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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265568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2-07-0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004
2019년 11월 008
1963년 3월 013
1966년 7월 019
1966년 11월 025
1966년 11월 034
전설 038
1966년 12월 048
1967년 2월 063
1967년 3월 076
1967년 7월 087
1967년 9월 089
1968년 2월 098
1970년 11월 114
1971년 2월 159
1972년 8월 164
1972년 10월 170
1972년 11월 174
1973년 11월 197
1974년 2월 199
1975년 4월 204
고대룡의 편지 243
1977년 2월 259
1979년 10월 263
편지 279
1981년 2월 280
1987년 2월 316
1987년 3월 327
1987년 8월 328
1988년 3월 331
1997년 2월 333
2000년 4월 337
2007년 2월 340
2007년 3월 346
2019년 11월 35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대사를 외우고 노래를 배우고 연기를 익히는 동안 우리는 뭔가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맹호부대나 청룡부대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나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했다. 이게 바로 ‘날아가는’ 일이라고. 더 어렸을 때 송미혜에게 했던 거짓말처럼. 그랬다, 멀리는 못가지만.
그랬다. 창수와 광도는 집을 잃기도 했다. 거기에 대면 나는… 잘 죽어서 오페레타를 망치지 않았고, 꽃다발을 두 개나 받았다. 끝내 주인공이 되어버린 요섭이에겐 하나도 없었고, 윤태도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엄마가 굽는 고기 냄새는 처음으로 담을 넘어서 윤태네 큰 집까지 풍겨갈 것이었다.
노래하다가 피를 토하기도 하는 ‘꾀꼬리’ 미선이가, 하필 나에게 붉은 장미꽃다발을 안겨준 이유도 어렴풋이 짐작이 갔지만… 슬퍼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를 위해서도, 미선이를 위해서도.
나는 달랐다. 같을 수가 없었다. 무슨 전쟁이라도 나가는 것처럼 왔다. 미선이의 목숨을 구하기라도 할 것처럼. 대사 한마디도 하지 못한 ‘죽는 왕자’ 주제에. 사생대회 때마다 결석계나 내던 주제에! 고개를 떨구자 노란색 운동화가 바싹 다가왔다. 두 팔이 어깨를 감싸 안았다.
“미안해…. 우리만 편하게 지내서.”
속으론 화들짝 놀랐지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혜의 몸에서는… 수박이나 참외 같은 냄새가 났다. 그런데, ‘우리’라고? 나는 슬그머니, 천천히 미혜의 품에서 벗어났다.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고, 들어갈 때는 몰랐는데 공개홀을 빙 둘러서 코스모스가 왁자하게 피어있었다. 흰 꽃, 분홍 꽃. 드문드문 자주색 꽃은 꼭 미선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