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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283709
· 쪽수 : 267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머리말
봄 ------ 진동에 와서 닭장을 만나다
병아리와 그 엄마
함께 먹고 산다는 것
사랑
여름 ----- 너와 나의 소임
길들이고 길들고
희생
더위와 성숙
가을 ------ 주님 손안의 연장
감사
낭만과 살상
인연
겨울 준비
추운 날, 따뜻한 추억
겨울 ------ 당신께 가는 날
성탄, 한 해의 마무리
새해가 오다
청소와 정리
현대인들의 로망
다시 봄 ---- 봄 준비
설
반성
봄의 닭장과 병아리 전구
우리
맺음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침에 닭장에 들어가서 손을 높이 들고 축복기도를 하였다. “좋으신 주님, 닭 형제들이 오늘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지내도록 돌보아 주시고, 달걀을 깨어 먹는 닭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고 알도 잘 낳고 하루를 무사하게 보내도록 주님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그리고 닭에게 물을 주고, 닭들을 밖으로 내보내서 풀을 뜯어 먹고 흙으로 목욕을 하도록 자유를 주었다. 그리고 닭똥을 치웠다.
모이를 뿌려주자 밖으로 나갔던 닭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수탉 두 마리와 암탉 스물두 마리이다. 수탉은 대장과 서열 두 번째 닭이다. 서열 1번의 회색 닭은 무력으로 2번 닭을 쪽도 못 쓰게 하고 구박이 심했다. 2번 닭이 암탉과 짝짓기를 하려 하면 가차 없이 쪼고 물고 못되게 굴었다. 그 꼴을 보면 내가 “야, 물러나지만 말고 ‘도전’, ‘도전’을 해” 하면서 늘 응원을 했다.
12시에 점심을 먹었다. 한 장의 김을 반으로 나누어 먹었는데 밥을 다 먹고 나니 김 세 장이 남았다. 그래서 그 세 장으로 부족했던 염분을 충족시켜 혀를 만족하게 했다. 거의 맨밥을 먹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오로지 김치나 고추장이나 소금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지 더 맛있는 무엇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후식 후 물을 마셨다. 정신적으로 충만한 만족감으로 행복했다. 황제라 해도 식사 후 정신적인 기쁨을 이렇게 맛보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희미하게 목숨만 붙어있는 병아리를 손안에 조심스럽게 감싸고 계속 기도를 하면서 집으로 왔다.
“주님, 이 병아리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하고 “얘야, 살아나거라. 네가 살아나면 내가 잘 키울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 병아리에게 ‘꼭지’라는 나의 아명을 붙여 주었다. 곧 손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집에 오자 조금 후에 삐약거리며 살아 있으리라는 희망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