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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401
· 쪽수 : 167쪽
· 출판일 : 2022-11-09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시 없는 삶 – 11
아크로바트 – 14
고스트 스토리—벌꿀오소리 편 – 17
웨인은 꼭 옛날 사람 같다 1 – 21
웨인은 꼭 옛날 사람 같다 2 – 25
웨인은 꼭 옛날 사람 같다 3 – 28
Wayne’s so sad – 32
엑소시즘 – 35
프리 서버 1.0 – 39
제2부
터 – 43
언젠가 본 너의 이야기 – 47
언젠가 본 너의 이야기 – 49
환절기—와타시 1년 – 52
유서—와타시 1년 – 54
카타콤 소년 – 58
텅 빈 마을 – 59
베이스캠프 키드 – 62
제3부
미술관에서 살아남기—와타시 8년 – 67
My heart is full – 69
텅 빈 마을 – 72
내 방에서 살아남기: Google maps—와타시 11년 – 74
세상의 심장 – 76
난민 일기—와타시 111년 – 79
불량배 – 83
언에듀케이티드 – 86
제4부
늦여름의 와타시 – 91
소년열전 – 93
출가 일기 – 95
고스트 스토리—워킹 홀리데이 편 – 97
카우카소스산에 놀러 간 와타시—와타시 203년 – 99
태초 마을—와타시 207년 – 101
지하철 문에 기대서 쓴 일기 – 103
언젠가 본 너의 이야기 – 105
제5부
에듀케이티드 – 111
순수 여름 – 117
뒤에서—민경환에게 – 119
바그다드 카페 – 122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 126
언젠가 본 너의 이야기 – 129
제6부
자생 – 133
바그다드 카페 – 134
대릉원 르포 – 137
바그다드 카페 – 139
언젠가 본 너의 이야기 – 142
일치하는 역사 – 146
해설 이희우 NPC의 자각몽 – 14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프리 서버 1.0
마을은
누가 마을을 드나들며 누가 마을을 공격하고 또 방어하는지
추호의 관심도 없다
시민들 중 어느 누구도 밖에서 온 상인들을 환영하지 않지만
뒷돈을 주고 그들의 물건을 사들이며
날씨는 마을의 중요한 변수이지만 그것은
그것이 중요한 만큼이나 제멋대로다
광장은 자라나는 아이들로 붐비고 그 바로 옆에는
교회보다 튼튼한 교수대가 서 있으며
시민들 중 어느 누구도 판결에 관여하거나 판결을 내리는 자의 얼굴을 본 적 없다
마을에는 가짜 돈이 유통되고 있지만
밥을 짓고 사랑을 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너 역시 생각하고 있잖아
금주법이 시행되면 술 냄새는 거리에서 방 안으로 옮겨 가고
맨정신인 사람은 성공적으로 마을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올 뿐이다
집 나간 아버지들은 저희끼리 몰려다니고 마을의 지리를 자주 헷갈려 하지만
자식을 만나는 날에는 불쌍한 척을 하고 자식들은 아버지를 개자식이라고 부르지만
자신들 역시 자식을 낳길 속으로 원하며
재난이 닥치면 골목은 복잡해지고 쥐 떼는 불어나지만
시민들 중 어느 누구도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다
인망이 두터운 자는 높은 확률로 스파이거나 소시오패스이며 옆집 사람은 자주 사라지고
마을을 떠나지 못한 사람을 우리는 왜 생존자라고 부를까?
나는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시민이며 마을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지만
누구도 내 마음을 증명할 수 없어서 또
아침 해가 뜨고 마을은 출렁거리고 나는 낯설어지고
마을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조금 더 멀어져 있다 ■
유서─와타시 1년
나의 힘은 산을 옮길 만하고
나의 기개는 하늘을 덮을 만하네
그러나 죽여야 할 왕은 이미 다 묻혀 있으니
세상아, 너는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구나
─[와타시의 일기] 중 발췌
사랑하는 백성들아 잘 새겨듣거라
누구도 짐을 그리워하지 말 것 짐을 위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말 것
온 힘을 다해 풀썩,
와타시는 유언을 내뱉으며 쓰러졌다
그러나 세상은 미동도 없고
부러진 젓가락 하나 종묘에 꽂히니
그 많던 인파는 어디에 있느냐
위 증즐가 대평성대
위 증즐가 대평성대
와타시가 흙 아래 누워 주위를 슬쩍 돌아보니
아비들은 죽어서도 교훈이 많네 그러나
죽어서 무슨 놀이를 더 할 수 있을까?
나,
왕 와타시야,
너는 일단 살아야겠다
위 증즐가 대평성대
위 증즐가 대평성대
와타시는 부활을 결정하고는 허공에
연신 주먹을 내지르기 시작하네
쉬익 쉭
그건 입에서 나는 소리일 뿐이고
세상일이 도통 뜻대로 되질 않고
와타시에겐 더 이상
뜻이란 게 없어서
위 증즐가 대평성대
위 증즐가 대평성대
흙에서 걸어 나온 와타시가 홀로 유해를 수습하니
그 모습은 마치 무리 떠난 짐승과 같구나
아무도 와타시를 듣지 않고 보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와타시는 기분이 좀 그랬다 기분이
좀 그래서
와타시는 죽지 않아!
크게 소리치니
슬피 울던 두견새 한 마리
모골이 송연해져 혼비백산하네
위 증즐가 대평성대
위 증즐가 대평성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