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의 사육사

프롤로그
흉촌
사육
인과
응보
에필로그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아직도 이곳을 ‘흉촌’이라 부른다. 과거에는 날이 어두침침해지기 시작할 때면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당시의 사람들은 호랑이를 ‘인간보다 강한 존재’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옛 동네 사람들은 호랑이를 증오하는 사람과 떠받드는 사람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물론 두 부류의 사람들 모두 여간해선 밤거리를 걷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문에 동네가 밤만 되면 인기척도 없이 흉흉하게 보였던 것이다. 덕분에 ‘흉촌’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은 것이고.

그렇게 한동안 웃다가 인상을 찌푸리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다 그 사람의 반달눈 미소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간만에 기억났다. 그 사람 특유의 표정이었다. 살짝 웃고 있는데 뭔가 안쓰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성질을 부리던 경철을 달랠 때면 그는 그런 표정을 자주 짓곤 했었다.
“거긴 어때. 있을 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