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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958640
· 쪽수 : 286쪽
· 출판일 : 2025-07-10
책 소개
목차
PROLOGUE……4
제1장 아주 조용한 귀향
낯선 워낭소리……12
작은 아기엄마……24
당당한 여자……33
신령님이시여……39
아주 조용한 귀향……46
제2장 무서운 아버지
소년가장이 되어……54
둥지를 마련하였으나……59
고통의 바다……63
제3장 기로에 선 여인
나이 많은 신랑을 만나다……76
개가를 결심하다……80
어색한 상봉……88
사랑방 사람들과 어머니……100
이상해진 사랑방 식구들……109
할아버지는 떠나시고……115
선일이의 가출……126
제4장 할머니의 고백
모내기하던 날……140
1955년 봄……147
고고(呱呱)의 소리가 들렸으나……149
니 아부지는 불쌍헌 사람이여……160
방물장수를 만나다……165
‘반야산’을 넘다……177
제5장 그게 아닌데
입학하던 날……186
‘연 날리기 사건’의 진실……194
제6장 선일이 할머니인데
요강을 깨뜨리다……204
선일이 할머니인데……215
제7장 할머니 죄송해요
작은 행복이란 환상……224
누구냐고……227
만약에……228
또 한 사람……230
누가 보면 어쩌려고……233
자꾸만 떠오르던 그 사람……235
팔자가 세다고……236
탈주로……238
사랑이란 무엇일까……240
왜 떠나야만 했던가……243
EPILOGUE……245
평론
김종완 공백의 여자, 함정의 출현……248
저자소개
책속에서
EPILOGUE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못된 인간인지 깨달았다. 우리 집을 떠나신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하늘의 별이 되신 할머니. “정숙아, 니랑 같이 살믄…, 안 …될, 거나? 할미는….” 말끝을 흐려가며 나를 바라보던 할머니께 고개만 끄덕여 드렸어도 좋았을 것을.
할머니를 무시했던 죄, 화풀이 대상으로 여긴 죄, 일거수일투족을 일러바친 죄, 욕심과 질투로 없는 죄까지 덮어씌운 죄…. 이 죄를 다 어찌 갚아야 하나.
할머니, 한 번만이라도 저를 혼내주지 그랬어요. 왜 바보처럼 가만히 있었나요. 억울하면 아니라고 소리쳤어야죠. 귀머거리처럼, 벙어리처럼, 눈뜬 장님처럼 그게 뭐예요.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참다보면 해결 된다는 걸. 용서하는 게 용서받는 거라는 걸. 사람을 미워하면 자신이 힘들어진다는 걸.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인다는 걸. 늦었지만 늦지 않았다 생각할래요. 그래야 마음 편히 강을 건널 수 있잖아요. 누구나 건너는 마지막 강을요.
할머니, ‘암시랑투 않다’며 나를 바라보셨던 것 기억나세요? 그날 할머니의 눈빛은 텅 빈듯 고요했답니다. 중풍까지도 마지막 천형(天刑)으로 받아들이며 모든 걸 다 이룬 듯 편한 자세로 누워있던 할머니. 저는 그날의 할머니 모습을 영영 잊지 못할 거예요. 할머니, 할머니는 하릴없이 왔다 가신 분이 아니었어요. 맏며느리 울 엄니 도와주셨잖아요. 고집불통아버지 효도하게 하셨고요. 오빠랑 동생들 사랑으로 감쌌지요. 제 편 들어주신 거 잘 알아요. 할머니가 계셨기에 우리 집이 평안했지요. 살아남은 육남매가 잘 자랄 수 있었지요.
할머니, 감사해요.
잊지 않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