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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 > 육아법/육아 일반
· ISBN : 9791191090987
· 쪽수 : 23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서문
1장. SNS 시대, 아이들에게 열린 새로운 세상
2장. 망각에는 치유하는 힘이 있다
3장. 멀티 스크린 시대, 기억은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4장. 끝까지 따라붙는 꼬리표
5장. 디지털 시대, 사라질 권리를 찾아서
결론. 망각, 자유 그리고 정보
주
감사의 글
리뷰
책속에서
신경 과학자 도나 브리지Donna Bridge와 조엘 보스Joel Voss는 2014년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로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관찰한 결과 뇌가 기억을 ‘편집’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유지되지만, 적절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쳐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의 자아의식은 쉽게 왜곡되거나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중학교 졸업앨범에 실린 사진이 정확히 어떠한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많은 청소년이 아주 작은 흠결을 찾아낸 후에도 벗어날 수 없는 무능력의 낙인이자 치욕의 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
하지만 이것들은 진정한 기억이 아니다. ‘이후 삶’의 경험을 통해 생겨난 온갖 인습과 검열 충동이 더해지면서 유년기 기억이 ‘가공’된 것이다. … 우리의 유년기 중 상당 부분은 망각되거나 적어도 ‘은폐’되며, 따라서 우리 기억은 대개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건들이 새로운 맥락으로 뒤바뀌고, 한 번도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데 소환되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객체가 우리 삶 전체를 대체하기도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잊는 것과 잊힌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면, 성인기까지 간직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잊고, 잊혀야’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바로 이 과정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
니체는 망각 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는 행복도 희망도 현재도 없다고 단언했다. 망각 능력을 상실한 사람은 “그 무엇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니체는 인간 본성의 묘한 모순을 지적한다. “바로 이처럼 망각할 수밖에 없는 이 동물에게 망각은 강인한 건강의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이 동물은 그 반대 능력인 기억의 도움을 받아 특정한 때에는 망각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니체는 망각이 기억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하기보다, 오히려 기억이 망각이라는 고마운 습관을 위협한다는 정반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망각은 천박한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단순한 타성이 아니라 엄밀한 의미에서 적극적인 억제 능력”이라는 게 니체의 주장이다.
기술 기업들이 보유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정보 저장소다. 19세기의 목재와 철강처럼 정보는 이제 필수 자원이 됐다. 아직 수익 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디지털 플랫폼들이 수백만 달러의 가치로 인정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그 가치는 10억 달러에 달했다. 광고가 직접적인 수입원이긴 하지만, 이 기업들의 가치는 보통 정보를 만들어 내고 이를 이용해서 더 많은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에 근거한다.
요즘은 활동가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 이 플랫폼 기업들은 아주 많은 것을 얻어 낼 수 있다. 모든 트윗이나 페이스북 게시글, 인스타그램 이미지는 일단 게시되고 나면 원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바로 통신자본주의의 힘이다. 조디 딘의 표현을 빌리자면 통신자본주의는 “우리의 모든 행동을 빨아들여서”, “우리의 모든 상호작용을 자본을 위한 원자재로 변화시킨다.” 우리는 정보를 ‘탈취’ 당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