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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울, 낙

아름다울, 낙

고은채 (지은이)
  |  
아마존의나비
2019-12-20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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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울, 낙

책 정보

· 제목 : 아름다울, 낙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263030
· 쪽수 : 372쪽

책 소개

고은채 장편소설. 한날 한시에 부모를 역병으로 잃고 원산의 군수 공장에서 고된 삶을 이어가던 환과 낙, 서은 삼 남매의 앞에 화려하게 나타난 고모의 존재. 고모 아오마츠(靑松) 부인은 젊은 시절 어미와 아비의 죽음을 뒤로하고 일본에서 경성으로 부임온 아오마츠 백작의 후처로서의 화려한 삶을 살았다.

목차

1장. 건곤일척(乾坤一擲)
소나무 저택
푸른 소나무, 백송연: 희다

2장. 왕후장상(王侯將相)
악惡, 착着
푸른 소나무, 박홍주: 붉다

3장. 동상이몽(同床異夢)
칼 위를 걷다
푸른 소나무, 백환: 돌아오다

4장. 상전벽해(桑田碧海)
도련님의 탄생
푸른 소나무, 백낙: 즐기다

5장. 인지위덕(忍智威德)
참음이 덕이다
푸른 소나무, 백서은: 숨기다

6장. 입신양명(立身揚名)
찬란의 찰나

7장. 주객전도(主客顚倒)
가면의 두께

8장. 유종지미(有終之美)
파국의 미학
푸른 소나무의 숲

저자소개

고은채 (지은이)    정보 더보기
특별히 연고도 없는 혜화역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는 사람이다. 글 쓰는 일이 가장 편안하면서도 괴로운 사람이기도 하다. 좋은 글과 좋은 영화, 좋은 사람을 좋아해 알아가길 좋아하는 사람이다. 열 여덟 여름에 쓰기 시작한 소설 『연심』을 2018년 봄에 내놓았다. 열 아홉 겨울에 써낸 소설 『아름다울, 낙』이 2017년 제5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중장편 부문 우수상으로 선정되어 2019년 겨울의 문턱에 조심스레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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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나이를 먹어가며 풍요로워지고, 너희들의 아비, 그러니까 일광이는 아버지의 성품을 그대로 닮아가기 시작했다. 틀린 것은 틀린 것이기에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 성격. 내가 그 성격에 진저리냈던 것은, 허투루 똑똑했기 때문이었다. 네 아비는 똑똑하고 영리했으나 그 올곧음 때문에 많은 욕을 봤다. 기울던 나라가 폭삭 사라지고 외국인들이 종로를 걸어 다니고 일본인들이 총칼을 차고 다니는데도, 한성이 경성이 되었는데도, 네 아비는 죽어도 대한 독립 만세를 하겠다고 거리를 쏘다녔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고, 지하에 숨어 뭔가를 꾸미고, 흔히 말하는 ‘독립 뭐시기’였다.
그때쯤, 나는 무엇을 했을 것 같으냐? 나는 결혼을 준비했다. 네 아버지 일광에겐 알리지 않았지. 일광이 알았더라면 나는 정말로 새벽에 목이 찔려 죽었을지도 몰랐으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의 가난이 나는 지긋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워졌다. 아름다워지고 아름다워져서, 마침내 푸른 소나무 집에 산다는 늙은 일본인 백작이 나를 탐할 만큼. -1장. 건곤일척 중


제 얘기를 하는 것도 모르는 어린것이 눈을 깜빡, 하더니 울음을 멈췄다. 눈물로 부푼 양 뺨이며 붉어진 눈두덩이 햇빛으로 또렷했다. 어린것의 뺨 위에 분내가 솔솔 날 것 같은 솜털이 돋아 있었다. 무심코 그것을 만져보고 싶어 손을 뻗는데, 박해관이 휙 몸을 돌렸다. 어린것의 얼굴이 저리로 멀어졌다.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아오마츠, 라고 불러주세요.”
“아니지. 백송연 아닙니까.”
“…과거의 이름이지요.”
“일광의 누이.”
몇 년을 잊고 살았던 이름이 해관의 입에서 툭 튀어나왔다. 그는 딸의 등을 토닥이고 제 몸을 들썩이며 방안을 빙빙 돌아다녔다.
“아우의 소식을 알고는 계시고?”
“모릅니다.”
“이러니 어찌 아우고 누이라고 할까.”
먼저 누이이고 아우이기를 끊어내자고 한 것은, 그 걸쭉한 피를 담장에 뿌렸던 일광이 아니었나. 송연은 해관의 물음에 그때를 떠올렸다. 비린내가 났었다. 바람이 불고, 어디론가 뛰어가는 소년의 그림자가 보이는 듯도 했었다. 그리고 그때의 송연은 조금 더… 아름다웠었다.
남매의 연을 끊어내자던 일광의 편지가 소의 피에 젖어 찢어지듯 찢어진 인연이었다. 해관에게서 그 말을 들으리라 생각도 못 했던 터였다. 그래서 말문이 막혔다. 자신을 한 번 바라봐주지 않는 태도에서부터 치욕을 억누르고 있던 송연이었다. 일광을 들먹이며 제 탓하는 해관의 앞에 아무 반박도 못 하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2장 왕후장상 중


서은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책상에 앉았다. 완성하지 못한 그림이 있는 노트를 폈다. 노트에 흑연이 뭉개져 군데군데 그림이 흐려져 있었다. 서은은 입김을 불어 흑연을 털어냈다. 그리고 연필꽂이에서 잘 깎인 새 연필을 들어 그림을 완성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아이는 입이 없는 채로도 말을 할 줄 아는데 입을 그리면 되레 그 말이 멎을 것 같았다.
글을 쓰자. 아이의 입을 막는 대신, 글을 쓰자.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서은은 쥐고 있던 연필을 내려놓고 책상의 서랍을 열었다. 원고지 뭉텅이가 가득했다. 그중 한 뭉텅이를 들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린 친구야, 넌 그 거리에서 매일 무슨 이야기를 듣고 어떤 것을 보았니? 얘야, 네 동생의 이름은 뭐니? 네 할머니는 어째서 네가 어머니를 닮은 것을 고까워하니?
서은은 책상에 납작 엎드려 종이 안의 여자아이와 눈을 마주했다. 여전히 강보에 싸인 제 동생을 꼭 끌어안은 채, 아이는 말을 한다. 언니 같은 사람들은 오지 마!
‘나에게 아비는 어미였고, 어미도 어미였다.’
아이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첫 문장을 그렇게 말했다. -3장. 동상이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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