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37484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5-07-20
목차
1부 나를 키워 준 것들
나불천의 여름
마리스 얀손스
하연옥
유월, 그녀의 냉면
권태
그리운 집
남국의 내레이션
내게로 오는 아침
서울 별곡
일몰 예찬
아, 지리산
진주 중앙시장
백수의 여왕
후광
백건우와 글
타인속의 나
엄마의 입춘, 그 위대한 무식
2부 내가 얻은 행복과 위안
장미와 그늘
횡재수
벽소령 달밤
키나발루 산의 흰꽃
지리산의 축복
사막의 진실
요세미티의 추억
망경동이 진주다
하동, 그리고 수정사
길상사와 은장도
도올과 독서
마의 구간
세모 밑 유등축제
윤여정과 명품
심심한 희망
멋
산사 일기
떳떳한 무능
3부 봄빛, 가을색
봄꽃 천리
삼매 탐방
창렬사의 봄
희망교의 봄, 희망의 봄
꽃의 위로
나무가 전하는 말
귀신도 좀 쫓고
물의 도시, 진주
미망
까뮈의 가을,
헤세의 가을
만추
경계 구역
건전한 유대감
드보르작과 원격수업
한국적 모성성, 그 리얼리즘 휴머니즘 클래시시즘
크리스마스 풍경
4부 과거와 현재의 기억 속에서
AI 시대의 문학
디카시와 신춘문예
거림계곡, 디카시가 되다
추억으로부터 아주 먼 곳
마치 자줏빛 사파이어 같던
피아노와 조율사
사촌 오빠
진주 사람, 정행길
공간에 대한 예의
착각하는 여인들
등교 수업
어떤 하루
원격수업의 두 얼굴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코로니즘
전화위복, 코로나19
코로나의 역설, 학교의 진화
작은 직업
저자소개
책속에서
화분이 깨졌다. 나무가 품고 있던 동그란 햇볕과 바람과 추억까지 함께 깨져버린 셈이다. 구례로 가는 천은사, 그 숲에서 캐 온 마삭줄은 내 집으로 온 후 시름시름 앓았다. 나무에도 마음이 있어 제 터전을 잃어버린 상심이 도시의 바람과 공기를 외면한 것으로 짐작했다.
봄날이 오면 파릇하게 싹을 틔울 것을 기다리던 나의 마음이 허물어졌다. 잘 키울 수 있으리라는 애초의 기대도 주저앉았다. 한 계절을 오롯이 앓기만 하던 고통의 행려, 나무의 절망이 한동안 떠나지 않아 다시는 꽃이든 나무든 캐오지 않으리라 했다.
’- 나무가 전하는 말 중에서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이 분명한 과도기다. 관습에 젖은 눈과 귀를 닦아내고 낮에도 읽고 밤에도 읽다 보면 지리멸렬한 일상이 극복된다. 권태를 이겨내고 전망을 본다. ‘Reader가 Leader 된다’는 말처럼 많이 읽는 사람이 최후에 웃는다. 지금이 위기이고 위기가 기회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도 바로 독서가 한다.
- 도올과 독서 중에서
멋없는 인생은 밋밋하다. 메마르고 삭막하다. 자칫 무맛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인류의 앞날에 즐길 일만 남았다니. 구름 없는 날씨에 비와 바람과 서리의 진미를 확보한 기분이다. 이왕이면 그 옛날과 유사한, 삶의 근원을 아는 이들의, 깊은 멋이 되살아났으면 한다. 그것도 유서 깊은 우리 진주에서부터 말이다.
- 멋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