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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91191199093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1-02-25
책 소개
목차
펴내는 글 … 004
1장 초창기의 기억들
행안이 통과해 온 시간들 … 010
발돋움을 위한 구름판 … 016
행안만의 연중 돌봄교실 … 018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일, 학교군 사업 … 021
2장 새로움을 꿈꾸며
혁신 초창기의 노력들 … 026
우리가 원하는 배움의 터전 … 030
중심이 된 기획들 … 033
교장, 변화의 중심에 서다: 오향주 전 교장 … 037
수업의 변화, 평가의 변화 … 039
나무, 그리고 선생님 … 043
배움의 공간을 꾸리며: 은미숙 교장 인터뷰 … 048
공간혁신, 별 연못: 양정환 교사 인터뷰 … 055
복구에 대한 감각 … 062
3장 우리라는 이름 속에서
행안초 다모임의 역사 … 066
행안을 기억하며: 윤서연 졸업생 인터뷰 … 081
배우고, 깨치고, 성장하며: 사계절 참여학교 … 086
참여학교에 관한 추억: 이승준 교사 인터뷰 … 094
시스템은 없다 … 100
건강한 활기 속 스포츠축제: 김승석 교사 인터뷰 … 104
4장 더 나은 배움을 위해
교사학습공동체 … 112
행안의 교사들: 김지혜 교사 인터뷰 … 114
내 마음속 학교: 박정현 교사 … 121
5장 학부모라는 이름
행안의 학부모들 … 126
행운단: 권선자 학부모 인터뷰 … 128
6장 혁신+혁신
행안 혁신의 원동력: 정용수 교사 인터뷰 … 136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 … 141
책속에서
[펴내는 글]
학생 교사 학부모
함께 걸으며 함께 꿈꾸는
이미 지나간 것들을 기록하는 것에는 숱한 방식이 있습니다. 다만 기록자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역할이 부과됩니다. 그는 진실의 섬세한 신경망을 들여다보며 진단하는 의사처럼 치밀해야 하고, 때로는 과거라는 이름의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가 책등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사서가 되기도 하지요. 무엇보다도 실제로 ‘일어난 일’과 페이지 위에서 ‘일어날 일’ 사이에 통로를 건축하는 사람으로서 신중해야 합니다. 분명 하나의 시각은 하나의 통로가 되고, 독자들은 그 길을 따라 기록자가 가까스로 복원해낸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길은 반듯하기도 하고 구불구불하기도 합니다. 사실 길의 형태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끝에 펼쳐져 있는 풍경이 얼마나 선명한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본을 따서 그린 그림(기록된 텍스트)은 아무리 그 실력이 좋아도 결코 원본(진실)이 될 수 없고, 제 아무리 성실한 사서라고 할지언정, 그의 손길이 닿은 책보다 미처 닿지 못한 책들이 항상 저 높은 칸에 꽂혀 있습니다. 결국 모두가 잊어버리고 만 어제라는 것도 있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모든 종류의 르포는 조금씩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풍화되어가는 시간을 붙잡으려고 하는 손아귀 밖으로 모래 알갱이처럼 빠져나가는 사연들이 있습니다. 문득 그렇게 빠져나가버린 사연들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입니다.
이 책은 전라북도 부안에 위치한 행안초등학교의 지난 혁신과정을 옮기고자 시도한 책입니다. 행안초등학교에 계시는(혹은 계셨던) 선생님들과 학생들, 학부모들을 만나 그들의 기억과 이야기들을 모아서 꾸린 회고록입니다. 때로는 외부인으로서 그 기억들에 작은 주석을 달아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벚나무들이 큰 품처럼 드리워져 아름다운 학교로부터, 교육이야말로 가장 치열한 협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누가 되었든지 유년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즐겁게 깨치고 새롭게 꿈꿀 수 있는 힘이 주어져야만 합니다.
분명 깨닫는 것에도, 꿈을 꾸는 것에도 근력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 근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교육 제도를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특히 긴 시간 동안 이 책의 내용을 함께 고민해주시고 꾸려주신 김지혜 선생님, 제게 언제나 힘을 실어주셨던 책마을해리 편집팀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