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

작가의 말

가을바람/돌부처/아름다운 이야기/계(契)/대나무꽃/고인돌/공깃돌 놀이/모퉁이/나목(裸木)/섬돌/그만/골나서/알기나 하냐/틈새/만약에/간판/때/무당벌레/설악 화암사(禾巖寺)/풍경소리/용언 형/바람[風]/파란 단풍/자리/지적 장애아/허약(虛弱)/치매 걸린 울 엄마/나

세상에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기도 하고 삶의 개념을 알아보려는 시련도 있었을 것이다. 나도 사막 같은 인생 위에서 삶을 반추하고 개념을 찾아 헤매는 ‘신기루의 낙타’와 같은 일을 해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인생의 반추나 개념을 채 얻지 못했는데 ‘암’이라는 병으로 인해 ‘신기루의 낙타’에서 내려와야 될지도 모르겠다. 하여 틈틈이 모아둔 졸필이 유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헛헛한 마음으로 뭇 선후배님들의 꾸지람을 받을 용기를 내 보았다. 이 시집 《아름다운 이야기》가 읽는 이들 모두에게 삶에 대한 ‘신기루의 낙타’에서 얻는 ‘기적의 시’가 되기를 바란다. 시를 통해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내고 역병을 이겨내는 그런 위대한 ‘기적의 시’ 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언제나/그리움이 있어/아름다운 이야기/꿈으로/이야기하는/아름다운 이야기//행여/멀어질까/망설이는/아름다운 이야기/그럼 그렇지/하고 알아주는/이야기가 있어/아름다운 이야기//자! 이제는/참자 하고 뒤로/물러설 수 있는/아름다운 이야기/그래도 그래도/너와/같이 하고 싶은/아름다운 이야기
-시 <아름다운 이야기> 전문

하 하 하 돌부처가 웃으면/나도 빙그레 웃음 짓고//비는 까닭이 너무 애달파/돌부처도 나도 눈물진다.//폭풍우와 찬 누날에/무심히 마냥 서 있으면서//사연 많은 모든 걸/단단한 몸에 품는다.//몸에 들어 온 아픔은/헌 데 하나 없이 깨끗한데//아무리 원망을 해도/얼굴 한 번 안 찡그리며//원하는 모든 걸/어떻게 홀로 다 받아 들어줄까?//남의 탓만 해 온 난/두 손 모아 용서를 빈다.
-시 <돌부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