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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한권] 나를 죽이다](/img_thumb2/979118993039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930394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0-07-15
책 소개
목차
0. 프롤로그
0. 어른이 된다는 건
0. 모든 선택은 내가 했다
0. 사람 또는 인맥
0. 가면
0. 거짓말
0. “師(사)자”라는 직업
0. 험담과 깃털
0. 가랑비
0. 하루
0. 척, 척, 척
0. 세상에 혼자란 없다
0. 착한 호구
0. 정답은 없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대부분 길 걷다가 걸려 넘어지는 것은 큰 돌이 아니고 작은 돌에 넘어진다. 큰 돌은 확실히 눈에 띄기 때문에 피할 수 있지만 작은 돌은 잘 안보이기 때문에 걸려 넘어진다. 그리곤 사람들은 털고 일어난다. 나도 그 사람들처럼 털고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신발끈이 풀려버렸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려버렸다. 스물이라는 청춘을 무모하게 그림에 바친 결과가 처참했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나니 이번에는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죽겠구나.’
나는 지금 암흑 같은 터널로 떨어졌다. 거기에 벽만 짚고 앞으로 가고 있는데, 두려움을 잊으려 어떻게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순간은 없어 오히려 검은 개가 나타나 나를 잡아먹는다.
그 검은 개가 나에게 말한다.
“지금 네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없어.”
- ‘사람 또는 인맥’ 중에서
나는 태어날 때 안면기형으로 태어나, 나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많았다.
문제는 그걸 엄마 혼자 감당해야 했고, 어릴 때 나는 몰랐다.
어릴 때 다 나와 같은 얼굴인 줄 살아오다가, 유치원에 입학하며 다르다는 걸 알았다.
어떤 한 아이가 나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말했다.
- 야 넌 얼굴이 왜 이래? 이상하게 생겼다.
이때 알았다. 나는 내 얼굴이 다르다는 걸 안 뒤 집에 가 엄마에게 물었다,
- 엄마 친구들이 내 얼굴이 이상하대?
하지만 이때 엄마는 나에게 사실대로 밝히지 않고, 거짓말로 둘러댔다 .
- 우리 아들 얼굴 안 이상해. 얼굴에 상처 있는 건 어릴 적에 놀다가 다친 거야.
- ‘거짓말’ 중에서
“한 번씩 가면을 써야 할 때가 있어. 그건 누군가가 자꾸 내 인생을 뒤흔들려고 할 때야. 그때 가면 쓰고 최대한 그 사람을 멀리 피하고 돼. 피하고 난 뒤 이제 그 사람을 만나면 안 돼. 그리고 바로 가면을 벗어야 해.
그 가면을 벗지 않으면 어느 순간 편해지면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쓰게 될 테니깐. 그리고 그게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이제 그 가면이 너를 힘들어지게 만들 거야.”
만호 형은 느꼈던 걸까. 내가 가면을 쓰고 있는지를. 나는 언제부터 이 가면은 계속 쓰면서 왔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 때 나의 모든 가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 이제 기나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 ‘가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