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일간
|
주간
|
월간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브라이언 딜런 (지은이), 김은지 (옮긴이)
봄날의책
18,5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6,650원 -10% 0원
920원
15,730원 >
16,650원 -10% 0원
920원
15,730원 >
16,650원 -10% 0원
1,002원
15,648원 >
교보문고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9288460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6-04-27

책 소개

대학에서 30년 가까이 글쓰기를 가르치며 전통적인 비평과 자전적 글쓰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글쓰기로 주목받아온 브라이언 딜런. 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그가 25년간 그때그때 쓰던 노트 뒷부분에 필사해온 문장들 가운데 단 28개 문장만을 골라, 쉽게 설명되지 않는 그 ‘끌림’을 정확히 읽어내려 시도한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편집자의 책 소개

브라이언 딜런이 오랜 시간 거닐었던 ‘○○의 한 문장’
그 ‘끌림’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스물여덟 번의 시도

어떤 문장이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 단순히 “정말 좋다”고 말하고 지나가버리진 않는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어딘가 적어두고 또 바라보는 것 외에, 그 문장이 “왜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 ‘끌림’을 설명해보려 시도한 적은 있는지. 비평가이며 작가인 브라이언 딜런은 “나는 사진에 대해 쓰면서 다른 모든 것(그러니까 우리가 삶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 쓰는 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에서 마치 사진 속 디테일을 빠짐없이 읽어내듯 문장 속 단어 하나, 콤마 하나에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정밀한 읽기 방식을 보여준다. 그렇게 치밀하게 읽힌 문장은, 기존의 문장에서 잘려나와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 ‘작품’이 된다.

나는 잘라내기로서의 읽기의 이미지에 매료됐다. 마치 비평가의 눈이 콜라주 작가의 메스인 것처럼. 나는 이 책을 절제(切除)와 병치의 예술인 포토몽타주와 비슷한 무언가로 보기 시작했다. 또는 뒤샹적 레디메이드로서의 한 문장, 맥락으로부터 끄집어낸 추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수께끼로 만들어진 사물(코트 걸이, 소변기, 눈삽)로.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12쪽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는 명문장을 써낸 위대한 작가들의 글솜씨를 찬양하는 책도, ‘최고의’ 문장을 골라 왜 최고인지 해설하는 책도 아닌, 읽고 쓰는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노트에 필사된 뒤 오래 ‘감상되어온’ 문장, 혹은 읽고 쓰는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문장을 모은 책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한 문장에서 앤 보이어의 한 문장까지 28개 문장들을 처음 출판된 시점을 기준으로 연대순으로 ‘컬렉팅한’ 브라이언 딜런은 자신이 모은 문장들을, “무수한 글자들이 아로새겨진 하늘에서 더 밝게 반짝이며 잠시나마 무늬를 이루는 몇 안 되는 문장들”이라 소개한다.

나는 내가 문장을 향해 어떤 일반적인 이론이나 권위적인 마음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 역사에 대해 쓸 의향 같은 것도 없다는 걸 이내 알아차렸다. 만일 내가 나와 문장의 관계에 대해 써야 한다면(써야 한다고 느낀다면) 특정한 것을 향한 내 본능을 따라야 할 터. 그리하여 (25편을 목표로 했지만 넘치고 만) 28편의 에세이는 저마다의 길이로 단 하나의 문장만을 살피게 되었다, 아니, 그 주변을 거닐었다고 해야 할까.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11쪽

“이게 다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끊임없이 질문하며 ‘한 문장’을 보고 듣기

문장이, 수집해 가까이 두고 감상하는 ‘작품’일 수 있다면, 문장을 읽는다는 건 문장과의 ‘대화’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 한 번에 모든 게 이해되진 않는 법. 그래서 브라이언 딜런은 문장 앞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게 다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는 단어 하나, 콤마 하나의 정확한 의도를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장 속의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와 비유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려 한다.
“번개가 흐릿하게 떨”린다니, 이상한 표현이다. 번개는 본래 떨리는quiver 게 아니라 번쩍여야flash 하지 않나? 그런데 또 지금 우리는 번개의 섬광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번개가 땅에 꽂히며 지그재그로 꺾이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는 “떨리다”가 맞지 않을까? “떨리다”는 그렇다 치고. 그런데 “흐릿하게 떨리다quivering vaguely”라니? 실은 완전히 제 모습을 갖춘 번개가 아직 아니란 말인가? 다음 절에야 이미지는 분명해진다. 갈라지거나 지그재그의 모양이 아니라 “개울에 파문이 일듯” 떨리는 불꽃 줄기.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당혹스러운 시각적 이미지에 또다시 당황한다. 대체 어떤 번개가 파문 같고 개울 같단 말인가?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86-87쪽

그러나 문장들이 딜런의 질문에 쉽사리 답을 내주진 않는다. 가령 앤 카슨의 한 문장을 읽던 중엔 질문에 대한 답을 써보려던 노트에 “알 수 없는 낙서”만이 남는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진다. 브라이언 딜런은 왜 이렇게 ‘정확한 답’을 찾으려 하는 걸까?

그가 생각하는 정밀성은 일종의 윤리다. 케스텐바움의 말처럼 존재를 극한까지 해석하지 않는 건 존재에 대한 폭력일 수 있기에. 딜런은 최후의 순간에 미학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심미적 감상을 증오한다. (…) 내가 느끼기에 딜런의 윤리는 시도하고 질문하는 태도 자체인데,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의 제목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는 그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방점은 물론 ‘해보자suppose’에 있다.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 같이 지켜보자는 그의 권유. 하지만 역설적으로, 단정 짓지 않는 그의 이 태도, 이 목소리로 인해 우리는 그 대상을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딜런은 늘 에세이의 어원이 ‘시도essayer’임을 밝힌다. 대상을 재고exagiare, 측정하기examen. 그리하여 할 수 있는 한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시도.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옮긴이의 말

브라이언 딜런이 “극도의 집중은 작가를 대상에서 멀어지게도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른바 ‘현미경 같은’ 문장 읽기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 바로 “한 발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소중한 것을 얻게도 하기” 때문이다.
가령, 딜런은 스스로 “내 문장들의 수호성인”이라고 말하는 롤랑 바르트의 한 문장을 집중해 읽으며, 문장이 바르트의 주요 철학 개념인 “중립”의 세계에 들어서 있음을 알아차린다.

“구멍들의 집합… 완전히 틈으로만 이루어진 사물… 공기 뭉치처럼…”. 우리가 문장의 3분의 1쯤을 지날 때 문장은 스스로를 비워 더 가볍고 듬성듬성해지며 공기가 더 들어차게 한다. 실은 너무 가벼워져 좀 전의 “작은 텅 빈 공간 덩어리tiny clump of emptiness”를 잠시 잊었다. 무언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수많은 변주로 말해진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우리는 이미 바르트가 후에 “중립”이라 부르는 것의 영역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그 모드, 분위기 안에서는 이분법적 구분이 갖는 무게를 거부하고, 파르르 떨리는 저울추가 결정하는 순간을 유예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순간에, 이 작은 틈새에 머무를 수 있을까?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180쪽

딜런이 잘라낸 바르트의 한 문장은 『기호의 제국』에 실린, 덴푸라 요리를 묘사한 문장이다. 딜런은 이 문장을 읽으며 바르트가 “한 물질이 인접하거나 정반대에 있는 것이 되는 그 순간 혹은 그것으로 폭로되는 순간”, 즉 “성변화(聖變化)의 기적”이라 할 만한 순간을 끊임없이 묘사하는 작가임을 재확인한다. (덴푸라가 꼭 덴푸라이기만 한 건 아닌 것이다.)

조앤 디디온, 샬럿 브론테… 문장을 작품으로 빚어낸 작가들의 비화(祕話)

하지만 그 시절 디디온이 다다른 경지에 이르려면 이따금 에세이를 쓰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그녀는 자신이 말했듯, 튼튼한 로열 타자기 앞에 앉아 헤밍웨이의 글들을 연습 삼아 타이핑한 것 말고도 훨씬 더 많은 걸 했다.
무엇을, 다른 어떤 것을 더 했단 말일까?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142-143쪽

스타일리시한 문장으로 유명한 조앤 디디온. 그녀의 수많은 문장들을 제치고 딜런의 눈에 들어온 것은 1965년 『보그』에 실린 디디온의 사진 캡션이다. “당시 이미 매우 능숙하고 심도 있으며 요령 있는 작품을 쓰고 있던 작가의, 이름 없이 실린 초창기 조각 글”. 딜런은 그 문장이 1978년 『텔링 스토리』에 인용되면서 (우리 눈에는) 사소하게 달라진 디테일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디테일을 따라가며 “무자비한 편집자이자 상사”였던 얼린 탈미의 지도 속에서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끼고 “흥분과 우아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찾기 위해 다시 쓰는, 몇 번이고 다시 쓰는 법”을 배웠던 디디온의 드러나지 않은 시간을 조명한다.
“약이 효과를 발휘했다The drug wrought.”라는 샬럿 브론테의 한 문장을 읽으면서는 딜런 자신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꺼내 든다. “wrought”가 유래된 본래의 동사에 대해 추리를 거듭하면서, 브론테가 전기 작가에게 ‘“구름” 장을 쓰기 전 매일 밤 누워, 반쯤 잠들고 반쯤 깬 상태로 아편을 과다복용하면 어떤 기분일지를 상상하다 어느 날 아침 뭔가를 깨달았다’ 말했다는 전기적 사실까지 동원해가며 수수께끼 같은 문장을 딜런식으로 읽어낸다.

문장을 통해 나에게, 세계의 진실에 다가가기
버지니아 울프가 “어려움을 겪으며 썼다”고 하며 “너무 장황하게 쓴 것을 후회”했던 「병에 대하여」의 첫 문장에 대해서는 딜런 역시 “문장이 스스로를 견고히 유지하는 데 실패”했음을 느끼지만, 첫 문장 속 대시가 “조종 가능한, 광기 어린 글이 되리라” 속삭이고 있다며, 광기 어린 글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다. 수집된 문장에서 ‘읽는 사람’이 보이는 대목이다.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의 서문 끝에서, 그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신과 수십 년간 함께해온 문장들이 상당 부분 죽음과 소멸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는 오래전부터 이 주제에 끌렸던 것 같다. 그는 확실히 어딘가 엉망이 되어버렸거나 실패한 것들에 매료되는 듯하다(하지만 동시에 의도한 곳에서는 치밀한 제어력을 가진 것들에).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을 죽 보면 무언가가 대체로 죽었거나, 죽을 것이거나, 죽음의 상태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그는 이런 글들에서 세계가 언어로 재구성될 수 있으며, 애초에 언어로 재구성되어 있음을 장담받고 싶어했다. 그러지 않으면 “정신적, 육체적 질병으로 망가진 결과물인 나 자신에 종속되어버릴 것” 같아서.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옮긴이의 말

옮긴이의 해설처럼 딜런은, 존 던이 죽기 전 마지막 설교를 준비하며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은 무덤을 찾기 위한 것이기에”라고, 마치 희망의 말처럼 적어 내려간 문장을 오래 들여다본다. 논리적으로는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어딘가 비뚤어진 이 문장은, 그 비뚤어짐으로 우리를 위로하는 이상한 힘이 있다.
자신의 산문과 함께 “흐트러진” 존 러스킨, 문장을 쓰고, 그것을 다시 “무가 되게 한” 앤 카슨, “그 어떤 언어도 자신의 진정한 언어이지 못한 곳에서 쓴” 테레사 학경 차….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의 28개 문장들은, 필멸의 인간이 세계의 진실을 문장으로 재구성하려 한 시도이다. 그 시도는 때로는 성공했고, 때로는 실패했다. 브라이언 딜런은 쓰려는 이에게 “끈질긴 신의 목소리”가 벼락같이 들려올 것임을 알고 있다. “필멸의 인간이여. 네 보잘것없는 언어로 ‘이것’을 써보아라.” 자신의 보잘것없는 언어로 ‘문장을 향한 문장’을 써보겠다고 나선 브라이언 딜런 자신도 이 목소리를 피할 순 없을 것이다.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를 읽는다는 것은 인생의 대부분을 문장과 관계하며 살아온 한 사람의 읽기와 쓰기, 그 성공과 실패를 같이 들여다보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혹은 세계도, 우리 인간도 언어에 의지해 (언제든) 재구성될 수 있다는 모종의 희망, 모종의 구원이거나.

목차

구조로서의 감정

뭐?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졌다고?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한 문장
모든 것이 끝나리라는 온당한 희망 : 존 던의 한 문장
오 깊도다 : 토머스 브라운 경의 한 문장
다게레오타입 등등 : 토머스 드퀸시의 한 문장
루시 스노우의 환희 : 샬럿 브론테의 한 문장
빛과 그림자의 유래 : 조지 엘리엇의 한 문장
하늘의 전통 : 존 러스킨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 거트루드 스타인의 한 문장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어떤 어떤 어떤 어떻게─언제 : 버지니아 울프의 한 문장
온갖 모호한 긴장감 : 사뮈엘 베케트의 한 문장
(작은 그림들 1915-1940) : 프랭크 오하라의 한 문장
현실의 파편들 : 엘리자베스 보엔의 한 문장
곡선의 형태를 따르는 : 제임스 볼드윈의 한 문장
위대한 환상 : 조앤 디디온의 한 문장
기념비로의 여행 : 로버트 스미스슨의 한 문장
단지 종이로 된 단도 : 메이브 브레넌의 한 문장
먹는 건 메뉴를 따르는 것과 같지 않다 : 롤랑 바르트의 한 문장
컬트적 지지를 받았을지라도 : 휘트니 발리엣의 한 문장
파괴의 간계 : 엘리자베스 하드윅의 한 문장
베네치아 스위트 : 수전 손택의 한 문장
의례적 행위 : 애니 딜러드의 한 문장
파열된 언어 : 테레사 학경 차의 한 문장
모호함을 위한 변명 : 재닛 맬컴의 한 문장
신발이 놀랄 만큼 : 플뢰르 이애기의 한 문장
그녀가 굳기 전까지 : 힐러리 맨틀의 한 문장
열정에도 불구하고 : 클레어-루이즈 베넷의 한 문장
혹은 그럴싸한 어떤 문장들 : 앤 카슨의 한 문장
가령 만일 : 앤 보이어의 한 문장

읽을거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_말로는 거의 표현된 적 없는
추천사_매력적인 글에 대한 매력적인 글(이슬아)

저자소개

브라이언 딜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1995년 영국으로 이주한 뒤 주로 런던에서 지내고 있다. 전통적인 비평과 자전적 글쓰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글쓰기로 에세이 장르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저서로는 『상상병 환자들』(작가정신), 『에세이즘』(카라칼), 『어두운 방(In the Dark Room)』, 『거울 속 오브제들(Objects in This Mirror)』, 『대폭발(The Great Explosion)』, 『끌림(Affinities)』 등이 있다. 『가디언』, 『뉴욕 타임스』, 『런던리뷰오브북스』,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북포럼』, 『프리즈』, 『아트포럼』 등에 글을 기고했다. 2025년 7월, 런던퀸메리대학교를 떠나며 30여 년간의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서 글쓰기에 전념, 편집 및 큐레이팅을 비롯한 다양한 작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펼치기
김은지 (옮긴이)    정보 더보기
고려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기업 해외영업팀에서 13년간 일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너무 사랑해 뒤늦게 번역가가 되었다. 옮긴 책으로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레드 수도원 연대기 시리즈 『마레시와 소녀들』, 『나온델의 항해』, 『붉은 망토의 마레시』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이 책에 실린 28개의 문장들 중 어떤 건 방금 언급한 노트들에서 왔다. 무수한 글자들이 아로새겨진 하늘에서 더 밝게 반짝이며 잠시나마 무늬를 이루는 몇 안 되는 문장들. 하지만 별자리는 우리의 제한된 시점에서 보이는 우연일 뿐,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사실 내가 문장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내가 발견한, 아니, 다시 발견한 그 모든 문장들의 더 큰 그림 안으로 벌써 접혀 들어가버렸다.
―「구조로서의 감정」


학자들은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살해한 후 뱉는 “O! O! O!”가 따로 독립된 세 번의 비명이 아니라 죄책감과 공포에서 나오는 외마디 비명이라고 말한다. 삶의 끝에 가까워지는 리어왕 또한 울부짖는다. “O, O, O, O!” 레이디 맥베스의 “O, o, o”는 의사에게 반복되며 이어지는 ‘한숨’ 소리로 들린다. 그렇다면 햄릿의 “O, o, o, o”는? 그건 분명, 다름 아닌 침묵의 음성적 표현일 터. “O”는 무(無)의 비극적 절정이다.
―「뭐?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졌다고?」(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한 문장)


그러나 우리는 병렬적이고 단편적이며 연쇄적인 느슨한 던의 문장들을 더 자주 볼 수 있으며, 이는 「죽음의 결투」 속에서 계속해서 나타나는 죽음의 승리를 묘사하는 데 가장 적절한 형식인 듯하다. 그중 최고의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잉태의 순간부터 우리와 함께 자라는 수의를 갖고 태어나, 그 수의를 입고 세상에 나오나니,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은 무덤을 찾기 위한 것이기에, 죄에서 풀려난 죄수들이 벌금 때문에 남듯, 자궁이 우리를 풀어준 뒤에도 우리는 살로 이루어진 끈들, 그 줄에 묶여, 거기서 나아갈 수도, 거기에 머무를 수도 없다.” 여기서 던은 이미 그의 신도들인 우리로 하여금 앞이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자궁 안에서 ‘피를 공급받는’, ‘어둠의 행위에 어울리는’ 태아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초대한다.
―「모든 것이 끝나리라는 온당한 희망」(존 던의 한 문장)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