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0893336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 안정적인 직장을, 왜?•4
1장 멈춰진 시간 _2019년 스승의 날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함
01 스승의 날, 그 사건•15
02 알 수 없는 통증의 시작•24
03 너무 억울하고 분해•29
04 교사니까, 용서해야지•45
05 죽음의 공포, 알 수 없는 발작•53
06 밖에 나가기가 무서워•59
07 트라우마, 나는 나을 수 있을까•67
TIP01 1밀리그램의 효과(약물 치료)•70
TIP02 감정 온도계(심호흡법)•74
2장 경계 밖으로 _나의 고통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01 참신한 고문관•81
02 아직 죽을 수 없어•90
03 혼자서는 힘들어•96
04 병밍아웃•103
05 불안한 사람끼리 만나면•109
06 시절인연 : 다시, 사람•114
07 동행 : 결국, 사람•118
TIP03 다섯 가지 알아차리기(오감 훈련법)•121
TIP04 자기 상태 분석하기(공황 일기)•124
3장 오롯이, 나 _‘나답게’ 살고 싶다는 간절함은 선택이 아닌 생존 본능이 되었다
01 숨 고르기•133
02 나한테 착한 사람•140
03 프레임 브레이커•146
04 매일, 사소한 성공•152
05 내 우주는 내가 만들 거야•157
06 섣부른 시도는 하지 마•164
07 사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170
TIP05 괜찮아!(자아 객관화하여 공감하기)•175
TIP06 공황장애로는 안 죽어!(파도 명상법)•177
4장 스스로 치유자가 되려면 _용서라는 결론을 미리 내리지 않고, 서서히 치유되는 마음속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01 habit : 眞, 행하라!•183
02 mind : 용서도 때가 있어•190
03 talk : 원하는 것을 표현해라•196
04 body : 분노의 페달•201
05 enjoy : 취하거나 미치거나•206
06 growing : 구르는 돌, 사십춘기•212
07 healer : 두려움을 넘어서는 간절함•218
TIP07 생각을 관찰하면 변화될 수 있어(관점 전환)•223
TIP08 내면의 목소리를 행동으로 표현하기(힘찬 포옹)•226
에필로그 질병을 숨기는 사람들•228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후 2학년 교무실로 간 나는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 펑펑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견딜 수 없는 온갖 감정이 뒤엉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눈물이 쏟아졌다. 그 누구도 살면서 나에게 이런 순간이 올 거라고 가르쳐주지 않았다.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에서는 교과 지식을 가르치지, 상담 기술이나 위기 순간의 대처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14년 동안 많은 연수를 들었지만, 이런 순간에서 가장 지혜로운 교사의 대처법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교사니까 용서해야지, 왜 그렇게 열심히 지도하니? 성격이 예민해서 별거 아닌 거에 공포심을 느끼지.” 이런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아니라 그냥 들어주는 일. 엄청나게 아프고 힘들었음에도 어떻게든 ‘5월의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매일 출근하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내가 원했던 것은 하나였구나. 피해자의 말보다 가해자의 말을 더 듣는 듯한 분위기, 너무나 모욕적이었는데 위로보다 타인의 평가를 들어야 했다. 가해 학생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동료 교사로부터 받은 2차 가해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게 했다. 커다란 벽을 마주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을 느낀 순간, 결국 번아웃되었다.
꼭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 이렇게 온몸으로 공감하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스스로를 치유할 에너지를 얻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하늘에서 공정하게 부여한 인권, 그것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러나 내 꿈은 무참히 깨져버렸다. 그것도 스승의 날, 사건이 발생하기 전 평소 우리 반 하고 싶다며 친하게 지낸 김도식에 의해 철저히 부서졌다.
사건 이후 김도식은 웃고 다니는데 난 늘 울고 다닌 것 같았다. 학교는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내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그냥 참고 넘어가라는 식이었다. 나를 피해자로 인지하지 않는 분위기에 너무 힘들었다. 교권보호위원회와 선도위원회를 요구하면 그 결정과 책임을 회피하는 부장교사들. 서로에게 업무 떠넘기기 바쁜 모습에 상처는 배가 되었다. 반복되는 거절은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렸다. 보이지 않는 단단한 유리 벽에 갇힌 답답함을 느꼈고 자기 패배의 신념이 형성되었다. 결국 마음에서 비롯된 문제가 발작 증상으로 드러났고 이후, 좀비 같은 삶을 견뎌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