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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1211405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1-07-29
목차
24. 만능
25. 새해
26. 폭풍
27. 진출
28. 확대
29. 희망
30. 본선
저자소개
책속에서
같은 시각.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검은색 세단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뒷좌석엔 누가 봐도 꽤 잘나가는 기업인이 연신 짜증스럽게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니, 시발아. 그러니까 왜 내 말을 한 번에 못 알아먹냐고! 일단 교도소 들어가라고! 그리고 니 애새끼들 중에 하나 꼬셔서 몸빵 세우라잖아!!”
기업인은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죽여버릴 기세로 소리를 질러댔다.
“뭐? 야. 니 밥줄을 내가 왜 책임져?! 니 사채 사업장 털리는 게 내 탓이냐?! 그러니까 내가 시킨 대로 그 할매를 똑바로 처리하든가. 개새끼들이 판은 니들이 엎어놓고, 왜 내가 책임을 져? 끊어!!”
전화를 끊은 기업인이 핸드폰을 냅다 운전사 쪽으로 던졌다.
“늙어빠진 할망구 하나 똑바로 못 따놓고 시발새끼가. 후―”
긴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감싸던 기업인이 짧게 읊조렸다.
“강주혁 그 새끼가 어떻게 알고 나타났지?”
때마침 고급 세단은 높디높은 빌딩 앞에 도착했다. 빌딩 입구 위에는 회사 상호가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 태신식품
기업인은 박종주였다.
“6·25 전쟁 배경이라…….”
호기심이 동한 주혁이 1번 ‘6·25 전쟁 배경’ 키워드를 선택했다.
“탁월한 선택! 강주혁 님이 선택한 키워드는 ‘6·25 전쟁 배경’입니다!
‘6·25 전쟁 배경’을 모티브로 찍은 영화 폭풍이 개봉과 함께 첫날에만 관객 70만을 넘기며 국민에게 극찬을 받는 영화로 성공을 거둡니다. 한편 폭풍을 찍은 심황석 감독은 시나리오가 좋았으며 작품을 집필해준 작가에게 감사한다며 입장을 밝힙니다.”
그렇게 보이스피싱은 여지없이 끊겼다.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리며 주혁이 슬쩍 웃었다.
“심황석 감독이라…… 실력이야 있지. 다만.”
심황석 감독은 강주혁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여자를 좀 밝혀서 문제지.”
60세를 바라보는 심황석 감독. 그는 예전부터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에 캐스팅된 여배우에게 치근덕거리기로 유명했다.
“그…… 민감한 질문일지 모르겠는데, 강주혁 님은 작년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5년 정도 은둔생활을 하셨는데. 세상으로 다시 나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답이 늦을 줄 알았는지, 질문한 메인 작가가 앞에 놓인 맥주잔을 들었다.
하지만 주혁의 대답은 곧장 나왔다.
“보이스피싱을 당해서요. 그 이후로 살고 싶어지더라고요.”
“……예?”
“방금 뭐라고?”
요상한 표정을 짓는 박한철 PD나 메인 작가를 보며 피식한 주혁이 고기 한 점을 추가로 집으면서 말을 이었다.
“하하,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