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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197314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10-31
책 소개
목차
초록 팔찌
윙 증후군
자연 선택
그레이스
실험실 쥐
아디와 이자야
사랑의 감정
슈뢰딩거의 고양이
‘구제불능’
글로리
해피 엔딩
8번 환자
해후
작가 인터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내 팔찌는 다섯 개 모두 초록색이다. 팔찌는 내가 장애가 있음을 드러내는 유일한 표지였다. 나는 팔찌를 차는 게 정말 싫었다. 내 팔찌를 본 사람들은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과 마주친 예외적인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도 사람들의 반응을 알고 있었다. 나는 특별히 예민한 감각이 없었다. 이건 결함이라기보다는 내가 다르다는 첫 번째 표지였다. 아주 긴 목록의 맨 앞에 있는.
나는 윙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윙 증후군은 평생 내 삶에 깊이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신경심리학적 장애다. 세상에 나와 같은 진단명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살면서 지금까지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예전에 만나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내 자신도 내가 지긋지긋하게 싫었기 때문에 현실에서 나와 똑같은 누군가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어릴 때 윙 증후군을 진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나는 윌리엄과 일란성 쌍둥이라 엄마 아빠는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고, 내 증상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상’인 아기는 웃지 않는다. 윌리엄도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엄청 많이 웃었고, 쉼 없이 옹알이를 했고, 쉴 새 없이 소리를 지르며 내가 있다는 걸 세상에 알렸다. 사람들에게 매달렸고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마다 부산하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나를 보고 어처구니없어 했다. 개, 공, 심지어 알록달록한 막대사탕까지. 그래 봤자 시간 낭비였는데도 나는 늘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