화 문학관을 찾아서 / 소중한 사람 | 조정희 176 멸치 꽃 / 다시 소가 되다 / 감자 꽃 피다 / 헛손질 / 그런 사랑 | 김복순 182 고맙 습니다란 말 / 바이러스 폭풍 / 아버지 / 한해 두해 / 무디어 가는 시간 | 김건중 188 늦은 가을 / 불꽃 / 그때 그 꽃 / 유혹 /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 | 이주현 196 그대 보고 있나요 / 그 사람이면 / 세월강에 징검다 리 / 진작 알았다면 / 천상의 꽃 | 심웅석 202 시인은 / 길 위에서 / 유 혹 / 아버지 냄새 / 겨울비 | 윤복선 208 마른 풀 / 빈집 / 슬픈 새의 집 / 갈대 / 산다는 것은 | 이중환 214 가을 예찬 / 누룽지 같은 / 가을 연 가 / 달빛 마을 / 매일을 천국처럼 | 김은자 221 바닥짐의 무게 / 숲속 나라의 연극 / 인기척 없는 무공해 산속에도 / 섬을 향한 이력서와 사직서 / 두 날개 | 이란자 227 아침을 걷다 / 그런 사람 / 시 한잔 / 살아 가는 것과 사라지는 것 / 장미꽃잎 보다 | 안일균 233 창가에서 / 잡초 / 돌탑 / 까치밥 / 공존 | 정수안 239 작별 / 당신이 있어 / 덧없는 / 동 백꽃 / 핸드폰 | 김근숙 245 꽃 / 고무줄놀이 / 저 밖에는 / 이를테면 / 스쳐가는 것 |전찬식 251 도심 속 꽃들에게 / 너와 나 / 봄 기지개 / 새 벽 | 윤문순 256 풀꽃, 또다시 스러지다 / 흔들리는 풀 / 잃어버리다 / 익어간다 / 사라지다 | 김덕희 263 공 / 모란은 웃는다 / 사월 / 세월을 잇는 향기 / 영월 명당 | 안윤자 269 늙은 시인의 고백 / 나의 집은 / 어 머니 / 노정 / 저물녘 | 원혜명 276 두서없는 말 / 사람을 버린 사람 / 삶은 그럼에도 아름답다 / 지금의 나처럼 / 천사의 노래를 위해 | 원사덕 282 먹감 / 일개미 / 터미널의 배낭 / 꽃, 날개를 접다 / 맷돌과 콩물
저자소개
책속에서
감자
-지연희
마른 상자 속에 숨죽여 있던 어미의
살갗 한구석에 탱탱하게 매달린 한 무리의 순
상앗빛 맑은 뿌리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주방의 먹거리를 조리하는 내 손끝이
무심히 점령군의 무리들을 잘라내려는데
고집스레 기생한 숨들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뻔뻔하게 낙태시키던 어미의
시절이 떠오른다, 돌덩이 같은 돌기로 뭉쳐있는
한 무더기 생존들이 일제히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가까이 다가서지 마세요”
그래, 물을 긷고 파랑의 한 생을 가꾸어야지
한 번쯤 저 푸른 바다에 닿아 꽃을 밝혀야지
파리한 어미의 몸 한구석을 뭉텅 베어내자 철철 흐르는
하얀 피, 온전히 반짝이는 탱탱한 여린 것들을 받아
옥상 위 검푸른 바다에 내려앉히자 겹겹의 기생들
순간에 지느러미를 흔들며 푸르게 물길을 가른다
태초에 발아된 씨앗들의 숨소리, 비로소 뭍으로 닿는
한 생명이 한 생명의 끈을 침묵으로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