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큰글씨책] 벨롱장에서 만난 사람](/img_thumb2/979119119251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192513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2-04-28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8
구영사 / 13
되돌아 봄 / 45
너의 말이 옳다 / 77
아라쿠노캄파 루미노사 / 107
민들레를 꿈꾸다 / 137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 170
도둑과 풀 / 200
오월의 첫날 / 231
벨롱장에서 만난 사람 / 262
파도를 넘는 방법 / 297
내가 죽기 전에 / 329
혹 / 361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비로소 구영사의 사연을 알 수 있었다. 콩콩콩, 도마를 두드리는 소리에 그녀의 울음은 들리지 않았다.
904, 구영사는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었다.
아무것도 필요 없다. 너희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봄날이니 따사롭고 여름에는 피서 가고, 가을에는 단풍놀이, 겨울엔… 겨울이 오면 따듯한 방에서 둘이 손잡고 잠자면 되고….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가스레인지를 켰다. 새파랗게 올라오는 불꽃에 가슴까지 서늘해졌다. 얼마쯤 열기가 느껴졌을 때, 나는 냉기가 가신 계란을 터트렸다. 닭이 품었던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당신의 할머니를 본 적은 없지요. 고종 황제를 뵌 적은 더더욱 없구요. 당신의 어머니가 마사에인지도 나는 몰라요. 하지만 당신을 믿어요. 당신의 꿈을 믿고 당신의 믿음을 믿어요. 소망이의 꿈을 믿고 소망이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믿어요. 세상이 당신을 광녀라 불러도 나는 당신을 분홍이라 불러요. 당신의 그 아름다운 춤을 찬미하고 당신을 가두고 있는 세계에 짙은 어둠이 있음을 믿어요. 어둠 속의 그 세계는 견디기 힘들지만 언젠가 당신은 길을 찾을 거예요. 아무리 깊은 어둠에도 한 줄기 빛이 스미는 길은 있어요. 그 길을 찾아 어둠을 이겨내는 당신을 믿어요. 분홍이 당신을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