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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살아요

근처에 살아요

김혜연 (지은이)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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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살아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근처에 살아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719239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3-11-15

책 소개

애지시선 120권. 2020년 《시와경계》가을호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혜연 시인의 첫 시집이 나왔다. 이 시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상실과 슬픔이다. 비극적으로 사라진 이들과 아물지 않는 상처를 평생 목도하며 살아가는 이들, 여전히 상처받으며 살고 있는 타인들의 비밀일기 같다.

목차

제1부
lento/ 근처에 살아요/ 다이소에서 - 캐스트 어웨이/ 당신을 구하는 문제/ 삼거리 조명가게/ far/ 당신은 귀뚜하미/ 안녕, 저녁의 안녕/ 아파트/ 양말은 반쪽의 아버지를 신고/ 이제 1 - 오월 빼앗긴 당신/ 골목에서의 자세/ 우물의 입술을 닦는다/ 이제 2

제2부
밤의 맛/ 게슈탈트/ 줄리아/ 여름 1/ 나보다 어려지고 나서야 당신은 건져졌다/ 골목/ 상가임대/ 장마/ 낙관 1/ 박스 집/ 우리는 지기만 했다/ 당신은 슬픈 차차차/ 폭설주의보

제3부
나무도둑/ 유괴/ 파열음이 파열하며/ 비밀/ 판례독법/ 여름 2/ 불우해도 고백/ 그 방/ 자해의 역사/ 화분/ 갈치국을 끓이는 저녁/ 반대편의 식탁/ 낙관2

제4부
세이렌 - 뱀의 발성/ 밤의 도마/ 숨바꼭질/ 비누꽃/ 타인의 슬픔을 대하는 번외적 자세/ 묵밥을 먹다/ 여름방학/ 집으로/ 봄날, 마라도/ 몽유/ 고양이 버스

저자소개

김혜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0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2020년 《시와경계》가을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주작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너는 춤을 추게 될 줄 몰랐지, 이토록 느린
너의 몸은 너의 발을 따르고
너의 손은 너의 진심을 가려주지
느린 춤일수록 고백에 가깝다는 걸
그 많은 울음에 그을리고 나서야 알았지
너는 쭉 펴진 몸을 가져보지 못했으니
너는 경직되고 웅크리고 듣지 말아야 했으니
가난은 춤도 출 수 없으니
가난은 기껏해야 힘껏 노래할 수 있으니
발목이 묶인 처녀들이 태풍 앞에서 춤을 추지
살아남은 상반신을 나부끼지
기다리는 것들을 향해
결국 오지 않을 것들을 향해
춤이 기도이니
모든 기도가 닿는 게 아니니
어차피 정해진 것들은
다가오는 순서와 상관없이 잔인하지
그럼에도 운명을 들키지 않을 것
지나간 죽음들처럼 방관하며 흘려보내지 않을 것
이 춤을 멈추지 않을 것
너는 춤을 추게 될 줄 몰랐지
너는 이미 기도하지 않으니
모든 것은 그저 오래될 뿐임을 몰랐으니

* Lento: 음악에서 '느리게'라는 뜻. 악곡 전체에 걸쳐 대체적으로 느리게 연주하라는 빠르기표.
- 「Lento」 전문


토끼에게 줄 당근을 씹어 본다
내 입맛은 몇 번쯤 바뀌었나
동물원에 못 가본 내가 쪼그려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토끼는 건성건성 당근을 씹는다

살아요, 라고 말할 때
죽음이 떠다닌 건 몇 해쯤 되었나
죽음이라는 게
당근처럼 한낮처럼
토끼처럼 당근이 씹히지 않는다

나는 긴 표정으로
토끼는 짧은 꼬리로
낯가림을 하고
작은 숨을 쉬지만
풀은 죽지 않는다

근처에, 라고 대답할 때
우리가 되지 못하는 나도
우리,
그 근처에 있구나
그래서 종종만 외롭구나

근처로 소풍 갈 때면
당신이 싸준 김밥이 아직 따뜻할 때면
당근을 쏙 빼어 한쪽에 모아둘 때면
맛있었다는 말에 당신이 웃어줄 때면

괄호 같은 당신이
오후를 깰 때면
살아요 살아요
살아져요
기약분수처럼 남겨진
내가
아무렇지 않게
- 「근처에 살아요」 전문


엉킨 사지들 속에서
삶의 중점 같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씨실과 날실의 틈, 용해되지 않는
숨의 틈의 틈들
지나감의 잔량들

불쑥 불손한 마음 없이도
끌려가게 되는
갓길들과 오래된 길들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벗어
셔츠 한 장 양말 한 켤레를
휘장처럼 널었지

갓 태어난 오월의 눈송이를
바다를 떠도는 갓 죽은 한낮의 별빛을
본 듯한 봄 어느 날
아버지의 복사뼈는 봉분을 닮아
따뜻해 보였지

기다려도 들키지 않는
숨바꼭질에
우리는 옷장 속에서
줄어든 적 없이
까맣게 까맣게 길어졌지

손을 뻗어 기억이 씻긴
자신을 건질 때
관자놀이엔 지나간 적 없는
노을이 번졌을 것이다

벗겨진 양말에서
용해되지 않을 민말들이
흘러나왔을 것이다
- 「양말은 반쪽의 아버지를 신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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