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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이름 정하기

오리 이름 정하기

이랑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2019-10-11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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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이름 정하기

책 정보

· 제목 : 오리 이름 정하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305532
· 쪽수 : 280쪽

책 소개

영화감독, 음악가, 에세이스트, 페미니스트, 선생님, 만화가, 준이치 엄마, 그래서 결국, '이야기 생산자' 이랑의 첫 소설집. 이랑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사회에서 끄트머리로 밀려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의 삶을 주연으로 끌어와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보편적 인식에 균열을 만든다.

목차

1부
하나, 둘, 셋
오리 이름 정하기
똥손 좀비

2부
이따 오세요
섹스와 코미디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3부
한국 사람의 한국 이야기
나는 오늘 들었다
깃발
너의 모든 움직임을 인지하라
센세이숀-휏숀
증여론

작가의 말 ‘김경형 이야기책’를 기다리며

책속에서

여자 생각해봐. 어차피 우리 집에 있는 식량으로는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 거야. 그러면 그다음에 어떻게 되겠어? 냉동실에 있는 풀까지 먹어치운다고 해도 결국엔 먹을 걸 구하러 나가든지, 아니면 천천히 굶어 죽든지 해야 할 거야.
남자 천천히, 천천히 말해주세요. 잘 모르겠어.
여자 좀비 영화 보면, 주인공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잖아. 나는 그런 게 이해가 안 됐거든? 만약에 온 세상 인구의 99퍼센트가 좀비가 되어버렸다면, 빨리 좀비가 돼서 편하게 아무 걱정 없이 으어어 하면서 돌아다니는 게 낫지 않아? 계속 사람으로 있으려고 하니까 힘든 거 아니야?
남자 좀비? 저기 밖에 있는 게 좀비인가요?
여자 좀비나 뭐 그런 거겠지, 아무튼.
남자 좀비가 되고 싶어요? 좀비가 돼서 뭐 하게?
여자 그럼 사람으로 있어서 뭐 하게?
남자 …….
여자 봐봐, 우리 방금 섹스했잖아. 아까 보니까 콘돔도 두세 개밖에 안 남았어. 이렇게 있다 보면 섹스도 또 하고 싶을 텐데, 그러다가 내가 임신이라도 하면 어떡해?
남자 그러면 안 되죠. 지금 같은 세상에…….
- 「하나, 둘, 셋」 중에서


주님 라파엘아, 너는 이게 뭐 같으냐?
라파엘 예, 주님. 저는 이것이 땅에 올릴 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 (한심하다는 듯) 야, 발을 봐봐.
라파엘 예?
주님 발을 보라고. 뭐 같아?

주님의 말에 흠칫 놀라며 오리의 발을 살피는 라파엘. 갑자기 뭔가 발견한 듯 환한 표정이 된다.

라파엘 아, 발에 물갈퀴가 있네요!
주님 (혀를 차며) 그래. 한 번에는 못 보냐?
라파엘 (굽실거리며) 정말 죄송합니다, 주님.
가브리엘 그럼 이 창조물은 수중 생물인 건가요?
주님 아니. 뭐냐, 왔다 갔다 하는 거 있잖아.
가브리엘 왔다 갔다, 뭐지?

가브리엘은 ‘왔다 갔다’라는 말을 반복해 중얼거리며 그에 맞는 표현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사탄이 그런 가브리엘을 지켜보다가 대신 말해준다.

사탄 (침착한 말투로) 수륙양용이요.
가브리엘 아, 맞다! 수륙양용!
주님 (사탄을 힐끗 보고) 그래, 그거다.
라파엘 와, 이번에도 정말 멋있는 거 만드셨네요.
주님 (기분 좋은 듯) 그러냐? 한번 해봤어.

주님은 라파엘의 입에 발린 칭찬에 기분이 좋은 듯 팔을 뒤로 뻗어 땅을 짚으며 한가롭게 휘파람을 분다. 사탄은 라파엘과 예수가 간신히 붙잡고 있는 오리를 주의 깊게 살펴본다.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한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사탄 주님, 이 창조물은 무게중심이 조금 불안정한 것 같은데요.

휘파람을 불며 하늘을 보고 있던 주님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세를 고쳐 앉는다.

주님 (깊은 한숨을 내쉬고) 야.
사탄 예?

주님은 한동안 말없이 사탄을 노려본다.
- 「오리 이름 정하기」 중에서


“여기 좀비들 분장 좀 봐주세요!”
이제 겨우 한 테이크가 끝났을 뿐인데 보조 출연자들은 극도로 피로감을 느꼈다. 꼭두새벽부터 현장에 나와 특수 분장을 받고, 앞 촬영이 지연되면서 몇 시간씩 대기했으며, 혹여 분장이 지워질까 봐 변변히 물이나 음식도 먹지 못했다. 다음 컷을 찍기 위해 대기하면서 바닥에 주저앉은 보조 출연자들은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대화를 나눴다.
“밥은 대체 언제 먹는 거야?”
“밥을 주기나 하려나. 아까 분장 지워진다고 물도 못 마시게 했잖아.”
“소리는 계속 질러야 할 텐데, 배고파서 소리가 나와야 말이지.”
“대충 지르는 척만 해. 소리야 어차피 나중에 후시 따겠지.”
“그러겠지? 아니, 근데 저 양반은 얼굴이 왜 저 모양이야?”
“네? 저요?”
용훈은 갑자기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오는 길에 사고가 나서 늦어가지고……. 분장을 못 받고 직접 했거든요.”
“그래가지고 어디 한 컷이나 나오겠어? 용쓰네.”
뒤통수에 커다랗게 구멍이 난 보조 출연자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우리 옆에 있지 말고 저쪽에 가서 서요. 괜히 옆에 있다가 나까지 잘려나가지.”
“죄송합니다.”
- 「똥손 좀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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