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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89911003
· 쪽수 : 608쪽
· 출판일 : 2019-02-2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너희는 내 최고의 기쁨이야.” 캐서린은 타르트 위로 기사 작위라도 내리듯 양팔을 쫙 뻗으며 선포했다. “이제 그 달콤한 레몬 맛과 함께 세상으로 나아가 너희의 은총을 받게 될 모든 이의 입에서 미소를 끌어낼 것을 명하노라.”
“또 먹을 것하고 대화 중인가요, 레이디 캐서린?”
“이런, 그냥 흔한 먹을 것이 아니지, 체셔.” 캐서린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한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위대한 하트 왕국에서 이제껏 구워진 가장 경이로운 레몬 타르트를 그대에게 소개하노라!”
줄무늬 진 꼬리가 나타나 캐서린의 오른 어깨를 감아왔다. 삐죽한 수염이 돋친 털북숭이 얼굴은 왼 어깨 위에 나타났다. 체셔가 짐짓 생각에 잠긴 척 가르랑거렸다. 그 소리가 캐서린의 척추를 타고 진동했다. “경이롭군요.” 언제나처럼, 진심인지 놀리는 건지 아리송한 말투였다. “그런데 생선은 어디 있죠?”
모자장수의 다과회는 다과회라기보다 서커스에 가까웠다. 의자 주인이 끊임없이 바뀌었다. 누구든 하타의 오른쪽에 앉는 손님이 다음 공연자가 되었다. 각 손님들은 차례로 일어나서는 사방의 벽에서 화려한 모자를 하나씩 골라 쓰고 자신들이 원하는 공연을 시작했다. 앵무새 둘은 무언극으로 흉내쟁이 희극을 공연했다. 사자는 유명한 오페라의 알토 솔로를 완창했다. 회색 머리 여자는 탁자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뜨개바늘과 각종 뒤집은 접시들을 가지고 인상적인 드럼 솔로를 연주했다. 젊은 바다거북은 지저귀는 목소리와 수줍고 머뭇대는 가사로 사랑의 소네트를 암송했다. 시를 암송하는 내내 진한 녹색으로 달아오른 얼굴로 캐서린을 보던 바다거북은 그 이후로 줄곧 캐서린의 눈길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