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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신학일반
· ISBN : 9791192769530
· 쪽수 : 772쪽
· 출판일 : 2023-09-2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신학이란 무엇인가
1. 근대 세계에 일어난 신학의 인간학적 전환
『종교론』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
2. 깨어진 삶의 자리로 찾아오는 하느님의 희망
『로마서』 (칼 바르트), 『도스토옙스키』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
3. 신비로서 신, 상상으로서 신학
『신학 방법론』, 『예수와 창조성』 (고든 카우프만)
4. 교리의 본성과 목적 논쟁
『교리의 본성』 (조지 린드벡), 『교리의 종말』 (크리스틴 헬머)
5. 그리스도교 진리의 합리성과 보편성
『조직신학 서론』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6. 아름다움은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성령과 아름다움』 (패트릭 셰리)
7. 하느님 말씀이 거룩하니 신학도 거룩하라
『거룩함』 (존 웹스터)
8. 모두를 위한 ‘새로운 신학’은 가능할까?
『천상에 참여하다』 (한스 부어스마)
제2부 과거를 읽는 법
1. 복음과 교리 사이에 선 역사학자로서 신학자
『기독교 신학과 교회 교리의 형성』 (아돌프 폰 하르낙)
2. 본질과 역사 사이에서 과거를 읽는 법
『그리스도교』 (한스 큉)
3. 교회분열과 교회일치의 갈림길에 선 마르틴 루터
『마르틴 루터』 (발터 카스퍼)
4. 과거의 낯섦 앞에 선 그리스도인
『과거의 의미』 (로완 윌리엄스)
5. 현실주의와 상징주의 사이에서 창세기 읽기
『창세기와 만나다』 (로널드 헨델)
6. 현대 신학이라는 여행의 이유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 (로저 올슨)
7. 역사를 통해 배우는 신에 대해 말하는 법
『그리스도교의 신』 (폴 카페츠)
8. 교양과 학문 사이에서 신학의 역사
『사상으로서의 편집자』, 『신학을 다시 묻다』 (후카이 토모아키)
제3부 현대 개신교 신학의 대가들
1. 세계관으로서 그리스도교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세계관』 (헤르만 바빙크)
2. ‘오직 은혜로만?’에 관한 현대적 논쟁
『자연신학』 (에밀 브루너·칼 바르트)
3. 신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어선
경계선 위에서의 사유
『성서 종교와 궁극적 실재 탐구』 (폴 틸리히)
4. 유일하신 하느님과 역사 속의 인간
『책임적 자아』 (리처드 니버)
5. 윤리가 몰락한 세상에서 윤리를 다시 묻다
『윤리학』 (디트리히 본회퍼)
6. 바르트 이후의 삼위일체 신학
『예배, 공동체, 삼위일체 하나님』 (제임스 토런스),
『하나 셋 여럿』 (콜린 건턴)
7.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해방을 위한 장애신학
『하나님 나라의 지평 안에 있는 사회선교』 (위르겐 몰트만)
8. 왜 그는 그리스도를 흑인이라 불렀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제임스 콘)
제4부 한 몸 다른 전통
1. 부정신학을 통해 하느님의 신비에 다가가기
『동방교회의 신비신학에 대하여』 (블라디미르 로스키)
2. 일상의 결을 타고 찾아온 하느님의 은총
『일상』 (칼 라너)
3. 지옥의 공포를 넘어선 담대한 희망
『발타사르의 지옥 이야기』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4. 한 가난한 사제의 삶에 비친 그리스도교의 신비
『25시에서 영원으로』 (콘스탄틴 비르질 게오르규)
5. 그리스도교의 희망을 다시 묻다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교황 베네딕토 16세)
6. 해방신학의 어제와 오늘
『해방신학』 (구스타보 구티에레즈),
『시장 종교 욕망』 (성정모)
7. 삼위일체 하느님의 형상으로서 교회
『친교로서의 존재』 (존 지지울러스)
8. 상처 입은 세계에서 분노하는 법
『바다의 문들』 (데이비드 벤틀리 하트)
제5부 신학의 새로운 흐름
1. 기후 위기 시대에 일어난 신학의 기후 변화
『기후 변화와 신학의 재구성』 (샐리 맥페이그)
2. 자유주의 정치학에 맞서는 교회의 정치학
『교회의 정치학』 (스탠리 하우어워스)
3. 과학과 신학의 접촉점으로서 자연신학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알리스터 맥그래스)
4. 삼위일체 하느님을 향한 기도와 욕망의 변주
『십자가』 (새라 코클리)
5.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번영의’ 신학
『인간의 번영』 (미로슬라브 볼프)
6. 복음주의 신학의 새로운 물결
『교리의 드라마』 (케빈 밴후저),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 (제임스 스미스)
7. 깨어진 세계에서 성령과 함께 남아 있기
『성령과 트라우마』 (셸리 램보)
8. 나는 하느님의 피조물, 개입니다
『강아지가 알려준 은혜』 (앤드류 루트)
감사의 글
서평과 해제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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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현대 신학을 알아가기 위한 유용하고 꼭 필요한 길은 그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다. 우리보다 앞선 사상가들은 어떻게 진리를 알고 그 깨달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우리는 사상의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그들의 생각에 비추어 나의 견해를 성찰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의 영역에 접속하며,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을 얻는다. 생각의 틀이 유연하고 다양해지면서 사유하는 힘은 강해지고, 실재를 더 충실히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의 여유도 갖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르웨이 철학자 군나르 시르베크와 닐스 길리에는 철학사를 공부하는 것은 철학함의 한 방식이라고 보았다. 철학사가 단지 이 차 자료로 쉽고 편하게 옛 철학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닌 만큼 철학자들은 철학의 역사를 서술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신학도 계시와 전통을 통한 사유인 만큼 신학사를 공부하는 것은 신학함의 중요한 방식이다. 특별히 현대 신학사는 ‘오늘 여기’서 신학함의 의미, 교회의 사명,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성찰할 때 우리가 발 디딜 수 있는 넓고 단단한 지적 배경이 되어 준다. 현대 사회가 그리스도교에 던지는 도전에 답할 통찰을 얻기 위해, 특정 신학이나 전통을 절대화하지 않기 위해, 다른 관점을 가진 이와도 진실하게 대화하기 위해, 과거의 지혜를 무시한 채 현실을 바꾸고자 분투하다 탈진하지 않기 위해, 반대로 과거가 주는 중압감에 눌려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나의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기 위해 우리는 현대 신학의 역사를 공부한다.
도스토옙스키의 넓디넓은 문학 세계에서 바르트와 투르나이젠은 왜 하필 죄와 은총에 관심을 두었을까? 이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으로 빨려들어 가게 된 계기는 1915년에 접했던 『죄와 벌』(1867)이었다. 오늘날 독일에서는 이 작품의 제목을 ‘죄와 벌’이라는 원제에 가깝게 ‘페어브레헨 운트 슈트라페’Verbrechen und Strafe로 번역하지만, 바르트와 투르나이젠이 읽었던 옛 독역본은 신학적 함의가 매우 강한 ‘죄와 속죄’라는 뜻의 ‘슐트 운트 쥐네’Schuld und S?hne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죄와 속죄’라는 대립 구도는 스위스에서 이 책을 집어 든 두 목회자의 사고 방향과 글쓰기 방식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도스토옙스키에게 ‘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과 ‘인간을 용서하는 하느님의 은총’ 둘 중 하나를 택하여 대립을 해소하기보다는, 둘 사이의 긴장을 사유와 언어 속에서 포착하는 ‘변증법적’ 방식을 배웠다. 달리 표현하자면, 여기에 인간이 있고 저기에 하느님이 계시다. 여기와 저기 사이의 간격을 넘을 인간의 방법은 없다. 이 가운데 은총은 인류가 상상해 온 실재의 허상을 깨부수는 방식으로 찾아온다. 백일몽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세계의 모습은 낯설고 거칠다.
절대자로서 신 개념은 결과적으로 ‘우상타파적’인 기능을 하지만, 유일신론적 문법에서 신은 ‘인간적’이기도 하다. 즉, 신은 초월적이지만 동시에 사랑이자 도덕의 원천으로 이해되고, 약자를 향해 우선적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서구 문명과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개념은 역사를 무의미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사랑과 화해’의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인간을 더 ‘인간화’하는 신 개념이 없다면, 우리의 역사 속 활동은 윤리적 지향점을 잃은 채 권력 추구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이 지점에서 눈썰미 있는 독자는 눈치챘겠지만, 카우프만은 신과 세계와 인간 개념을 상호 연관성 속에서 파악하려 한다. 즉, 그는 신은 절대화하고, 세계는 상대화하고, 인간을 더 인간화하는 ‘실용주의적’ 관심사에 따라 구성 작업의 틀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