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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일반
· ISBN : 9791170832829
· 쪽수 : 299쪽
· 출판일 : 2025-09-0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 신학자로 산다는 것
신학의 슬픔과 기쁨 | 직업으로서의 신학자 | 신학함의 속도 | 신학자의 책 읽기 | 신학자의 책 읽기: 실전편 | 직업과 소명 사이에서 | 신학함, 틸리케에게 배우기
2부 ― 현실, 시대를 들여다보는 시선
라떼가 그리울 때 | 지구에 찍힌 그리스도의 발자국 |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 멈췄던 꿈이 다시 시작될 때 | 신앙의 언어가 공허해질 때 | 잊혀서는 안 될 이름 | 왜 과거를 공부하는가 | 땀과 국격 | 오 캡틴, 나의 캡틴 | 봄바람이 끊이지 않는 곳 | 이태원역 1번 출구 돌기둥 | 악플을 달 권리 | 여가 상실 | 개 같(고 싶)은 내 인생
3부 ― 배움, 지혜를 발견하는 언어
칼럼 쓰기의 이론과 실제, 혹은 삶의 역설을 대하는 법 | 80년 묵은 악마의 편지 | G. K. 체스터턴에 맞서는 악마의 전략 | 채점의 슬픔과 기쁨 | 갓난아기처럼 소란스러운 하나님 | 극한직업 | 그리스도인의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 그리스도인의 더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 그리스도인의 더욱더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 읽지 않은 책에 대한 변명 | 한 권의 책의 위대함과 위험함 | 몽상이라는 옛 친구와의 재회 | 주입된 과거의 어색함
4부 ― 사계, 신앙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
외국어를 배울 때처럼 | ‘지금까지 지내온 것’만큼만 | 잘못 보내진 메시지 | 가을에는 시를 읽게 하소서 | 희망은 위험한 거야 | 그리스도인이 12월을 사는 법 | 새해에는 ‘더’ 빼기를 | 다이어트 중이십니까? | 찝찝한 마무리 | 멈춰서 비로소 보였던 것들 | 문턱의 시기
5부 ― 공동체, 내일을 상상하는 공간
여전히 세상이 살 만한 이유 | 루저가 될 권리 | 악당의 애국심, 신앙인의 애국심 | 달까지 가자 | 잔인함과 놀라움 사이에서 | 세상의 중심은 어디인가 | 나는 당신을 봅니다 | 고통은 참아도 굴욕은 못 참아 | 바보에 대한 그리움 | 사순절의 정치 | 바쁨과 타락, 혹은 잊음이라는 죄 예배 자신감 | 미리 물러나는 특권
에필로그
본문에서 인용한 책과 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신학 서적은 전문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매우 오래된 책, 오래된 책, 조금 오래된 책, 근래에 나온 책, 최근에 나온 책. 신학의 역사만큼이나 신학책의 역사는 매우 길고, 저자 역시 열두 제자의 동시대인부터 21세기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까지 폭넓습니다. 따라서 전공으로서든 교양으로든 신학을 공부하다 보면 옛날 책과 최근 책 중 무엇을 읽을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모두 골고루 섭렵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오래된 책과 요즘 책 중 무엇을 읽을지는 취향에 따라, 혹은 세부 전공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교부 사상을 공부하는 학자들은 최신 연구 경향도 알아야겠지만, 교부 문헌 자체와 이에 대한 수백 년의 해석사에 정통해야 하는 만큼 옛 자료에 들이는 공과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대면 시대에 예배를 어떻게 드릴지에 관해서라면 예배의 본질을 다룬 고전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분석한 최근 자료들을 많이 참고하게 됩니다.
(‘신학자의 책 읽기: 실전편’ 중에서)
그래도 사람들이 신학자에게 굳이 무언가 듣고 싶은 바가 있다면, 그것은 밥벌이 기술보다는 전문화된 지식과 경험일 것입니다. 실제 직업으로서의 신학자가 되려면 전문성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그러한 과정 가운데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별로 필요 없는 시시콜콜한 주제에 대해 경이로워하고 기뻐할 줄 아는 독특한 취향도 기르게 됩니다. 하지만 학문의 세계에 눈을 떠갈수록 자기는 학자로서 언제나 부족하고, 대중성과 실용성도 없는 일에 인생을 허비하며, 시대의 흐름에는 늘 뒤처진다는 깊은 비애감도 가지게 됩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가 쓴 『직업으로서의 학문』에 따르면, 직업으로 학문을 하는 사람은 이러한 결핍감을 운명처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직업과 소명 사이’ 중에서)
발자국을 자신의 작품 세계에서 핵심 은유로 삼은 작가도 있다.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동양적 해석을 시도했던 일본 소설가 엔도 슈샤쿠遠藤周作는 죄 개념은 중요시했지만 죄론의 설명방식은 어려워했다. 이런 곤란함을 돌파하기 위해 그가 유용하게 사용한 은유가 발자국이었다. 그는 자신의 여러 작품에서 죄를 ‘다른 사람의 삶에 남겨진 나의 발자국을 망각하는 것’으로 재정의했다. 나와 너의 만남은 각자의 흔적을 타자의 삶에 남기게 된다. 너의 삶에 새겨진 내 발자국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그 흔적을 통해 상기되는 너에 대한 책임에 눈 감을 때 우리는 죄인이 된다.
(‘지구에 찍힌 그리스도의 발자국’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