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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91191266740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3-05-02
책 소개
목차
입구 Entrance
제1전시실。익숙한 곳과 낯선 곳
-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
미술관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
대안공간
복합문화공간
공공미술
명품 브랜드 미술관
제2전시실。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예술가와 미술전시를 둘러싼 사람들
예술가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
에듀케이터와 도슨트
전시 공간 디자이너와 보존과학자
제3전시실。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전시 자유롭게 보기
구상과 추상
그림이 아닌 것
종이
글자
건축
분위기
휴식
제4전시실。예술적 경험
-당신 삶에 내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시 연계 프로그램
온라인 전시
아트굿즈
미술 작품 컬렉팅
NFT 아트
리뷰 쓰기
출구 Exit
전시 공간 리스트
참고문헌
사진출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미술 작품과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문화와 예술에 관한 책은 줄곧 있었지만 어떤 책들은 거리가 꽤 먼 그러니까, 예술이 책 속에만 존재하는 세계처럼 느껴지게 하지요. 물론 그런 책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저는 만들 수 없습니다. 제가 쓸 수 있는 범위는 미술관에 가고 싶지만 지극히 낯설고 두려운 누군가를 위한 글입니다. 또는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누군가를 위한 글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전문가가 봤을 때 새로운 맛 한 스푼 정도 느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시기획론에서 세 사람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기획자, 예술가 그리고 감상자입니다. 실무에 부딪혀보니 감상자를 더많이 생각하고 싶어졌습니다. 제 꿈 중 하나는 좋은 문화 예술 기획자가 되는 것이고, 그러려면 감상자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말로 멋을 낸 예술은 사람들을 달아나게 합니다. 그렇다고 흥미로울 만한 쉬운 이야기만 편집해서 전달한다고 사람들이 예술과 가까워진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감상자들은 조금은 어렵더라도 분명한 표현을 원했고 모호한 담론에 의문을 제기할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예술적 감성과 전시를 꿰뚫어 볼 지혜가 있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더라도 삶을 관통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니까요.
-입구 Entrance 중에서
청소년이 되자 다양한 예술 분야에 탐닉하기 시작했습니다. 명화 엽서를 사서 책상에 붙이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다니고, 음반을 사기도 했어요. 아 참, 음반 하니까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눈물이 날 뻔했어요. 노래하는 사람이 몹시 슬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덩달아 슬퍼졌습니다. 노랫말을 천천히 읽으며 그림이나조각은 아니지만,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음악과 글이 가진 아름다움을 알게 된 거죠. 그리곤 보라색이 감도는 잿빛 바탕에 초승달이 수놓아진 앨범 커버를 봤는데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명확한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미술전시회를, 미술 작품 감상 이야기를 한다면서 갑자기 다른 길로 샌 것 같죠? 그러나 이런 얘기는 필요합니다. 미술전시회에 흥미를 갖고 작품을 더 즐겁게 감상하려면 다채로운 창작물이 주는 감각과 경험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미술전시회는 전시장에 덩그러니 작품만 놓여 있지 않습니다. 전시 서문이 있고 주제와 미적 유희, 때론 카타르시스도 있습니다. 전시회 포스터도 전시 작품과 연관 있습니다. 앨범아트가 음악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요.
음악, 영화, 문학을 즐기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은 오래된 미술 작품은 물론 더없이 난해한 동시대 미술까지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미술사를 알고 미학을 이해하는 폭이 넓은 감상자만큼 슬픈 노래를 듣고 울컥할 줄 아는 이도 훌륭한 감상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1전시실。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 중에서
아트페어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것은 1913년에 열린 미국 최초의 국제 현대 미술전 ‘아모리 쇼’입니다. 뉴욕의 한 무기 창고에서 진행된 아모리 쇼는 유럽에서 건너온 표현주의와 입체주의 같은 모더니즘 작품이 처음으로 미국에 소개되었는데요. 눈코입이 여기저기 붙어있고 신체가 조각난 모습을 보이는 큐비즘 작품에 당시 관람객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때 소개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2>는 익숙하던 부드러운 육체가 아닌 관절마다 뚝뚝 끊긴 듯한 신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면인데도 다양한 각도를 한 화면에 담아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데다, 낮은 채도의 색은 인간과 기계의 이미지가 중첩된 듯 기괴한 구석마저 있죠. 전형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시각 예술이 보여주는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아름다움’이었는데, 전쟁과 자본주의가 도래한 모더니즘은 목적지가 바뀌었습니다. ‘새로움’과 ‘개성’인 것이죠. 평화로운 풍경화를 보다가 피카소Pablo Picasso의 <아비뇽의 처녀들>을 본 순간 소소한 충격을 받았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세상에 없던 그림을 처음 본 그 당시 사람들의 충격은 아마 이보다 더 컸을 거예요.
-제1전시실。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