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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1467208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2-04-29
책 소개
목차
제1장, 왓슨 박사의 회고록
제2장, 성도들으 나라
책속에서
나는 1878년 런던 대학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군의관이 되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해 네틀리 육군 병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규정된 교육을 끝내고 노섬벌랜드 연대 소속 군의관으로 임명되었다. 그 무렵 이 연대는 인도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내가 현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제2차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일어났다. 나는 봄베이에 상륙해서야 내가 근무하게 될 연대가 적진 깊숙이 공격해 들어간 것을 알았다. 그래서 길을 재촉하여 그 뒤를 쫓아가 무사히 연대에 합류해 새로운 임무에 종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전쟁에서 나는 계속되는 재난과 겪어야 했다. 마이완드에서 격전에 참가했다가 어깨에 탄환을 맞아 뼈가 으스러지고 동맥까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다행히 전령을 맡고 있던 부하 머레이가 충직하고 용감한 사람이어서, 나를 말 위에 짐짝처럼 싣고 무사히 아군의 진지까지 데리고 돌아왔으니 망정이지, 만일 그가 없었다면 나는 잔인한 적의 수중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나는 후방의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 곳에서 어느 정도 건강이 회복되어 병원 안을 걸어 다니기도 하고, 베란다에 나가 일광욕도 할 만큼 회복되어갈 무렵, 불운하게도 이번에는 장티푸스에 걸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몇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하고는 조금씩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쇠약해져서 하루라도 속히 본국으로 돌아가 요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래서 군의 수송선인 ‘오론테스’호에 태워져 1개월간의 항해 끝에 보기에도 처참한 몰골로 영국 남쪽의 포츠머스 항에 상륙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었기에, 외롭기는 했지만 공기처럼 자유로운 몸이었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이끌리듯 런던으로 향했다. 런던은 이 위대한 왕국의 온갖 인간 말종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하수처리장 같은 곳이었다. 나는 얼마 동안은 런던의 스트랜드 가에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갖고 있던 돈을 앞뒤 가리지 않고 쓰면서 무의미하고도 바보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주머니속이 가벼워지기 시작하였고, 런던을 떠나 어디 한적한 시골에 틀어박히거나 생활 태도를 싹 바꿔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후자의 방법을 택하기로 하고, 우선 호텔에서 나와 옹색하기는 하지만 돈이 덜 드는 하숙 생활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 날은 공원에 앉아 우중충한 하늘을 쳐다보며 그런 결심을 했던, 바로 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