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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085884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3-03-15
목차
1부 검고, 딱딱한 꿈
흘림
냉장고와 엄마
개기월식
죽 쑤는 여자
입술 1
바람난 가족
플라이 미 투 더 문
하얀 태양
F형 종족의 저녁
전략 1
구름공장장 최 씨
손을 버리는 두 가지 방법
5월에 눈 녹고
지도 접는 법
타투의 서사
콜드 케이스
경제적인 연애
모자의 안과 나의 바깥이 만나면
청바지
늑대
2부 놀러 와, 입장료 대신 노크
나비들 1
너무 말랑말랑한 엄마
논리적인 방
시계
엄브렐러
오래된 습관
소주병 따는 법
아인슈타인 오토바이
바람은 어디서
녹는 국화
번창하는 사회
지퍼
꿈 1
착한 우리 사장님
한밤의 데이트
스타킹 골목
생물학습
9160
바늘의 생활
나비들 2
3부 더, 검은 꿈
미완료
꿈 2
슬리퍼 같은 저녁
쌍문동 봄바람
포유류의 습성
겨울연가
해적들에게
방방 1
말과 말
구름의 이력서
플라스틱 요람
볼 수 없는 새
박쥐
시소의 깊이
평화세탁소
입술 2
일인칭
우리 그렇게 해요
전략 2
비 그칠 때까지만 머물겠습니다
해설 _ 말을 벗어나는 두 가지 말의 방식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흘림
흘림은 징후적이라서
흘림은 따뜻한 오해라서
직사각형 직원 회의보다
점심을 먹고 나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라서
너는 자꾸 너를 흘리는구나
꿰맨 자국처럼 조마조마하고
야단을 치다가도 머리를 쓰다듬어 주게 만드는 기술이라서
오늘은 너에게 자꾸 눈길이 가고
못마땅하면서도 어느새 어깨에 손이 올라가 있고
그러므로 흘림은 도무지 오해
내 어깨 위로 흘러내린
네 검은 머리카락처럼
끝까지 자라는 징후
F형 종족의 저녁
그의 성질은 ‘문다’입니다
사정거리 안에 먹이가 들어오면 한 방에 물어버리는 그의 혈액형은 플라스틱 f형, 주로 하체에 흥분합니다
단단한 턱뼈를 가진 입의 종족으로 진화하기 위해
신체의 다른 부분을 퇴화시킨 그들에게
근육질, 어떤 단백질도 물리는 순간 핏기를 잃고 축 늘어집니다 이빨 자국은 도망가도 금방 찾기 위한 표식, 저녁의 나뭇가지 그늘은 모두 물었다 놓친 몇 번의 실수로 만들어졌습니다
주로 햇살 좋을 때 사냥을 하고
사람의 단백질을 물어 증식해 왔지만
플라스틱 f형도 혈액의 노화는 이길 수 없나 봅니다
지난봄부터 먹잇감을 자꾸 떨어뜨리는 그는 이제 흘리는데 더 익숙합니다
사람의 살 냄새가 밴 집게형 옷걸이
그의 성질은 ‘뱉는다’입니다
최상위 포식자 인류에 가까워지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고 뜯는 턱의 방식으로 진화해 온 종족이
이제 뱉고 흘리는 방식으로
사람을 떠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