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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749527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03-02
책 소개
목차
작은 눈사람
벌금 만 원
자살하러 가는 길에
친구
인생의 조언
내향적인 홍이
인생 박물관
생애 첫 낚시
우주의 법정
친절한 그녀의 운수 좋은 날
도굴꾼의 아들
할머니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
좋은 일을 하면 다 돌아온다
찰나를 사는 남자
멍청한 악마
결정된 편지
복수심의 크기
인생 최고의 업적
인간은 신을 언제 믿는가
커튼 너머의 세상
가족과 꿈의 경계에서
천사의 변장
누가 내 머리에 돈 쌌어
위로가 힘든 사람에게
그의 일대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즐거워하는 동창들의 모습은 남자에게 지옥이다. 불과 몇 초가 그에게는 몇 년이다. 남자의 얼굴은 반장을 향한 증오와 배신감을 숨기지 못한다. 이윽고, 벌금 그릇을 든 누군가의 손이 남자의 앞으로 내밀어졌을 때, 남자는 주머니 속의 만 원짜리를 꽉 움켜쥔다. 짧은 순간 그는 갈등한다. 만 원 안 내고 도망칠까 가? 장이라면 그래야 한다. 그깟 창피함, 그깟 자존심보다 우유 한 팩, 쌀 한 줌이 중요하다. 동창들이 수군거리든 말든, 내 이미지가 어떻게 되든 말든. (「벌금 만 원」)
집에 돌아와 엄마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많아졌다. 평소 엄마의 꿈 같은 건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엄마의 꿈은 그냥 엄마인 줄 알았다. 한데, 17년 전에는 엄마도 나처럼 꿈이 있었다. 그 꿈을 펼칠 기회도 있었다. 어떤 마음으로 꿈을 포기했을까? 엄마는 정말로,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을까? 만약 엄마가, 엄마를 위한 인생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았을까?
(「가족과 꿈의 경계에서」)
아침에 눈을 뜬 청년은 오늘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전혀 갚을 수 없을 것 같은 수천만 원의 빚은 절망적이었고, 벌써 며칠째 집에만 처박혀 있는 한심한 처지가 너무 싫었다. 그래서 어떻게 죽을까? 결정은 쉬웠다. 꾀죄죄한 그의 몰골을 물에 던져버리면 그만이니까. 바다? 저수지? 역시, 바다. 청년은 바다로 가기 위한 돈을 긁어모으려 방 안을 뒤졌다. 은행 행사에서 받았던 돼지 저금통을 가른다면 몇 푼은 나오겠지. (「천사의 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