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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 잡지 > 베개
· ISBN : 9772586621009
· 쪽수 : 187쪽
책 소개
목차
시 I.
쇼파/ 오유리
목도리/ 권경욱
꽃/ 지곡
물속의 돌/ 이실비
메로나가 먹고 싶은 밤이야/ 조은영
이름에게/ 김도이
유리의 뼈/ 김민지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배새아
그림동화
바다/ 조은정
10분 희곡
대화/ 한소정
단편소설
휴일/ 최민아
알로카시아/ 최한윤
산문 I.
도망에 관하여/ 박소희
시 II.
비명/ 한소리
신상 – ISSUE/ 김미선
인간만 한 슬픔/ 김호수
다이빙/ 임호균
노의 독서/ 소예숙
빨래판/ 정정안
원의 범위/ 정은
산문 II.
도망침의 미학/ 이재희
생활애도/ 이승원
메시는 은퇴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주희
스케치
스케치 2편/ 윤가람
스케치 3편/ 김하리
캐치볼/ 유경
미아/ 박윤하
스케치 2편/ 최지명
남국지몽/ 이아테
현대소송/ 강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 물속의 돌/ 이실비
(...)
울지 않고 끝까지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물속으로 걸어간다
두 손으로 돌을 건져 올리면
손가락 사이로 줄줄 흐르는 투명한
속눈썹
이제부터 깨끗한 눈이야
[산문]
도망에 관하여/ 박소희
(...) 언제나 바다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러므로 도망은 항상 바다 앞에서 끝난다.
눈앞의 광활한 바다를 오래 보다 보면 그제야 제대로 숨 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두워지고, 바다가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린다. 어둠 속에서도 파도는 달려든다. 그 소리를 언제까지고 듣는다. 그러다 돌아오는 날도 있고 근처 게스트하우스 아무 데서나 하룻밤 묵고 돌아오는 날도 있다. 바다를 마주한 도망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두 가지뿐이고, 나는 그중에서 바다 앞에서 되돌아오기를 언제나 선택한다.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선택지를 고른 적은 없다.(...)
[산문]
메시는 은퇴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주희
(...) 문학은, 예술은 젊음의 특권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 때는 아르헨과 사우디의 경기 빼고는 어떤 경기도 보지 않았다. 아르헨은 참패했다.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 희망을 안고 가슴을 졸이고 싶지도 않았다. 이제는 힘들게 쓰는 걸 포기하고 편히 넷플 보고 만화 보며 자고 싶을 때 편히 자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아르헨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새벽부터 뉴스로 결과를 살폈다. 아르헨은 리켈메의 축구처럼 조용히 우승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내 2, 30대에 간절히 바랐던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 소식을 새벽에 인터넷 뉴스로 접했다. 나는 포기했는데 메시는 아니었나 보다.(...)
[희곡]
대화/ 한소정
무대
작은 회사의 사무실. 책상과 의자, 책꽂이가 있다. 책상은 객석을 향해 놓여 있다.
막 오르면 현재가 의자에 앉아 책상에 팔꿈치 대고 있다. 초조해 보인다.
현재 (한참 생각하다) 그거 아세요? 핀란드에는 스몰톡이라는 단어가 없대요.
사람들이 의미 없는 말들을 굳이 안 하니까 그걸 뜻하는 단어도 없는 거겠죠.
단어가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도 없는 걸 만들 순 없잖아요.
현재 스몰톡이 없는 세상은 어떨까요?
지금, 아니면 다 같이 합의한 어느 시점부터 모두가 꼭 필요한 말만 하면,
세상이 갑자기 고요해질까요?
필요한 말, 하고 싶은 말.
전 별로 없어요. 특히 남들한테 하는 말이면... 정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