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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38784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4-07-10
책 소개
목차
감금
제1부
붉은 네온사인에 못 박힌 약속/ 바다는 세계로 치환된다/ 이상한 팔레트/ 방화하지 아니하며/ 어쩌면 우리가 멸망을 부를 때/ 딸기/ 체다치즈 프레첼/ 고독사/ 살아서 서/ 바라다/ 끼익/ 잠
제2부
하나가 되어야만 해/ 찢어진 식물의 오케스트라/ 어떤 사랑/ 슴/ 때/ 인공호흡/ 마시멜로/ 어떤 파라다이스/ 찐빵, 오이, 호박
제3부
알아가는 소리: 퍽/ 부서진 회전목마/ 이소/ 산속 귀신의 집/ 성급한 결론/ nirv?na/ 자유를 원해/ 바다의 사각
제4부
노래를 부르는 일/ 허무/ 생활필수품/ 심방 속에서/ 무의식에 기억을 넣어두었다/ 누런 우울에 대한 연구/ 영원회귀의 반대쪽/ 악보 침범 기도 폐쇄/ 빚쟁이/ 감금/ 갈증/ 기복/ 예배/ 어떻게 다듬으라는 걸까/ 뫼비우스의 띠/ 화재/ 공동묘지/ 기억/ 독해/ 허무/ 향수
[인터뷰] 낭만보다 허무: 스토리텔링의 시
저자소개
책속에서
<감금>
나 또 바람에 잠겼어
시를 쓰는 방법을 모르겠어
속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꽉 막힌 언어들이 날 괴롭혀
언어는 본디 사방이 뚫려야 하는데
나의 말은 그렇지 못해서 바람 속에 갇힌 고대의 문자처럼,
아니 어쩌면 내 피부 밑의 가뭄과 닮았어
나는 쩍쩍 갈라지고 있지
다시 내일이 와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는
또다시 밀려오고
<인공호흡>
부둣가에 세워 밀어 푹 적시는 인형
나는 인형이었고 너는 아이였다 아무래도 그건 확실한 것 같지 나는 솜을 가지고 너는 피부를 가진 채 숨을 내게 밀어 넣고 있었다 그건 확실한 것 같지 나는 숨을 받았고 너는 숨을 불다가 그만 솜이 되어 버렸다 나는 어느새 피부를 가진 인형으로 숨밖에 쉴 줄을 모르고 나의 반쪽이자 전부이던 너는 인형이 되어 버리고 그러니까 나의 숨은 너의 것인데 너는 이제 잠자코 잠들어 있고 이제 나는 어떡하지
아직까지는 피부보다 벨벳이 익숙한 나의 삶에 숨이 들어와 걸으라 명령한다 나는 걸어야 하는데 걷는 방법을 모르지 네게 물어보려 운을 떼도 너는 인형이 된 채 잠자코 잠들어 있고 나는 말하는 삶보다 벨벳으로 잠들어 있는 삶이 더 익숙한데
여전히 울결 같은 삶
울음에도 결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나는 솜으로 우는 피부겠지만
우는 법을 네게 배웠어 그러나 너는 가냘픈 천으로 변해버렸고 나는 너를 이어받아 숨 쉬며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