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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828183
· 쪽수 : 114쪽
· 출판일 : 2023-06-30
책 소개
목차
1부
거룩한 일상 / 옥잠화 / 고독한 날의 노래 / 가을 안부 / 우이령을 걷다
낯선 봄은 우리에게 / 4월의 무심천에서 / 유월에 비가 내리면
어느 날, 풍경 속으로 걸어갈 때 / 그대가 내게로 / 중랑천을 걸으며 / 청령포에서
아버지의 시 / 2월 그대 / 봄이 뚝뚝 / 방학동 은행나무 / 가난한 11월에 대한
2부
배롱나무 / 사연이 내리는 어느 날 / 가을나무 / 보리수나무 아래서 / 수종사의 봄
낙엽을 쓸며 / 동구릉을 거닐다 / 구둔역 / 모노드라마 / 스스로 숨은 꽃이 되어
환절기 / 바다 / 제비꽃 / 빈 의자 / 봄날을 보내며 / 문득, 사랑
3부
겨울나무 1 / 가여운 바람 / 치자꽃 / 잡초 / 깊고 푸른 밤의 발자국
여름 숲에 들다 / 경의선 숲길에서 / 사랑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다가올 때
산벚꽃나무 / 낮잠 / 눈물 / 그녀의 방 / 능소화 연가 / 오후 세 시
첫눈 오는 날 / 3월 풍경 / 걷는 남자 / 나의 9월은
4부
새해 / 겨울나무 2 / 빈 길 / 봄비 / 매우(梅雨) / 아버지, 나의 아버지
그 여자의 노래 / 8월에게 / 충동에 빠져들 때 / The 7-year itch
첫사랑 / 봄이야 / 김수영문학관에서 / 강아지풀 / 광장에서 우리는 / 어느 가을에
우리는 그를 담쟁이라 부른다
해설
풍경 속의 사랑, 사랑 속의 정경 / 임지훈
저자소개
책속에서
거룩한 일상
꽁꽁 얼었던 빗장 풀고 한걸음 내디뎠다
아침 해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자
지난밤 뒤척거리던 파도 사이로
훅, 비릿한 바람이 뒤따라 들어섰다
해변에 늘어선 횟집과 횟집 사이
이방인처럼 내걸린 옷가지와 짭조름한 수건
겨울바람보다 더 시린 고단함이 박제되어 있다
난파선 같은 삶 속에서도 일상이 꼿꼿하다는 것은
어디서든 살아내고 있다는 흔적
해풍이 드나들어 부스럭거리는 몸에는
검은 갯골이 혈관처럼 퍼져 있고
굵은 밧줄에 묶인 배들은 바다를 향해 있다
4월의 무심천에서
안개 자욱한 거리를 걷다가
봄비를 맞고 떨어진 무심한 꽃잎 속에서
당신을 보고 뒷걸음쳤지
처음인 듯 나를 뒤흔들고
숨죽였던 육체를 깨웠지
무거운 슬픔으로 짓눌린 시간들은
손끝에 스민 달콤함을 거절하지 못한 채
스러져가는 저 꽃잎처럼
휘발된 하루와 사랑을 시작하고
가난한 11월에 대한
가을비는 소나기처럼 세차지도 못하고
암사내처럼 쭈뼛거린다
단풍에 지쳐 구멍 뚫린 뼈들은
낡아진 코트 자락의 주름처럼 상처로 가득하고
스스로 헐벗어가는 나무는
화려한 도시의 쓸쓸한 배경이 되어간다
깊은 생채기들은 문 앞에서 서성이다
사라지는 계절 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