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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333144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2-06-03
책 소개
목차
1부 어림없는 이야기를 어림잡아 보려는 사람처럼
가족력
막역하던 사람이 막연해질 동안
비수기
부흥회
내 눈치도 좀 보고 살 걸 그랬다
중세
이니셜을 새기는 일
프리미엄
그 밖을 수긍하고 수용하더라도
과거형
당분간 암전
등정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이
구약
2부 사소하거나 지나가거나 어쩌면 특별한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가까운 소유
그 흔한 연고도 없이
양화대교
리히텐베르크 무늬
탁란하는 기분
흙의 감정은 재현되지 않는다
아일랜드
한순간 해변
알 만한 사람이
퍼레이드
갱도
스테인드글라스
히브리언
3부 다가올 외면들이 말을 걸어 오는 저녁
동피랑
자라는 턴테이블
우리는 적당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라서
맹반
이방인
자율 배식
지극히 개인적인 일
숲의 사람
소조기
꿈은 가파르고 밤은 길어
짙어져 가는
쇄빙선
오늘의 문
4부 그 뒤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두 방울 떨어지던 안부가 폭우가 될 때
동경
퀼트
강화도
생활의 기준은 타인으로부터
숲의 후기
아이콘택트
봄날의 고양이
내가 너의 거짓말이 되어 줄게
테라코타
쓰나미
네네츠
아스파라거스
해설
안부를 묻는 시간
—전해수(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당신의 추도식이 있는 성당 맞은편으로 주말이면 플리마켓이 열린다 자유로운 추모 속에 사이프러스 이파리가 반짝이고 어린 무법자의 양손에는 아침을 씻어낸 작은 고양이가 안겨 있다
철망을 넘어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이 생겨나 빗장에 걸어 둔 오후가 여린 맥박처럼 몰려다녔다
막역하던 한 사람이 막연해지는 동안 우리는 언제나 호의적인 사람 곁에서 아름다운 착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어둠이 기거하던 철망 너머 불 꺼진 방과 저무는 도시의 창문을 장밋빛으로 물들일 수도 있다
-「막역하던 사람이 막연해질 동안」 부분
비수기에는 모든 발소리가 크게 들린다 모두 개소리야, 라고 말하는 순간 지나가는 빗소리로 맞아 본 적 있는지 묻고 싶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세상 앞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 수는 없었다 내가 변한다 해도 다가올 휴거와 노모의 기도는 우회하지 않는다는 가설에 성호를 긋자 슬픔이 만져졌다
지켜 온 종량대로 살다 보면 나의 휴거는 더 멀어질 것이다
-「비수기」 부분
상처 많은 네 손을 잡고 여름성경학교에 가는 길목에는 체험할 것도 많았고 어미 개가 빈 젖을 덜컹이며 어 슬렁거리는 공터에는 심령부흥회 현수막과 대형 솥단 지가 걸려 있어
기대에 부응해 갈 때
비로소 모두의 형제요 자매가 되는 신천지에서 너와 내가 알고 있는 우리의 비극이 우리인 것처럼 일찍부터 단상에 오른 어느 형제의 간증이 밖으로만 새 나가 모인 사람 절반은 독신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간증을 맹목적으로 맹신하고 싶어졌고 개가 어둠 깊숙이 신을 물어다 놓는 동안 찾을 수없는 신神이 수두룩해 개가 어두워지고 방에 둘러앉은 우리가 한때 단란한 가족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믿음과 가족은 체념할 것이 많았다
-「부흥회」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