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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공부

죽는 공부

(정관출 작가의 자전 에세이)

정관출 (지은이)
인타임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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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공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죽는 공부 (정관출 작가의 자전 에세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685244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5-05-08

책 소개

에세이스트 정관출 작가의 자전 에세이이다. 베이비붐 시대에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남성이라면 마치 자신의 이야기로 착각할 만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생생한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목차

프롤로그

제1부 그리움

그 많았던 개구리와 뱀은 어디로 갔을까?
결혼식의 추억바래와 해루질빼때기와 빼때기죽

제2부 삶


나물술돈을 많이 모으는 사람들의 특징남자의 전성시대가 오고 있다.
성희롱
동문서답
부모님의 유전자로삶의 속도 조절
‘존버’ 정신
트로트 열풍

제3부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중증질환자 졸업
죽는 공부
이별

저자소개

정관출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남해 출생. 1988년 건설 분야에 입문하여 현역으로 뛰고 있는 건설 엔지니어이다. 저서로는 에세이집 『반환점』이 있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집에서 쉬는 것보다 밖에서 움직이며 일을 하다 인생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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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살아서든 죽어서든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그냥 서로가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사람이면 좋겠다. 농부는 농사를 짓고, 나 같은 건설기술자는 아파트·고속도로·부두·터널 등을 만들고, 약사는 약을 짓고, 요리사는 음식을 만든다. 그런데 내가 욕심이 많아서일까.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살다가 갈 인간으로서 한 가지만을 하고 산다는 것은 어딘가 좀 허전하고 약한 것 같아서 평소 일기처럼 메모한 글을 묶어 또다시 책을 펴내고 싶었다. 책이라기보다는 그냥 이름 없는 어느 소시민의 일기장이요 독백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셨으면 한다.

- ‘프롤로그’ 중 -


아버지는 말씀도 거의 없고 성격이 내성적이면서 남에게 부탁이나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한마디로 자타가 공인하는 순한 분이셨다. 반면에 어머니는 말도 많고 외향적이며, 특히 말의 반은 욕이라고 할 정도로 입도 거칠고 목소리도 큰 여전사 스타일이다. 당연히 집안의 주도권을 어머니가 쥐고 살았는데,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아버지에게 그날 해야 할 일들을 구두로 지시하는, 직장이라고 한다면 집요하고 무서운 상사였다. 그렇게 수십 년간 그야말로 꿋꿋이 머슴 역할을 하셨는데, 일흔이 넘어서자 아버지가 어머니의 지시에 동문서답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인즉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드디어 아버지의 원한 맺힌 반격이 시작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나는 약자인 아버지를 동정하는 차원에서 소리 없이 응원하였다. 그러자 어머니가 어느 순간부터 메모지에 적어서 그날의 임무를 전달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날부터 아버지는 체념한 모습으로 예전의 착한 돌쇠 아저씨로 돌아갔는데, 독한 부인을 만나서 굉장히 고생하시다가 가신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있다. 얼마 전 큰 누나가 꿈속에서 십여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 어머니도 아흔이 넘어 곧 만나실 때가 되어가니 오면 사이좋게 지내시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손사래를 치면서 한마디를 내뱉고 급히 가시더라고 했다. 아버지의 한마디는 이랬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의 어머니와 반대 스타일의 여성과 이미 재혼하였다. 그러니 더는 그런 부탁은 하지마라.”

- 제3부 ‘동문서답’ 중 -


장례를 치른 이후에 장남으로서 상속이나 유품 정리 등등 여러 가지 해결할 문제도 있고 하여 수시로 고향 마을에 다녀가게 되었는데, 고향 마을의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나와 마주치면 하시는 말씀이 있어서 여담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시끄러운 어머니 때문에 가족묘원에서 같이 쉬고 계신 분들이 잠도 못 주무시고 피곤해 할 것이다. 먼저 가서 계신 분들에게 소란스럽더라도 참고 잘 지내시라고 묘소에서 절을 할 때 반드시 빌어라.”

“호상이다. 부럽다. 자식들 편하게 해주려고 주무시다가 편안하게 가신 것이다. 나도 좀 그렇게 병원에서 고생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어머니께 꼭 전해 달라. 너무 오래 살지 말고, 죽을 때 고생하지 말고, 자식들 짐 되지 말고, 신음소리 없이 죽었으면 좋겠다.”

“그만큼 사셨으면 장수하신 것이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집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시다가 가셨으니 복 받은 삶이다. 이제 부모님 모두 돌아가셨으니 빈집이다. 다들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나니 고향에 거의 오지 않더구나. 너는 시골에 물려받은 집도 있고 장남이니까 자주는 아니더라도 얼굴 잊어먹지 않을 정도로는 왔으면 좋겠다.”

어머니!

못다 한 효도는 다음 세상에서 꼭 마저 해 드리겠으니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그곳에서 좋아하던 술 한 잔에 애창곡 김미성의 〈먼 훗날〉 부르면서 부디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자식들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날까지 지켜주시고 떠나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항상 부모님이 지켜보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이 순간을 귀하게 여기고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며, 한편으로는 ‘삶이란 흘러가는 순간을 단호히 놓아주는 과정임’을 마음에 새기면서 굳건히 살아가겠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기다리지도 않고,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후회 없는 생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3부 ‘이별’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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