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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9138321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2-08-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책을 펴내며
1. 해고예고
첫 만남
2012, 2014
시작
준법 투쟁
농성 초짜
2. 점거 농성
학습권 보장 학생 집회
신임 총장
어려운 숙제
위기의 지방대
퇴거 및 업무방해금지 등의 가처분 소송
수련회
차례
3. 직접고용
진퇴양난
딜레마
연대, 힘, 고민
사람 정현실
강성 투쟁과 속도 조절 투쟁
신의 한 수
승리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주요 투쟁 일지
연대의 말 / 외면하면 안 되는 소중한 분투의 기록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기자들은 기자회견 장면 이외에 현장 노동자가 청소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했다. 조합원이 청소 노동에 대한 외부 편견을 두려워할 것으로 생각해 기자에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뒤늦게 들은 조합원들은 오히려 화내며 기자를 당장 불러오라고 했다.
“방송 촬영을 당연히 해야죠. 제 얼굴 알려지면 어때요? 우리가 지금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그게 중요합니까? 내 얼굴 알려져도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청소 일 한다고 알려져도 상관없어요. 지금 당장 밥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부장님이 잘못 생각하신 거예요. 청소노동자로 살아왔던 내 인생을 단 한 번도 부끄러워한 적 없어요. 이 일을 지키는 것이 제 삶에서 중요해요. 기자들에게 당장 오라고 하세요.”
학교는 용역 업체를 통해서 도급계약했으므로 청소노동자는 학교와 고용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조 가입 전까지 교수 사무실 이삿짐 운반, 잔디밭 풀매기, 학생 축제 세팅 및 뒷정리 등 청소 이외 업무를 학교가 지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교수 개인 숙소 청소도 청소노동자 담당이었다. 노조를 만들어 문제를 제기하자 학교 관리자는 “학교에서 빵과 우유를 줬잖아요”라며 반발했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농성 투쟁 첫날 밤, 실내 취침이니 침낭을 대충 덮고 자면 될 것 같았다. 나는 다른 단체에서 빌린 여름용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2월 말도 겨울에 버금가는 날씨였다. 특히 산 중턱에 있는 대학 본부는 도심보다 추웠다. 첫날 밤 혹독한 추위에 밤잠을 설쳤다. 핫팩 2장에 의지해 새우잠을 잤다. 다음날 전기장판 하나 준비하지 않고 추운 밤을 보낸 내가 안타까운지 지회장은 바로 전기장판과 두툼한 이불을 구해 주었다. 첫날 점거를 어떻게 하고 파업 출정식을 어떻게 진행할지만 생각했지, 어떻게 생활할지는 생각하지 않은 어리숙함이 빚은 참극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