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719215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10-30
책 소개
목차
제1부 종種의 기원起源
눈 오는 밤/ 종種의 기원起源/ 히스토리/ 마네킹의 내력/ 고래가 우박처럼/ 벽돌과 벽돌 사이 우리는
제2부 풍경
Perhaps Love/ 그 사람(들)이 사는 법/ 봄/ 월식 - 그들의 나라에/ 어떤 봄날/ 좋은 나라/ 유령의 시간 - 역행침식/ 저물 무렵
제3부 피노키오의 나날
구두 소리/ 유령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시장에 대한 단서/ 나쁜 피/ 목격자를 찾습니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 해 아래 새것은 없나니/ 구름의 안쪽/ 피노키오의 나날/ 목요일에 관한 간단한 주석
제4부 그늘의 깊이
우리가 상상한 공화국에서
제5부 인형 되기
상세 불명의 유전성 운동실조/ 스물/ 독일 여자처럼 시장에 앉아/ 곰인형을 좋아하나요/ 크리스마스 캐럴/ 앵무새 길들이기/ 이 생은 절판될 전설입니/ 비로소 잠
제6부 집으로
잠자는 사람/ 구름이 내게로 왔다/ 꼬리 없는 개들을 요리하는 우리의 자세/ 변신/ 어린이날/ 피안彼岸을 문상하다/ 길 위에서 안부를 묻다/ 끈을 놓다 - 타루초/ 풍뎅이가 날아오는 저녁/ 집으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람 속으로 아이들이 달려간다
바람 속에서 불어오는 아이들 출구를 찾아 아이들은 바람 소리를 낸다 바람 사이로 첫 아이의 그림자가 흐르고
손톱처럼 아이가 자란다
자라는 것들은 모두 깔끔하게 잘라야 해
잘 자라는 아이들의 등에
우리는 총을 겨누고
바람은 넘어진다
잘 넘어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아이들은 공장에 간다
새것을 꿈꾸는 공장은 수줍고 창조적인 곳
공장을 따라가던 아이들이 사라지고
우리는 발생한다
낯을 가리지 않는 상품인 듯
아닌 듯
- 「종種의 기원起源」 부분
날이 저물고 꽃잎처럼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역사 이전의 봄은 아이들의 정원이었지만 역사 이후의 봄은 어른들의 놀이터였습니다 놀이터마다 소음과 악취가 무성했습니다 사막을 가로질러 두 개의 전선이 바다에 닿았습니다 건기를 지나가던 긴 행군 때문이었을까요 전선을 피해 영정사진에 몸을 숨긴 아이들 아이들이 방향 없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 「봄」 부분
담벼락이 무너졌다 텅 빈 한낮을 첨벙첨벙 물수제비 뜨던 오른손이 허공을 움켜쥐었다 허공을 움켜쥔 손목마다 실금이 자랐다 집이 사라지고 사람도 사라지는 맑은 날 축구공은 구르지 않고 자외선만 겹쳐지는 시간 바람에서 바람을 지우면 아이의 시간이 더 어두워질까 아이의 시간이 어두워지면 허공을 포기할 수 있을까 또 누구네 집이 무너졌다 집은 쉽게 부서지는 환절기換節期 같아서 한낮의 온기를 믿을 수 없다 바람에서 바람을 제거했다 축구공이 굴러간다 골목 끝으로 아이가 달려간다 골목 끝에서 아이가 달려온다 텅 빈 한낮을 흔들면서 아이가 달려온다 첨벙첨벙 물수제비 날아온다 저녁이 돌아오는 먼 훗날의 골목길
오늘 죽을 엄마가 어제 죽은 아이를
부르고 있다
- 「유령의 시간- 역행침식」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