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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연못을 주세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김지영 (지은이)
고요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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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연못을 주세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내게 연못을 주세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0487634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1-05-14

책 소개

고요아침 열린시학 시인선의 145번 째 작품. 김지영 시인의 시집. 신의 사랑과 인간의 고독이 한배임을 직감하며, 기독교적 사명으로서의 노동과 관능을 억압하는 기제로서의 노동을 나란히 두고 사유한다.

목차

시인의 말 05

제1부
출근 13
역과 역 14
보자기 16
중력 18
무를 썰다 19
시가 있는 유리창 20
화음 22
수국 23
사이 24
정오를 지나면서 26
신촌 27
우파루파는 꼬리를 자른다 28
파슈파티나트 30
정류장 32
마포나루 33

제2부
그물 37
사회생활 38
점프 컷 40
상자 42
일기 44
바보 45
야구선수 46
사전 48
보폭을 좁히며 걸었다 50
사유의 경계 51
첫눈 52
지구의 늘보 54
Good bye To you 56
교실에서 58
문화 60

제3부
배가 고프면 맛있다 63
우리를 기도합시다 64
시간의 기차 66
쓰다듬기 67
흔적 68
살짝 69
태양의 후예 70
모래의 여자 71
테니스 72
사과 74
주산지 75
보리밭 76
물집 77
바통 78
모만님 80

제4부
우리의 동화 85
혀 86
외식 88
가로등 90
자라지 않은 마음 92
여름의 서시 93
치마가 뒤로 당길 때 94
당신과 나의 길에 샬롬 96
해마다 사월이면 98
여자 100
A와 B 102
받아쓰기 103
파랑에서 104
날마다 읽는 책(rap) 105
내게 연못을 주세요 106

제5부
피사체 109
너를 이해할 수 없어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110
갈피를 들추어봐 112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날 114
꽃비가 내리면 116
갈등 118
그 집 120
일일 일식 122
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해 124
산책 126
그 여자의 시간 128
시장보기 130
거미 132
고양이 134
죽부인 136
모과의 속도 138
때와 때를 지나가는 중이다 140

해설_다시, 연못으로 걸어가기/김상혁 141

저자소개

김지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수필가, 스토리텔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9년 한국문학예술총연합회(예술세계 신인상 등단) 성동구 주부백일장,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 장원 동서커피문학상, 경찰청 개청 문학상 수상 웹북 시조 신인상, 한국문학예술 단편드라마 신인상 국민일보 신앙시 신춘문예 당선 (사)한국문인협회 이사, 광진문인협회 11대 회장 역임 강진모란촌, 강진문학, 시산문, 전국어머니편지쓰기 회원 저서 시집 『내 안의 길』 『태양』 『내게 연못을 주세요』 『섭리의 밥』 시조집 『바람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아』 에세이 『시간의 나이아스』 전자책 『시간의 나이아스』 『1929년 오준임, 그래도 꽃길이었어요』 그림책 『나는 작가랍니다』 『나비야 문장 채집하러 가자』
펼치기

책속에서

출근

새로 건축하는 곳을 지나면서 집에도 뼈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등뼈로 콘크리트가 부어지면서 나는 경직되기 시작했고 표피와 세포가 서로를 당기는 것이었다

죽었다면 뻣뻣해졌을 것이고 수평으로 누워있으면 잠을 잤을 것이다 잠을 자면 하루가 검은 보자기에 싸여 나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새파랗게 질린 입술로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고 손에 잡히는 종이를 구기다가 영수증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 말이 밖으로 나왔고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이 눈을 흘기며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갔다 지하철 통로 한가운데 사람들이 드물어지는 동안에도

눈 뜨고 볼 수 없는 것을 보면서 등뼈가 쑤셨고, 물이 시멘트와 섞이는 것을 보았다 시멘트가 철골 사이에 부어졌고, 길을 걷는 동안 경직은 계속되었다


내게 연못을 주세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물방울로 집을 짓고 싶어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비가 와도 비 맞지 않게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푸른 하늘을 들이고 싶어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구름 한 점 베어다 나의 근황을 희석하고 싶어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어디에 자리 잡아도 어색하지 않게
내게 연못을 주세요
내 속에 비명을 지우게
내게 연못을 주세요
오래도록 받친 기도에 젖도록
내게 연못을 주세요
다시 한번 목숨을 건 사랑에 빠지게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생을 해석하지 않으며 그냥 젖을게요
내게 연못을 주세요, 네


역과 역

사람이 타지 않은 역에서는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아

떠난 너를 기다렸었는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렸지

지는 해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어두운 길 여름비도 추웠어,

운동화의 밑창에 달라붙은 흙이 점점 무거워졌어,

역의 중간쯤 지나가고 있을 때 저만치 달려오는 차를 보았지

나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어, 차는 그냥, 지나쳐갔어

창가에서 손을 흔들어주던 작은 손을 뒤로하고

역에 도착했을 때 차는 떠난 뒤였지

나무 의자에 앉아 버스가 지나가는 역들을 읽었어,

역에 닿으면 버스가 떠났거나 아니면 아직 오지 않았거나,

어색한 손을 꼼지락거리며 건너편 건물의 유리창을 바라보다가

역과 역 사이를 다시 걸었어,

가로수는 푸르고 아름다웠어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고

너의 품속으로 뛰어 들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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