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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91191638288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5-08-30
책 소개
56가지 키워드로 한국인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한국인 감정 사전
마음이 아픈 사람이 늘어나고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정신과 및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 흔히들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사실 감정을 안다는 것은 우리 삶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며 사회적 존재로 살아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 특히나 어느 문화권에서나 통용되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넘어 각 문화권마다 그 사회적 맥락 안에서 통용되는 감정이 있는데, 우리 한국인에게는 한국인 특유의 기질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감정들이 있기에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데 이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많은 한국인이, 심지어 사람의 마음 건강을 다루는 정신과의사들도 감정 표현에 억압적인 문화 때문에 한국인들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잘 모르며 감정 인식에 취약하다고 말하곤 한다. 개인의 자율성과 표현을 억압하는 집단주의 문화 때문에, 직장에서는 조직과 윗사람에 치여서,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할 말도 못하고 감정 표현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꽤나 격하게 감정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위 ‘분노 조절 장애’를 보이는 사람들, 아주 작은 불편함도 참지 못하는 프로 불편러와 갑질러, 타인에 대한 참견과 오지랖으로 선을 넘는 사람들, 불공정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까지. 한국 문화가 개인의 표현에 억압적이고 한국인들이 정말 감정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현상들은 어떻게 설명될까?
이 책은 문화심리학자인 저자가 한국인 특유의 문화적 기반에 따른 한국인 감정 체계와 특성을 정교하게 풀어내며 한국인 감정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지점들을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이 책에서는 우선 감정 자체에 대한 기본 이론과 한국인의 감정 경험 방식에 대해 살펴보고, ‘기본 감정, 사회적 감정, 자의식 감정’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한국어 감정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56가지 감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 속성 및 기능, 문화적 맥락에 따른 의미, 표현과 이해의 팁까지 백과사전처럼 자세히 다루며 총 133개의 감정 단어들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감정 단어들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이들, 상담사, 작가, 학부모와 교사 등 사람의 마음을 면밀하게 이해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모든 이에게 감정이 가리키는 방향을 이해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한국인은 감정 인식에 취약할까?
한국인도 잘 모르는 한국인의 마음 비밀을 파헤친다!
“한국인들은 강한 표현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주체성 자기에서 발현하는, ‘나’의 영향력을 미치려는 욕구와 관련되는데, 한마디로 “내가 누군지 알아?!”로 요약된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감정 표현도 매우 섬세하고 적극적이다. 한국과 비슷한 집단주의 문화권 나라로 분류되는 일본과 비교해 봐도 그 차이는 확연하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나의 표현이 제한/억압되는’ 상황을 가장 꺼린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죽어서도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귀신이 될 정도다. 산 사람의 표현이 제한되면 화병에 걸린다. 화병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 의존 증후군이다. (……)
감정은 나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내가 사는 문화의 사람들은 그것을 규정하는 말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 사회 변화와 기술의 발달로 정작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 나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사회 교류와 정서적 지지의 바탕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느끼는 나의 상태를 세밀하게 감각하고 표현하는 것은 자기 이해 및 자기실현의 방법이기도 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한국인은 정말 감정 인식에 취약할까?
Chapter 1. 감정의 의미와 한국인 마음 알기
용어로 정리하는 ‘감정’
감정의 요소와 구성 과정
감정의 분류
한국인의 마음 특징
문화적 감정과 한국인의 마음
Chapter 2. 인간의 보편적 경험, 기본 감정
살면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이 온다면_공포
기쁨은 우리 마음 건강의 영양제가 된다_기쁨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이 나를 보호한다_슬픔
한국인은 왜 늘 화가 나 있을까_분노
나와 다른 이들을 구분하려는 욕구가 지나치면_혐오
깜짝 놀랐을 때 진정시켜 주어야 하는 이유_놀람
삶이 괴롭다고 느껴질 때_괴로움
왜 좀이 쑤시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을까_따분함
불안한 한국인의 마음 건강에 중요한 것_안도감
내가 바라는 것들은 여러 감정을 불러온다_바람
무아의 경지에서 자유와 평안을 만날 때_황홀감
Chapter 3. 사회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감정
모든 사회에서 반드시 표현해야 하는 감정_고마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마음이 사무칠 때_그리움
눈이 번쩍 뜨이는 기쁜 순간이 온다면_반가움
내 아이를 바라보는 것 같은 뿌듯한 마음으로_기특함
사회 유지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마음_감동
말로 하지 않아도 금방 드러나는 강렬함_사랑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든든한 이유_소속감
만약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면_신뢰감
더 깊은 사이가 되기를 원할 때 필요한 것_친밀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사람 앞이라면_존경심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마음_정
슬퍼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 만큼 가슴 아플 때_불쌍함
‘넌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다’는 말이 위험한 이유_괘씸함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마음_부담감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실망할 일도 없다_서운함
꼴도 보기 싫지만 관계를 깨고 싶지는 않아_미움
부러워하는 마음이 미움이 되지 않도록_시샘
고독을 즐기는 것도 과하면 해롭다_외로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는_난처함
묘하게 신경 쓰이고 불편한 마음의 정체_위화감
Chapter 4. 자기 입장에서 해석하는 자의식 감정
나의 느긋함이 너를 초조하게 만들 때_느긋함
지나친 기쁨의 표현이 문제가 된다면_흐뭇함
삶의 재미를 찾는 것도 균형이 필요하다_재미
두려움과 맞서 싸워야 할 때 필요한 것_용기
10년 묵은 체증이 한 번에 가시는 쾌감_후련함
자기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지혜의 감정_신명
적절한 자랑은 삶의 활력이 된다_자부심
상처를 입어야 비로소 드러나는 존재감_자존심
불공정과 부당함이 느껴질 때 꼭 필요한 객관화_억울함
남에게 지기 싫은 마음이 나를 성장시키도록_오기
의도치 않은 일이 벌어져 어찌할 바를 모를 때_당혹감
부끄러움은 더 나은 ‘나’를 만든다_부끄러움
죄책감이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될 때_죄책감
더 큰 상실감에 빠지지 않도록_서글픔
억울함의 화살이 나에게로 향해 무력해질 때_서러움
오늘의 아쉬운 마음이 내일의 새로운 힘이 된다_아쉬움
가까운 사람이 못마땅하게 느껴진다면_못마땅함
누군가 나에게 실망했다고 말할 때_실망감
삶의 목표나 기대가 갈 곳을 잃는다면_허탈감
나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는 마음_귀찮음
마음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땐_답답함
지나치게 조바심이 날 땐 목표를 수정하라_조바심
후회할 줄 알아야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_후회
억울하고 서러워도 삶은 이어져야 하기에_한(恨)
혼란스러운 사람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_혼란스러움
부록 신체적 느낌, 맛, 온도로 표현하는 한국인의 감정
에필로그 한눈에 보는 감정 인식법과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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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주인성(agentive) 마음’이란 마음의 주인인 개인이 관장하고 행사하는 자의적 마음을 말하는데, 이는 한국인들이 자주 쓰는 ‘마음’에 대한 표현들에 잘 드러난다. 개인은 마음의 주인으로서 상대방에게 마음을 ‘쓰고’, 마음을 ‘부리고’, 마음을 ‘먹고(작심: 作心)’, 마음을 ‘놓고(방심: 放心)’, 마음을 ‘싣고 거두는’ 행위를 한다. 이때 마음은 개인의 행위를 관조하고 통제하는 ‘주재(主宰)성, 자의(恣意)성’을 갖는다. 주재성이란 마음이 개인의 행위를 통제하는 주체(agent)가 된다는 뜻이며, 자의성은 마음의 작동 방식이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라는 뜻이다. 한국인들은 이러한 주인성 마음, 즉 마음을 먹거나, 잡거나, 쓰거나 하는 면을 중요하게 여긴다.
― 「Chapter 1. 감정의 의미와 한국인 마음 알기」 중에서
한국 문화도 분노의 관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한국인은 늘 화가 나 있다는 외국인들의 관찰처럼 분노는 한국인을 묘사하는 대표적인 정서인데, 실제로 한국인들은 특히 ‘불공정한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한국 문화에서 불공정한 상황과 관련된 감정은 ‘억울’이라는 문화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 「Chapter 2. 인간의 보편적 경험, 기본 감정」 중에서
한국 문화에서 정을 표상할 때 손자에게 뭐든 퍼 주는 할머니를 쉽게 떠올리는데 말 그대로 ‘주고 싶어서 주는’ 마음이 바로 정이다. 이러한 마음은 행위의 주체성과 관계의 주관성에서 비롯된다. 상대가 내 손자가 아니어도, 심지어 상대가 원하지 않아도 내가 주고 싶으면 주어야 하는 마음이다. 여기서 한국인들의 행동 특성, 참견과 오지랖이 발동된다. 상대가 ‘남 같지 않아서’, ‘안쓰럽고 짠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타인의 일에 끼어든다. 물론 이러한 정의 주체성과 주관성에는 장단점이 있다. 정의 행위 양식에서 알 수 있는데 또 한 가지 중요한 속성은 정의 표현이 비언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심전심(以心傳心),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같은 것이다.
― 「Chapter 3. 사회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감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