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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3857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12-30
책 소개
목차
한 끗 차이
1부 서정 소품집
Erotic/ 한 음유시인의 세레나데/ 눈/ 사계/ 기도/ 백조/ 미소/ 헌정/ 사랑의 인사
무언가
2부 사르카즘-독립출판물 풍으로
냄새 퇴치/ 눈물 젖은 빵/ 육교에서 있었던 일/ 사르카즘/ 회상/ 장성규/ JTBC 전현직 여자 아나운서들의 여권 영문 이름 및 한자 이름 뜻풀이/ 뷔페에서 있었던 일/ 돌려차기/ 아버지의 마음
아이스 아메리카노/ 코미디/ 더러운 이야기/ 이상형 월드컵
3부 엑스터시-술 취한 상태에서 기록한 것들
고찰 1/ 고찰 2/ 음악계의 김원봉/ SY에게/ SU에게/ 음악에게/ 라크리모사/ 순간의 환영/ 발걸음 소리/ 여정/ 찬가/ 술 취한 자의 노래 1/ 술 취한 자의 노래 2/ 녹취록/ Arietta
[인터뷰] 시 그리고 음악의 매혹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 끗 차이>
고통과 쾌감은 한 끗 차이
사랑과 증오도 한 끗 차이
천재와 광인 역시 한 끗 차이
출생의 순간과 죽음의 순간 또한 한 끗 차이
율동성을 가진 시의 리듬과
율동성을 가진 음악의 리듬도 역시 한 끗 차이
특히 시와 음악은
인류가 창조해낸 가장 위대한 이 두 유산은
서로가 너무나도 닮아 있어서
나는 때때로 이 두 장르를 혼동한다네
<눈물 젖은 빵>
처음으로 아파트에서 혼자 자취를 시작했을 무렵
쌀밥 위에 쇠고기 다시다를 뿌려서 먹다가
쇠고기 가루 비슷한 것이 씹혀지기라도 하면
‘오늘은 재수가 좋다’ 하며 마냥 행복해했던 그때 그 시절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요리였던 양파 볶음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뿌리고 양파를 볶다가 마지막으로
잘 익은 양파 위에 간장 한 숟가락을 뿌리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지
나는 나의 광기가 시작되었던 그날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양파를 볶기 위해서 양파 껍질을 깔 때 하염없이
흘러내렸던 눈물 그리고 그 순간 나의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번뜩였던 섬광 그 섬광은 나의 삶에
움트기 시작한 광기의 씨앗이었다
그때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생각했었지
삶을 알고 싶다 삶을 누리고 싶다 삶을 논하고 싶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서 말라비틀어진 큰 빵 하나를
꺼낸 뒤 그 빵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조준 목표설정 발사
그리고 내 귀에 들려왔던 새로운 세계의 울림
뚝 뚝 뚝
명중을 알렸던 그 소리는 촉촉한 질감을 가지고 있었고
공기와 같이 가볍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세상을 위아래
이리저리 뒤흔들 수 있는 삶의 육중한 무게감을
내포하고 있는 듯
텁텁하면서도 무거운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메마른 땅이 빗물을 흡수하듯이 서서히 나의 눈물을
흡수했던 그 큰 빵 그 말라비틀어졌던 빵
그러나 공기가 순식간에
내 눈물의 수분을 삼켜버릴 수 있었기에
나는 조급한 마음으로 빵을 한 입 베어 물었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나는 생각했었다
음 생각보다 촉촉해 그리고 염분이 느껴져
그 순간 반복적으로 들려왔던 형의 목소리
임마 이거 완전 또라이네
임마 이거 완전 또라이네
임마 이거 완전 또라이네
<Arietta>
-안톤 베베른* 풍으로
PP (피아니시모**)
끝
*안톤 베베른은 축약된 형식의 틀을 기조로 하여 최소한의 음을 사용하여 음악을 작곡했던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이다.
**피아니시모는 ‘매우 여리게’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