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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91247527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5-04-02
책 소개
목차
1부: 꿈과 몽상
몽상
1. 실러와 괴테: 어느 문외한의 비전
2. 어느 크고 오래된 도시에서: 미완성 노벨레
3. 건강염려증 환자가 있는 풍경
4. 황후의 아침
5. 저녁의 목신
6. 두 번째 자아: 새해 전야의 성찰을 위한 이야기
꿈
7. 이그나츠 예조베르의 『꿈의 책』에 실린 꿈들
8. 너무나 가까운
9. 이비사에서 꾼 꿈
10. 꿈꾸는 사람의 자화상들
손자 | 관찰자 | 구애자 | 식자 | 비밀 엄수자 | 연감 편찬자
11. 꿈 1
12. 꿈 2
13. 또 한 번
14. 투트 블라우폿 턴 카터에게 쓴 편지
15. 어느 크리스마스캐럴
16. 달
웰티의 <달밤> | 물잔 | 달 1 | 어둠 속에서 | 꿈 | 달 2
17. 일기
18. 서평: 알베르 베갱, 『낭만적 영혼과 꿈』
2부: 여행
도시와 이동
19. 숨기고 있던 이야기
20. 비행사
21. 아버지의 죽음: 노벨레
22. 세이렌
23. 흙먼지로 흩어져버린: 노벨레
24. D...y 저택
25. 서평: 프란츠 헤셀, 『내밀한 베를린』
26. 서평: 범죄소설은 여행 중
땅과 바다의 풍경
27. 북유럽 바다
도시 | 꽃 | 가구 | 빛 | 갈매기 | 조각상
28. 고독의 이야기들
성벽 | 파이프 | 불빛
29. 마스코테호의 항해
30. 선인장 울타리
31. 서평: 풍경과 여행
3부: 놀이와 교육론
32. 서평: 프랑크푸르트 동요 모음집
33. 문장 공상
34. <디 리터라리셰 벨트>에서 제작한 1927년 벽걸이 달력
35. 수수께끼
외지인의 대답 | 간명하게
36. 라디오 게임
37. 짧은 이야기들
코끼리를 ‘코끼리’라고 하는 이유 | 배가 발명된 경위, 그리고 그것을 ‘배’라고 하는 이유 | 우스운 이야기: 아직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
38. 네 가지 이야기
경고 | 서명 | 소원 | 감사
39. 1분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40. 행운의 손: 도박에 관한 대화
41. 식민지 교육론: 알로이스 얄콧치, 『동화와 현대』 서평
42. 기초를 푸르게: 톰 자이데만-프로이트, 『놀이 입문 2』 및 『놀이 입문 3』 서평―놀이 입문서에 관한 추가 논의
편집자 해제: 발터 벤야민과 말장난의 흡인력
주
편집자의 말
파울 클레에 관하여
리뷰
책속에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널찍한 대리석 계단을 올라갈 때는 한쪽이 절벽이었는데, 폐허가 된 신전이 절벽 위쪽까지 높이 튀어나와 있었고, 절벽 아래에서는 거센 강물의 슬픈 포효가 전해져오고 있었다. 토실한 남자 하나가 벼랑 앞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었다. 양손을 비비는 모습은 편안해 보였고 웃는 표정은 떨떠름했다. 남자 앞에는 밀랍과 철필이 놓여 있었다. 우리를 본 그가 뭔가를 천천히 쓰기 시작했다. “최초의 문필가, 호라티우스예요.” 나의 인도자가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로 똑똑히 알려주었다. 얼마나 갔을까, 나는 급히 발을 멈추었다. 한 층계참에 주름이 크게 잡힌 토가를 걸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연설 중이었고, 약해 보이는 몸은 연설을 멈추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느라 떨고 있었는데, 큰 소리로 외치고 있긴 했지만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경악에 사로잡혔다.
-- 「실러와 괴테」 중에서
나이 든 백발 남자 하나와 젊은 남자 하나가 조용한 마침표처럼 정적으로 가르고 있었다. 그들은 환자를 싣지 않은 들것을 옮기는 중이었다. 젊은 쪽은 이따금 들것에 시선을 보냈고, 눈에는 눈물이 차오르곤 했다. 얼마 후부터는 입에서 슬픈 노래가 흘러나오더니 산의 절벽에서 수천 번의 흐느낌으로 메아리쳤다. “붉은 아침이여, 붉은 아침이여, 나를 이른 죽음으로 인도하라.”
-- 「건강염려증 환자가 있는 풍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